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윤영
“책은 단지 지식 습득의 수단이 아니라 참 재미있는 것이라는 점을 아이들에게 느끼게 하고 싶습니다. 또한 아이들이 성장한 후에 책 내용은 잊을지라도 그 시절 나에게 보낸 따뜻한 목소리와 메시지는 각인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그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는데 큰 힘이 되지 않을까요.”
‘책 읽어주는 엄마(회장 하은숙)’는 말 그대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봉사 모임이다.
도서관, 맹학교, 서점 등에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책을 읽어주기까지 한달 전부터 읽는 연습을 하는 것은 기본. 매주 목요일 모임을 갖고, 일요일에는 진산 장대울 마을에서 주말농장도 연다.
“주말농장은 아이들에게 체험하고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고 싶어서 시작했습니다. 가족 모두가 함께 모여 아이를 중심으로 어울리는 거죠. 여러 가족들이 함께 하다보니 내 아이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아이들을 보게 됩니다.”
2001년 6월에 결성된‘책 읽어주는 엄마’에서는 주로 어린이 서적만 선정해서 읽는다. 아이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문화적, 교육적 이야기가 주요 화제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 책은 수준 낮은 책이라는 인식하고 있는데 그렇지 않아요. 그 속에도 우리네 삶과 인생과 철학이 녹아 들어있습니다. 우리 어른들은 물론 아이들까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쉬운 언어로 표현된 것이 어린이 서적인 거죠”
책으로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독후감만이 아니라는 것을 엄마들은 보여주고 있다.
대형 현수막에 책의 등장인물을 캐릭터화 해 아이와 함께 색깔 입히기, 좋은 책 전시회, 딱지를 접어 그 안에 기억나는 장면, 그림, 소감 적기 등. 엄마들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는 끝이 없다.
지난해에는‘책나라, 큰잔치’행사를 단 6명의 회원으로 700명이 참가하는 큰 행사로 치러냈다. 후원회 없이 경비는 십시일반으로 마련하고 자원 봉사자도 모집했다.
올해 9월에는 환경적으로 열악한 동구에서‘책나라, 큰잔치’ 행사를 치를 예정이다. 아이들과 엄마들이 함께 만들 수 있는 지속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하는 당찬 포부를 갖고 있다.
‘책 읽어주는 엄마’의 문은 언제든지 개방돼 있다.
“내 아이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고 글자만 알면 상관없습니다. 목소리를 낼 수 없어도 가능합니다. 그런 분들은 청각장애우 어린이에게 큰 도움이 될테니까요.”
때로는 삐뚤삐뚤 맞춤법도 틀린 글씨로 “아줌마가 엄마 같아요. 또 와도 되지요?”라는 익명의 편지를 받을 때 엄마들은 말없는 감동을 느낀다.
“맹학교에서 책 읽어줄 때의 어려움이요? 그런 건 느끼지 못해요. 아이들이 그림은 보지 못하지만 책을 통해 마음으로 나눌 수 있답니다”
책 읽어주는 엄마들은 매일매일 바쁘다. 책 읽는 연습하랴, 행사 계획하랴….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을 준비하는 엄마들 덕에 아이들은 오늘도 파란 하늘 아래서 해맑게 웃을 수 있다.
‘책 읽어주는 엄마’ 하은숙(42) 회장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