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에서는 어떤 일을 당하였을 때에 그것에 기대어 하는 교육을 계기 교육이라 한다. 다시 말해서 이런 기회에 그 사항에 따른 종합적이고 복합적으로 여러 가지를 가르치는 일이다.
댁의 자녀가 친구와 싸웠다고 울고 들어왔을 때 어떻게 하시는 편인가? 물론 자녀의 상태가 우선 되겠지만... 울고 들어오는 것만도 화가 나는데, 자녀가 다쳐서 피가 나거나, 병원에 가야할 만큼의 상처를 입었을 경우 대부분의 부모님들이 참기 어려워질 것이다.
우선 크게 다치지는 않았지만, 자녀가 몹시 분해서 울음을 그치지 못하고 집안에 들어섰다면 그때에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가? 아니 어떻게 반응할 것 같은가?
① 자녀에게 전후 사실을 묻고 잘 잘못을 따져준다. 아마도 가장 현명한 부모님이실 것이다. 더욱 현명하게 처리하려면 왜 그런 일이 있었으며, 과연 누가 잘 못한 것인가를 자기자녀를 비판하는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주고 나서 다음으로 자녀에게 용기를 주는 방안으로 지도를 해준다면 더 이상의 방법이 없을 것이다.
② 자녀를 꾸짖고 당장 달려가서 그 아이에게 따진다. 또는 그 아이를 때려준다. 이것은 가장 나쁜 경우로 반드시 상대편의 부모와 말다툼 또는 싸움으로까지 번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입장을 바꾸어보면 다 그렇게 하기 쉽겠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우선 내 자식이 울고 들어 왔다는 생각에 전후 사정을 생각지 않고 한 일이 큰 싸움으로 번지게까지 한다.
③ 자녀에게 같이 싸우라고 말한다. 돌멩이라도 들고 때려 주어야지 왜 맞고 다니느냐? 고 하는 부모는 자기 자녀를 범법자로 만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틀림없이 언젠가는 폭력범으로 문제를 일으키게 될 것이다. 어려서 그렇게 배우고 생각해온 자녀가 자라서는 더욱 큰 폭행이라도 별다른 죄의식 없이 행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④ 묻지도 않고 그 아이에게 전화를 걸거나 그 부모에게 따진다. 이 역시 현명한 방법은 아닐 것이다. 오히려 전화를 해서 그쪽 부모님께 '우리 아이들이 싸우고 다툰 모양인데 댁의 아이는 다친 데는 없습니까? 자라는 아이들이 다투기도 하겠지만 이제는 다시 안 다투고 우리 아이와 서로 잘 지냈으면 좋겠습니다. 가끔 댁의 자녀와 다투는 것 같은데 우리 서로 잘 지내도록 해주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저도 노력할께요.'라고 한다면 상대편의 부모도 미안하게 생각하고 다시는 그러지 못하게 지도할 것이 아니겠는가?
사실 이렇게 다투고서 울고 들어오는 순간에 여러 학부형님들은 우선 속 상하는 것만을 생각하지 말고 이런 기회가 자녀의 올바른 인격을 길러줄 가장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시고 정말 신중하게 생각해고 행동을 해주어야 하는 것이다.
위의 4가지 예를 들었지만 이보다는 더 연구하고 현명하게 잘 처리하는 부모님들이 많으시리라 생각한다. 만약 이 기회에 위의 나쁜 경우와 같이 부모가 나서서 자녀의 편을 들고 상대를 비방하는 반응을 보였다면, 그 아이는 이후로는 부모에게 의지하고 모든 것을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는 마마보이나 온실 속의 화초를 만들어서 비바람을 이겨내지 못하는 연약한 아이를 만들어 버릴 것이다. 아울러 상대부모와 다툼은 지역에서 손가락질 당하는 행동이며 온 가정이 지역사회에서 왕따를 당할 수도 있을 것이다.
자녀가 다투고 왔을 때 우선 머리끝까지 올라오는 화를 참고 이길 수 있어야 자녀를 바르게 가르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남자가 다투고 울고 들어 왔을 때는 옛 어른들은 "남자 녀석이 그 까짓 일로 울고 들어 왔느냐?"고 불호령을 하시기 일수였다. 그런 꾸중을 듣고 자라서 자녀들은 좀더 강하게 길러졌는지도 모른다. 잡초처럼 말이다.
다투고 온 자녀에 대하여 부모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자녀의 올바른 인격을 길러줄 절호의 기회가 되기도 하고, 과보호를 하는 반응으로 자녀의 인격성장을 막고, 자신의 일을 스스로 하지 못하는 절름발이를 만들어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내 자녀가 귀하고 소중하지만, 남의 자녀도 다 귀한 자식인데 자기 자녀만을 위해 편역을 들고나서서는 자녀를 허약하게 만들뿐이다. 그러기 때문에 장차 더 훌륭한 인격을 가지고 자기 일을 자기 힘으로 처리 할 수 있는 완전한 인격체를 만들기 위해 지금 당장은 좀 힘들고 끌어 오르는 부아를 참기 어렵겠지만 참을 수 있어야 한다. 부모가 더 현명한 판단을 해야할 순간에 자기 화를 참지 못하여 날뛴다면 자녀가 그런 경우에 과연 참고 신중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겠는가?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