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세무비리 의혹 풀리려나

검찰, 내부고발 한화교 씨 등 조사 마무리

등록 2003.05.27 16:21수정 2003.05.28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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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지방검찰청 전경
대전지방검찰청 전경심규상
국세청 세무비리 의혹과 관련, 검찰이 의혹을 제기해온 전 대전지방국세청 전 감사계장 한화교(48·대구지방국세청 영덕 세무서 근무)씨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하고 관련 기업에 대한 조사에 나서는 등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대검 중수부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대전지검 특수부는 우선 의혹을 제기해온 한씨를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해 지난 9일부터 열흘 넘게 조사를 벌여 사실상 한씨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상태다.

한씨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그동안 제기해온 각 기업체에 대한 세금 감면과정에서 국세청 고위층 및 지방청 고위 관계자의 부당 지시로 감사권이 유린되고 백억여원대의 세금이 부당 감면됐다는 기존의 주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알려 졌다.

검찰은 한씨 외에 당시 관련 기업에 대한 감사를 진행한 감사요원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한씨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를 맡고 있는 대전지검 특수부 김태우 검사는 "현재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중에 있다"며 "수사시작 단계인 만큼 아직 조사 내용에 대해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한씨가 받은 송이버섯, 뇌물(선물) 맞나?
L씨 "한씨 친척 요청으로 전달 심부름.." 밝힌 듯


국세청 내 첫 내부고발자 한화교씨
국세청 내 첫 내부고발자 한화교씨심규상
검찰은 특히 국세청 측이 한씨를 선물 또는 뇌물 수수(송이버섯 1kg)로 하향전보 발령한 것과 관련해서도 진위 여부를 가리기 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의 수사는 한씨가 선물 또는 뇌물을 받은 사실이 없고 표적감찰을 통해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


이와 관련 한씨에게 송이버섯을 전달한 L씨는 검찰 조사에서 "평소 친분이 있는 한씨의 친척이 송이버섯 3상자를 구해 달라고 부탁해 고향인 괴산쪽 농협을 통해 구입했고 2상자는 한씨의 동생에게, 1상자는 한씨에게 전해줬다"며 "이후 한씨의 동생을 통해 버섯 대금을 전달 받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L씨는 이를 근거로 "한씨에게 선물 또는 뇌물로 준 것이라는 국세청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L씨는 <오마이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최근 검찰의 참고인 조사에 응해 송이버섯 전달 과정에 대해 진술했다"며 "진술 내용을 밝힐 수는 없지만 있는 사실을 그대로 말한 만큼 검찰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L씨의 이같은 진술에 따라 정확한 대질 조사 없이 납세자로부터 선물을 받았다며 한씨를 하향 전보 조치한 국세청이 곤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그동안 한씨를 경북 영덕 세무서로 하향전보 조치한 것과 관련 "자체 감찰 결과 작년 9월께 대전지역 모 예식업체 대표로부터 송이버섯을 받은 사실을 적발했기 때문"이라며 한씨로부터 '추석선물로 업체로부터 받았다'는 확인서를 받았다고 밝혀 왔다.

내주 중 관련 기업 조사 시작될 듯

대전지방국세청
대전지방국세청심규상
이와 관련 한씨는 "당시 국세청 감찰반원들에게 강제로 연행되는 과정에서 (버섯은) 동생이 보낸 것이라고 해명 했으나 '금액이 소액이고 선물로 받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으니 추석선물로 업체로 부터 받았다'는 확인서만 써달라고 해 써준 것"인데 "이를 뇌물수수로 몰아 하향전보 했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그러나 '관련자 대질조사 등을 통해 송이버섯을 누구한테 받았는지와 선물 또는 뇌물 여부 등을 밝히자'는 시민단체와 한씨의 요구에도 불구, 지금까지 L씨에 대한 조사를 단 한차례도 벌이지 않았다.

검찰은 국세청 관계자들을 소환해 표적감찰 여부와 이씨에 대한 조사 과정, 하향전보 조치 연유 등에 대한 추가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검찰은 또 한씨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의혹이 제기된 관련 기업 관계자를 참고인 자격으로 차례로 소환해 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빠르면 다음주 중 관련 기업에 대한 조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섬에 따라 국세청 내 첫 내부 고발자에 의해 촉발된 세무비리 의혹이 밝혀질 수 있을지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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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세청 내부고발자 한씨 ' 송이버섯 사건 ' 수사 급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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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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