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 소년의 파랑새를 찾아서

빌리 밀스와 니콜라스 스파크스의 <보키니>

등록 2003.06.16 10:45수정 2003.06.16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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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소개하는 글에서 저자는 제목 '보키니'가 인디언 언어로 '새로운 출발을 찾아' 혹은 '새로운 비전을 찾아'라는 뜻임을 설명한다. <보키니>는 인디언 보호 구역에 살고 있는 한 소년이 어느 날 누나의 죽음으로 인해 매우 큰 상실감과 슬픔을 맞는 것으로 시작하는 성장 소설이다.

누나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진 소년에게 아버지는 두루마리로 된 그림을 내어 주면서, 그림의 의미를 찾아 여행을 떠나도록 한다. 그림의 의미를 찾기 위해 여행을 하면서 소년은 한 현자를 만나게 되고, 그 만남을 통해 행복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발견해 간다.


여행의 과정에서 처음 만난 사람은 어느 노인이다. 노인은 슬픔에 빠진 주인공 데이비드에게 죽음이 그렇게 무시무시한 것은 아님을 이야기해 준다.

"죽음 언제나 받아들이기 힘든 법이지. 하지만 누나는 네 삶에서 완전히 떠나 버린 게 아니야. 지금 이 순간에도 누나는 너와 함께 있어.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고. 누나 역시 네 고통을 느끼며 슬퍼하고 있어. 누나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하나, 네가 다시 행복을 찾는 거야."

하지만 노인의 이런 말들은 데이비드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너무 큰 슬픔 때문에 이러한 얘기들은 그에게 별 위안이 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소년은 노인에게 아버지가 준 그림의 의미를 묻는다. 그런 데이비드를 본 노인은 기뻐하면서 행복의 힘에 대한 경외감을 표현한다.

"어린 친구가 행복을 갈구한다니 참으로 기쁜 일이야. 그런 바람이 바로 행복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것을 자기 삶의 한 부분으로 만드는 첫걸음이지. 일단 행복을 구하기 시작하면 행복은 곧 찾아올 걸세. 상실감을 이겨 내 좀더 밝은 마음으로 삶을 대할 수 있도록 도와 줄 거야. 가장 어두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을 느끼게 해주고, 혼란스런 세상 속에서도 평화를 느끼게 만드는 것이 바로 행복이거든."

노인은 행복의 의미를 묻는 데이비드를 세상 속으로 내보내고, 거기서 행복의 의미를 찾도록 한다. 데이비드는 세상 경험을 하고 돌아와서는 돈이나 명예가 결코 사람을 행복하게 해 줄 수 없음을 깨달았다고 말한다. 그 대답을 들은 노인은 소년이 제대로 깨달았다고 칭찬하면서 한 가지 가르침을 준다.


"행복은 우리 내부에서 오는 것이지, 하는 일이나 갖고 있는 것에서 생기는 게 아니야. 유명하든 유명하지 않든 행복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깨닫고 믿어야 해. 행복은 어떤 사람이든 다 얻을 수 있는 것이야.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주는가 하는 것과는 상관없는 것이지."

"다른 누군가가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자신의 진가를 인정하지 않는 대단한 잘못이야. 다른 누군가가 자신의 감정을 지배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자신의 영혼과 자유로이 소통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말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지. 행복의 감정은 자기 내부로부터 오는 것이지, 다른 누군가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야."


데이비드는 이렇게 그림의 의미를 찾아가면서 행복이란 어떤 것인지를 대충 짐작하기 시작한다. 행복은 자기 마음으로부터 온다는 것, 행복의 세계는 행복을 갈구하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는 것, 그래서 영원히 우리 삶의 한 부분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

이런 깨달음을 얻은 소년에게 노인은 새로운 두루마리에 행복의 의미를 적어 준다. "행복은 하나의 감정이다, 행복은 우리 내면에서 비롯되는 감정으로, 오직 자신만이 이 감정을 다스릴 수 있다, 행복은 외부적 사건에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행복의 길도 깨우쳐야 된다, 행복을 간절히 소원해야 한다, 영원히 그리고 변함 없이 행복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는 세 번째 그림을 해석해 주면서 절망을 극복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 노인은 절망 또한 우리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우리를 파멸로 몰고 가는 악한 것이라고 말한다. 절망은 외부에서 오는 것이 아니며, 우리 인간이 절망을 스스로 초래하여 절망의 감정을 향해 치달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쁜 상황에 부딪혔을 때 감정을 스스로 조절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노인은 상황이 나쁘게 돌아갈 때에도 행복을 느끼고 싶으면 먼저 마음을 잘 다스리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한다. 명상을 통해서 자신이 행복하고 편안하다고 느끼는 마음을 갖게 되면 나쁜 상황도 다른 면으로 바라 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행복을 느낀다면 그건 네 스스로가 그렇게 느끼게 될 거라고 스스로에게 확신에 찬 긍정적인 암시를 주기 때문이야."

노인은 요즘의 세상이 너무 각박해져서 인간들의 마음 속에 불행이 더 크게 자리잡게 되었다고 설명한다. 자연과 유리되어 지내다 보니까 살아 있는 것들에 대해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세태는 결국 인간에 대한 존중심도 상실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면서 데이비드에게 행복에 좀더 다가가기 위한 한 가지 가르침을 준다. "너도 매일 아름다운 것들을 발견하는 시간을 갖도록 해라. 매일 아침에 이런 세상을 창조해 주신 와칸탕카께 감사하고, 네 안에 있는 그의 아름다움을 느껴 보도록 해봐. 네 주변의 아름다운 것들을 음미하는 거야. 그러면 와칸탕카께서 네게 마음의 평화와 행복을 주실 거야."

오랜 깨달음의 과정을 통해 행복의 의미에 대해서 알게 된 데이비드는 정신을 차리고 보니 꿈을 꾸고 있었던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가 경험한 노인과의 대화는 모두 꿈 속에서 일어난 일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가르침의 목소리는 내내 데이비드의 머리 속을 떠나지 않는다. 그의 가르침을 통해 삶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깨닫게 된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소년 데이비드와 행복의 의미를 찾는 여행을 함께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그것은 아마 우리 또한 행복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른 채, 그저 그것을 꿈꾸기만 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만약 그 해답을 알고 싶다면 이 인디언 소년과 행복의 의미를 찾는 꿈 속의 여행을 함께 떠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보키니 - 행복의 비밀과 자신을 찾아가는 인디언 소년의 여행

빌리 밀스+니콜라스 스파크스 지음, 박윤정 옮김,
나무심는사람(이레),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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