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국민의 힘'이 두려운가

KBS의 방송편집권은 간섭말아야

등록 2003.07.12 03:03수정 2003.07.13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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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2003년 7월12일자 조선일보 사설

2003년 7월12일자 조선일보 사설 ⓒ 조선일보

조선일보 7월 12일자 사설 'KBS는‘국민의 힘’홍보방송인가'에 대해 KBS의 방송편집권에 대하여 부당한 간섭을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여론이 있다. 사설에서는 '정치, 외교, 안보, 경제, 교육 어느 한 곳 성한 것이 없는 국정현실에서 "국민의 힘(www.cybercorea.org)"이라고 하는 특정 단체에 관련된 방송을 2주에 결쳐 편성하려는 의도와 목적이 무엇이냐'고 묻고 있다.

더 나아가 사설의 결론에서는 시중의 음식점이나 대폿집에 다녀 보면 국회의원에 대해서는 관심도 없으니 '얼어붙은 경기, 적자로 돌아가는 기업경영, 내년도 일자리, 동계올림픽 유치실패 파문, 특소세 문제'등에 대해서 취재를 해 방송거리로 삼으라고 방송편집안을 제시하는 자상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조선일보가 사설에서 예를 들었듯이 오늘 밤에도 시중의 음식점이나 대폿집에 다녀 보면 사설과 다르게 처음부터 끝까지 정치인에 대한 불만 이야기다. 사실 시중경기, 기업경영, 일자리, 동계올림픽문제, 특소세 등의 이야기는 일상적으로 하는 이야기 혹은 이미 지나간 이야기다.

정치자금에 연루된 정대철 민주당 대표, 줄줄이 검찰에 조사를 받을 국회의원들에 대한 이야기가 작금의 최대 이슈다. 우연하게도 KBS는 국민의 힘 단체가 추진하는 '국회의원 바로알기 운동'관련 100인 토론 프로그램을 2주 연속편성했다.

a KBS 100인토론 진행사진

KBS 100인토론 진행사진 ⓒ KBS

해당 프로의 PD는 기획력이 뛰어나거나 행운이 따르는 사람이거나 둘 중 하나다. 현 시기 정치인 바로알기 운동은 국민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는 매우 적절한 방송프로그램이다. 수 많은 방송프로그램중 일개 프로그램의 편성안을 가지고 특정단체의 '사설방송'이라고 폄하하는 것은 방송에 대한 지나친 열등의식의 발로가 아닌가.

또한 일개 프로그램의 기획안이 조선일보의 입장과 틀리다고 해서 방송국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시청료 거부운동'을 선동하는 것도 소아병적 태도다.

신문도 특정 기사거리에 대하여 전면을 할애한다 할지라도 하루 기사로 담지 못할 경우 연속기획 기사로 처리하여 게재한다. KBS 100인토론도 같은 주제, 같은 패널이 2주에 걸쳐 두번씩 나온 경우가 있었다. 형식도 일방주장이 아닌 쌍방 토론형식이다.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조선일보 사설의 관점이라면 한나라당이나 민주당도 홍보하는 격이 되는 것이 아닌가.


'국민의 힘'이 추진하는 것은 구태스러운 이념을 전파하자는 것도 아니고 조선일보 등 신문에 게재된 기사를 근거로 해 질문하고 답변을 요구하는 형식의 '정치인 바로 알기운동'인 것이다. 단체의 구성원이 백치가 아닌 바에야 경향을 띠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조선일보도 특정한 논조가 있고 정치적 입장이 있고 전통역사가 있고 경향이 있다. 좋게 평하면 '경향'이고 나쁘게 말하면 '편향'이다.

독자들이 조선일보를 비판할 때 경향을 이미 인정하는 상태에서 해당 기사를 가지고 평가를 하는 것처럼 '국민의 힘'의 실천내용을 가지고 평가를 하는 것이 정당하다. 단체의 구성원을 가지고 중립성 운운하며 발목을 잡으려고 하는 태도는 거대 언론사로서 체면을 구기는 행위이다.


조선일보가 사설 지면까지 동원하여 KBS의 방송편집권을 간섭하는 것은 이미 '국민의 힘'의 영향력을 높게 평가한 나머지 조선일보의 경영수익까지 미칠 악영향을 우려한 두려움의 반영이 아닌지 묻고 싶다.

조선일보는 KBS의 방송편성에 대하여 문제지적을 하기전에 조선일보 신문편집의 역사를 되새겨 보고 부도덕한 군사정권에 아부하고 기생했던 전력에 대하여 반성부터 하는 것이 순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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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윤기자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면서 네티즌들과 정치,사회문제들에 대하여 상호 공유하기위하여 기자회원으로 가입하였습니다. 특히 언론,정치분야에 관심이 많습니다. 언론,정치문화가 바뀌지 않으면 모든 것이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건축업체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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