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석
노점상인들, 전경들과 치열한 몸싸움
고가 도로 행진 도중 벌어진 노점상인들과 전경들 사이에 벌어진 몸싸움은 처절했다. 수박과 빈 생수통이 허공을 날아다녔으며 노점상인들의 깃발은 모조리 부러졌다.
기자들의 취재 열기 또한 치열했다. 그러나 그런 언론사들의 취재 경쟁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어떤 노점상인은 "아무리 언론에 대고 하소연을 해도 도대체 달라지는 게 없다. 정말 우리 마음을 알긴 아느냐? 심지어 몰래 사진을 찍어 우리를 불쌍한 노숙자로 보도하기도 한다"며 언론에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편 길거리 곳곳에는 청계천의 마지막 모습을 기억하려는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북새통을 이뤘다. 그들은 상인들의 애환을 담기 위해 분주히 사진기를 누르고 있었다.
상인들이 전경들과 치열한 몸싸움을 벌이며 행진을 계속하려는 사이, 한쪽 진입로에서 한 노점상인과 전경의 거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노점상인과 전경 모두 흥분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그들의 대치 상태는 점점 더 살벌하고 험악해졌다.
노점상인들의 행진은 결국 전경들의 저지로 고가 진입로에서 멈췄다. 그러자 노점상인들은 도로에 앉아 연좌 농성을 벌였다.
길을 가다 이를 지켜본 시민들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였다. 어린 시절부터 청계천 다니는 걸 좋아했다는 조수진(20)씨는 "대부분 나이든 할아버지 할머니들인데 정말 오죽하면 저리 하겠는가. 환경이 과연 저 분들의 희생보다도 더 중요한 것인가?"라며 서울시의 정책에 아쉬움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