▲강풍을 동반한 장대비가 종일 내렸습니다.김민수
아직 장마철도 아닌데 강풍을 동반한 비가 하루 종일 내렸습니다. 지난밤 바람이 얼마나 극성맞았는지 새벽에 뜰에 나가보니 담쟁이넝쿨 잎과 감나무 이파리가 벽 한쪽에 우르르 몰려있었습니다.
나의 텃밭도 많은 피해를 입었을 것 같아서 얼른 들어가 보고 싶지만 아직도 비는 진행형이고, 잔뜩 물기를 머금은 것을 잘못 만지면 부러져 버리기 때문에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며 뜰에서 비 온 뒤 쑥쑥 올라온 잡초들을 뽑아냅니다. 잘 자라주기를 바라는 잔디는 듬성듬성한데 바라지도 않는 잡초들은 쑥쑥 잘도 올라오니 얄밉기도 합니다.
우리의 마음도 그런 것만 같습니다. 아름답게 세상을 살아가길 원하면서도 어느새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먼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소박한 것을 품고 살아가길 원하면서도 어느 덧 돌아보면 소박하기는커녕 온갖 필요 없는 사치품들로 가득한 삶을 발견하게 됩니다. 탄식할 수밖에 없는 연약함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잡초를 솎아내는 일을 게을리 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다가는 온통 잡초로 무성할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