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대협 반성폭력 문화제 '넘다!'

성폭력과 성차별의 벽을 넘어

등록 2003.06.01 20:42수정 2003.06.02 11:37
0
원고료로 응원
a 모든 성폭력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 만든 반성폭력 성황당

모든 성폭력으로부터 우리를 지키기 위해 만든 반성폭력 성황당 ⓒ 송민성

전국여대생대표자협의회(전여대협)의 반성폭력 문화제 "넘다!"가 지난 5월 30일 연세대 백주년 기념관 앞에서 열렸다.

'성폭력의 고통을 넘고 우리를 주눅들게 하는 세상의 시선을 넘는다'는 의미를 담아 "넘다!"라는 제목으로 열린 이번 문화제는 전국 대학에서 진행된 반성폭력 운동을 되돌아보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취지로 마련되었다.

a 성폭력의 고통을 푸는 살풀이

성폭력의 고통을 푸는 살풀이 ⓒ 송민성

조선대 총여학생회 부회장 김진영주씨와 한국외대 총여학생회장 오수민씨의 사회로 진행된 "넘다!"는 "우리 사회의 성차별과 성폭력적 문화를 이야기하고 깨뜨리자"는 사회자의 발언과 두 사회자가 시 '성폭력에 대해 얘기한다는 것은…'을 낭송하는 것으로 그 막을 열었다.

1부 '그대들 바로 여기 터를 닦았구나'에서는 그동안의 반성폭력 운동을 담은 영상물 상영과 함께 경희대 총여학생회의 학내 반성폭력 운동에 관한 짧은 보고가 있었다.

경희대 총여학생회 부회장은 보고에서 "99년 반성폭력 학칙을 제정했지만 많은 한계가 있었다"며 "이번 해에 구성된 반성폭력 특별위원회를 통해 반성폭력 학칙을 개정·보완하고 좀더 많은 학우들과 이야기하고 고민을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며 반성폭력 운동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a 한국외대의 퍼포먼스

한국외대의 퍼포먼스 ⓒ 송민성

2부 '일상의 벽, 그리고 깨트림'에서는 자신 혹은 주위 사람들이 겪은 성폭력 경험을 담은 영상물이 상영되었다. 뒤이어 관객들이 직접 무대로 올라와 주변의 성폭력 경험을 이야기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한 학생은 이 자리에서 농민학생연대활동(농활) 중에 일어났던 언어적 성폭력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21년을 살면서 그렇게 무섭고 치욕적인 순간은 없었다"며 성폭력의 고통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사건 후 학생은 "사람에 대한 실망감과 자책감으로 고통받았지만 농민회와 이 문제를 솔직하게 논의하면서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반성폭력 운동을 계속하게 되었다"고 덧붙여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a

ⓒ 송민성

또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한국교원대 L 교수 퇴진운동을 벌이고있는 교원대 총학생회측에서의 발언도 이어졌다. 발언에서 총학생회측은 "학교 특성상 70%가 여학우이다보니 성폭력이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는데도 학교측에서는 어떠한 해결의지도 보이고 있지 않다"며 학교측의 무성의를 비판하기도 했다.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성폭력과 성차별에 대한 극공연이 진행되어 페미니즘에 대한 선입견과 선후배, 교수와 학생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일어나는 성폭력의 모습들을 풍자하기도 했다.


한편, 성폭력 피해와 고통을 풀고자 하는 살풀이 공연도 이어졌다.

a

ⓒ 송민성

3부 '그래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는 성폭력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들을 담은 영상물 상영으로 시작되었다. '우리에게 희망은 있다'는 시낭송과 성차별의 벽을 허물고 일상 속으로 뛰어들어 성폭력의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을 담은 퍼포먼스가 계속되었다. 관객들 모두가 참여한 '성폭력 없는 아름다운 세상으로' 간판과 반성폭력 조형물 제작을 끝으로 전여대협의 반성폭력 문화제 "넘다!"는 막을 내렸다.

행사를 지켜본 한 학생은 "내가 남자이기 때문에 성차별이나 성폭력에 대해 별다른 인식을 하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늘 자유롭기를 갈망하라는 사회자의 말처럼 더 이상 성폭력이나 성차별 없는 세상을 꿈꾸고 갈망하겠다"고 관람 소감을 밝혔다.

a 반성폭력 조형물 만들기

반성폭력 조형물 만들기 ⓒ 송민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난리도 아닙니다" 농민들이 올해 벼 빨리 베는 이유
  2. 2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세계지도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3. 3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대통령, 정상일까 싶다... 이런데 교회에 무슨 중립 있나"
  4. 4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체코 언론이 김건희 여사 보도하면서 사라진 단어 '사기꾼' '거짓말'
  5. 5 마을에서 먹을 걸 못 삽니다, '식품 사막' 아십니까 마을에서 먹을 걸 못 삽니다, '식품 사막' 아십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