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에바다 사태 정상화 '초읽기'

에바다복지회, 28일 오후 에바다학교 진입 성공

등록 2003.05.28 21:18수정 2003.05.2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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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 정부, 김대중 정부에 이어 노무현 정부에까지 7년동안 이어졌던 평택 에바다 사태가 해결 기미를 보이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에바다 복지회, 에바다 학교장, 에바다종합복지관 관계자, 지역 노동자, 학생들은 5월 28일 오후 2시 구 재단에 의해 불법적으로 점유되어 있던 에바다학교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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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바다학교에는 구 재단측 농아원생들과 졸업생들이 물리력을 행사하며 외부인사의 학내 진입을 막아왔다.

그동안 사회복지법인 에바다복지회(이하 민주적 재단)는 청와대와 평택경찰서를 접촉하면서 불법상태로 방치되어 있는 에바다학교의 상황을 풀어달라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고 지난 5월 25일 청와대 국민참여수석, 평택경찰서장과 5월 28일 에바다 학교에 진입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법원에서는 에바다학교에 구 재단측 인사들의 접근금지 가처분결정을 내렸으나 구 재단 최성창 이사장과 구 재단측 농아학생들의 폭력행사로 법원판결을 집행하지 못한 상황이었으며 평택경찰서에 불법상태를 해소해달라고 요구했으나 평택경찰서는 오히려 민주적 재단이사들을 연행하기까지 했다.

사회복지법인 에바다복지회 박래군(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이사는 "그동안 평택경찰서가 미적미적해왔는데 청와대에서 도와주라고 압박했다. 에바다 사태는 김대중 전 대통령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으나 해결되지 않은 문제라서 청와대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평택경찰서에 '에바다학교의 주인은 우리들(민주적 재단)이니 우리를 보호해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사회복지법인 에바다복지회가 학교장, 농아원 관계자, 지역 학생·노동자 100여명과 함께 에바다 학교에 도착했을 때 학교 정문은 쇠사슬로 묶여 있었고 정문 안팎에는 철로 만든 바리케이드가 설치되어 있다.


절단기로 정문에 묶인 쇠사슬을 끊고 진입하는 과정에서 구 재단측 농아원생 10여명이 있었으나 큰 충돌은 없었고 정문 옆을 지키고 있던 평택경찰들은 민주적 재단 관계자들이 급작스럽게 정문에 돌입하자 그때서야 이들을 보호하고 농아원생 10여명을 정리했다.

구 재단측 농아원생들과의 큰 충돌이 없었던 것은 이날 울산에서 농아인 축구대회가 있어 많은 수의 학생들이 학교에 없었기 때문이다.


에바다학교를 2년만에 다시 들어간 박래군 이사는 "학교가 엉망이다. 우리가 학교를 몇 달 비운 것도 있지만 작년 2월까지 수업을 진행한 곳인데 너무 형편없다"면서 "학교 행정실에 중요한 자료가 없어졌다. 특히 구 재단의 회계부정사건 때문에 회계장부가 중요한데 케비닛이 열려있고 장부가 없었다"고 말했다.

에바다학교는 교실 몇 개를 제외하면 쓰레기 천지와 다름없었고 의자와 문짝 대부분이 부서져 있었고 천장은 비가 샐 정도로 망가져 있다. 학교 외벽에 난잡하게 칠해져 있는 낙서보다 학교 내부 시설상황은 더욱 열악했다.

민주적 재단 이사들은 기숙사를 돌아보는 등 사태 파악에 나섰고 현재 농아원 본관에 상주해 있다.

민주적 재단이사들이 학교를 둘러보던 중 법인 사무실 작은 방에 있던 구 재단 최성창(목사) 이사장이 발견되었는데 최 이사장은 자신이 시설의 주인이고 작년 10월부터 에바다 학교에 와있었다고 주장했다.

현재 에바다학교 상황은 법인 사무실에서 발견된 최성창(목사) 이사장이 경찰병력에 둘러싸여 마당에 있고 민주적 재단 이사들은 법인 사무실과 농아원 본관에 상주하고 있다. 에바다학교에 있던 농아원들은 기숙사에 들어가 있다.

7년여 시간을 농아원생들과 함께 비리재단에 맞서 싸워온 권오일 교사는 "재단 이사들이 평택경찰서장과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학교를 지속적으로 지켜낼 동력문제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면서 "에바다종합복지관에서 수업을 받고 있는 농아원생들은 일단 복지관에서 수업하고 에바다학교에 있던 농아원생들도 복지관에 보내 수업을 받게 할 계획이다. 자칫하면 복지관에서 정상 수업하는데 학교가 정상화되기 전에 들어오면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고 그러면 수업에 지장만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래군 이사는 향후 계획에 대해 "법인 사무실을 계속 장악할 것이고 업무도 챙겨야 한다"면서 "학교도 학교지만 회계를 챙겨야 하고 상당기간은 이사들이 교대로 사무실 지킬 것"이라며 에바다학교 정상화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한편, 에바다학교에서 수업을 받던 농아원생 27명과 전 교직원은 지난 3월 31일부터 장애인종합복지관 3층에 임시학교를 잡고 정상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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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2002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위원 2002년 3월~12월 인터넷시민의신문 편집위원 겸 객원기자 2003년 1월~9월 장애인인터넷신문 위드뉴스 창립멤버 및 취재기자 2003년 9월~2006년 8월 시민의신문 취재기자 2005년초록정치연대 초대 운영위원회 (간사) 역임. 2004년~ 현재 문화유산연대 비상근 정책팀장 2006년 용산기지 생태공원화 시민연대 정책위원 2006년 반환 미군기지 환경정화 재협상 촉구를 위한 긴급행동 2004년~현재 열린우리당 정청래의원(문화관광위) 정책특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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