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정자처럼 ... 수월정에 서면...김강임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 전설이 과연 어떤 의미를 말하는지 보다, 단지 전설과 어우러진 해안단애가 그저 장관을 이룬다는 사실이 어쩌면 더 관심사인지도 모르겠다.
전설에 따르면, 지나가던 어느 스님이 남매에게 100가지 약초를 구해어머니를 구하라는 처방을 내렸다고 한다. 근데 100가지 중 99가지 약효는 쉽게 구했는데 단 한가지 오갈피라는 약초가 이 낭떠러지 절벽에 있었던 것이다. 홀어머니의 약초를 구하기 위해 수월이가 이 절벽에서 위험을 무릅쓰고 오갈피를 뜯으러 하다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졌다는 전설은, 요즘 카드 빚으로 인륜을 저버리고 부모 형제를 버리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과는 너무 먼 나라의 동화와 전설임에 틀림이 없다.
수월정에 앉아 있으니 하늘과 맞닿은 바다, 끝없이 펼쳐진 들판, 희뿌연 구름에 가려져 있는 한라산의 모습이 더욱 신비스럽게 보인다.
특히 기우제를 지내는 곳으로 유명한 수월정에 올라서면 차귀도는 물론 고산봉 당산봉을 한눈에 바라 볼 수 있다. 한편 '수월 노을축제'는 차귀도 주변이 벌겋게 타올라 '전국 9대 노을'의 명소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