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농회' 회원들의 절규 "우리만 다 죽으란 말이오!"

등록 2003.05.31 20:35수정 2003.06.01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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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낙농회 회원들이 고흥군정 앞에서 원유 전량 폐기
고흥낙농회 회원들이 고흥군정 앞에서 원유 전량 폐기김성철
31일 오후 1시 전남 고흥군청 정문 앞, 낙농회 회원 30여명은 각 읍면에서 원유저장 차량에 싣고 온 원유 3만ℓ가량을 가판에 설치된 저장탱크에 전량 폐기처리 했다.

고흥낙농회원들은 지난 14일부터 고흥군청 앞에서 천막농성을 하면서 '낙농산업발전종합대책'안의 폐지를 주장하고, 27일 전북 고창에서 '낙농진흥회 집유농가 비상대책회의'를 구성해 28일 '낙농진흥회 집유농가 정부요구'안을 전달하였으나, 정부의 회신 및 협상의지가 없다고 판단, 30일부터 전국적으로 원유 전량자율폐기에 돌입하였다.

지난해 원유 국내 소비량은 166만ℓ,생산량은 253만ℓ으로 잉여량이 87만ℓ남아돌았다. 농림부는 몇 년 전부터 '원유수급안정대책'을 세웠으나 실패하자, 고육지책으로 '낙농산업발전종합대책'안을 발표했지만 이는'낙농진흥회' 회원들로부터 크게 반발을 사고 있다.

고흥군청앞  낙농회원들의 천막농성장
고흥군청앞 낙농회원들의 천막농성장김성철
다음은 천막농성중인 이종삼(58·고흥낙우회 이사)씨 인터뷰 내용.

- '낙농진흥회'를 설립하게 된 계기와 목적은?
"낙농업 대변단체 필요성을 인식하여, 지난 98년도에 저희 낙농인이 주축이 되어, '낙농진흥추진위원회'를 구성하였고, 99년 정부에서 낙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설립됐다."

- '낙농진흥회' 회원가입 현황은?
"우리나라 전체 낙농가 중에 37% 가입돼 있다. 그 중 전남이 97%이상 가입했고, 고흥군은 100% 전원(낙농가 43명) 가입한 상태다.

- '진흥회'에 가입하면 실질적으로 주어진 혜택은?
"진흥회 설립 당시 10년 동안 원유를 책임지고 전량을 판매해주겠다 라고 약속했고 계약서까지 작성했는데, 4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계약을 파기하는 것은 낙농회원들을 우롱하는 처사다."


원유 폐기
원유 폐기김성철
- '진흥회'에 가입하지 않는 나머지 비회원들은 원유를 어떻게 처리하나?
"낙농진흥회는 주로 축협, 해태유업, 매일유업 등 이런 업체들과 계약하여 납품하고 있지만, 경기도 충청도에는 서울우유, 남양유업, 빙그레 등과 협약하여 처리하고 있다."

- '진흥회'를 탈퇴하여 유가공 업체들과 직접 협약하면 안되나?
" 전남지역에는 우유가공공장이 없기 때문에 '진흥회'를 통하지 않고서는 납유할 방법이 없다."


- 이번 농림부에서 발표한 '낙농산업발전종합대책'안은 '진흥회' 회원들에게 해당된 사항인가?
"그렇다. 우리 불만은 다른 게 아니다. 작년에도 정부는 낙농가 회원들의 원유생산량이 많다하여 10%를 도태 감축시켰다. 잉여우유 차등가격제를 통해 원유를 ℓ당 200원에 납품했는데 이 단가는 사료값도 안된다. 그런데도 모든 책임을 전 낙농가가 아닌 낙농회 회원들에게만 떠넘기기고 있다."

이종삼 고흥낙우회 이사
이종삼 고흥낙우회 이사김성철
- 젖소 감축에 따른 정부의 보상 대책은?
"각 낙농가마다 2005년까지 퀘터제를 도입하여, 40%를 감축하라고 한다. 폐업하는 낙농가를 대상으로 납유량을 환산하여, 폐업보상금은 ℓ당 10만원씩의 폐업보상금을 준다고 하는데 현실과 너무 동떨어진 보상책이다. 젖소는 축사만 있는 것이 아니다. 착유시설, 우유 냉각시설, 축사 냉온방 시설, 축사정화조 시설 등 그런 경비와 시설비가 엄청나게 드는데 하루아침에 이 모든 것을 폐기하라는 것이다."

- 원유를 전량 폐기하는 장면들이 오히려 집단이익으로 비치지 않을지?
" 이 부분이 가장 염려스럽고 고충이 크다. 어찌 보면 '힘의 논리' '밥그릇 싸움'으로 비칠 수 도 있겠지만, 정말 생존권이 달린 문제다."

고흥낙우회 회원들
고흥낙우회 회원들김성철
- 원유를 이런 식으로 언제까지 폐기할 것인가?
"정부와 협상이 타결 될 때까지 계속 여기에다가 폐기할 것이다."

- 정부에 요구사항이 있다면?
"낙농회 회원들에게만 피해가 돌아오는 '낙농산업발전종합대책'안을 폐기해야 하고, 우리의 권익괴 이익을 대변해야 할 '진흥회'가 오히려 불이익단체로 전락했으니 마땅히 해체되야 한다."

천막 농성장안에서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데 고흥낙농회 회원들 모두 한결같이 "우리만 다 죽으란 말이요!"라며 정부의 무성의 무책임을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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