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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출을 맞이하는 애기달맞이 ⓒ 김민수
새벽을 여는 자연의 모습을 보면 경이롭고 신비하다. 새벽이 오는 모습은 언제나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고, 무엇을 바라보고 서 있는가에 따라 또 제각기다.
이슬을 촉촉하게 맺고 있는 아주 작은 꽃 한 송이를 주인공으로 아침햇살을 바라보면 꽃 한 송이의 청아함이 보인다. 또한 밤새 바다의 거센 풍랑과 맞서 싸우며 고기를 잡고 포구로 돌아오는 고깃배를 배경으로 보면 삶의 끈적끈적함이 아침햇살에 묻어난다.
"빛이 있으라!"
혼돈의 세계에 질서를 주는 하나님의 말씀이었다. 어둠과 빛, 그것은 우리에게 있어서 하나의 상징이다.
'어두운 죽음의 시대
내 친구는 붉은 눈물 붉은 피 흘리며
역사가 부른다.'
어두운 시대를 살아오면서 먼저 간 이들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며 부르곤 했던 노래를 떠올린다. 그러한 과정들 속에서 빛의 소중함을 몸으로 느끼며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라는 예수의 말씀이 간절하게 나의 삶에 이루어지길 바랬는지 모른다. 그러나 그 바램은 결코 쉽지 않았고, 단순히 소망한다고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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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수
때로는 스스로 도취되어 빛으로 살고 있다고 자부심을 가졌는데 돌아보면 그 안에 들어있는 수많은 어둠의 잔재들을 보고는 깜짝깜짝 놀란다. 겉으로는 빛으로 위장하고 있는 어두운 나의 내면을 발견할 때마다 어쩔 수 없는 속물이라고 마음 아파하기도 한다. '오호라, 나는 곤고한 자로다!'하는 바울의 탄식이 깊게 각인되는 순간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어둠이 짙을수록 빛은 그 위력을 발한다. 아주 작은 빛도 어둠이 깊으면 더욱 더 밝고, 그 고마움이 더욱 더 깊어지는 법이다. 밝을 때에 켜 있는 등불은 더 밝은 빛에 의해 그 존재가 드러나지 않지만, 어둠 속에서는 반드시 그 존재가 드러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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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수
나에게는 어떤 자그마한 빛이라도 들어있는 것일까? 나는 소망한다. 나에게 어둠을 밝힐 수 있는 빛이 들어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들에게서 서로가 간직하고 있는 소중하고도 다양한 빛들을 발견할 수 있다면 우리가 사는 세상은 그 빛들이 하나 둘 모여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믿는다.
우리의 내면에는 빛과 어둠, 선과 악이라는 이중성이 동시에 들어있다. 아무리 악한 사람이라도 그 내면에는 선한 것이 있고, 아무리 어두운 시대라도 길잡이가 되어주는 빛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 긍정성을 키워주는 것, 인정해 주는 것이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어 주고, 세상을 세상답게 만들어갈 수 있는 초석이 아닐까?
우리가 살아가는 있는 세상에 다양한 빛들이 있듯이 우리가 만나는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다양한 빛들이 있다. 그 빛들을 살려가며 우리 안에 있는 희망이라는 것들, 행복이라는 것들, 진실이라는 것들을 하나 둘 펼쳐갈 수 있는 그런 빛이 내 안에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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