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석보는 넓고 평평한 돌을 쌓아올려 계곡물을 막아서 세연지에 물을 공급한다오창석
보길도의 청별 선착장에 내려 차로 15분 정도 안으로 들어가면 보길도 부용동 유적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부용동정원(芙蓉洞庭園)–세연지(洗然池)에 도착하게 된다.
서울 창덕궁의 비원, 전남 담양의 소쇄원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정원으로 손꼽힐 만큼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고 있는 이곳은 바로 국문학사상 최고의 시조로 평가되는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의 산실이기도 하다.
세연지는 계곡을 판석(板石)으로 막은 인공연못으로 전체의 넓이가 3000여 평에 이른다. 그 속에 일곱 개의 큰 바위를 배치해 놓고 그 사이에 배를 띄워 노를 저으며 유흥을 즐겼는데 동서 양쪽에 쌓은 축대와 넓적한 바위 위에서는 무희들이 춤을 추고 악사들이 앉아 풍악을 울렸다.
또 남동쪽 산봉우리에 위치한 옥소대(玉簫臺)에서도 악기를 연주하고 무희들이 춤을 추었는데 그 그림자가 연못에 비치어 선경을 이루었다고 한다.
관광차 이곳을 찾은 이들은 신선이 따로 없었던 그런 이야기를 듣고는 감탄을 연발하고 부러워하기도 하나 고산의 유희가 흔히들 생각하는 질탕한 환락의 세계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