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도어 개폐 리모컨 작동 안돼

회사측, 고객 항의에 무성의한 답변 일관

등록 2003.07.16 11:03수정 2003.07.1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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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BMW자동차가 소비자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주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김효준 BMW코리아 대표이사가 최근 BMW 그룹내 임원으로 임명된 시점에서 이러한 일이 발생돼 회사측은 더욱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BMW 7시리즈 제품에 사용되는 자동 도어 잠김 및 열림 기능 리모컨이 일부 지역에서 작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 또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항의하는 고객에게 서비스 직원들이 무성의한 태도를 보이고 있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현재 BMW 7시리즈는 서울지역에서만 서초동 누가 치과 앞, 논현동 건설회관 옆, 도곡동 훼미리마트앞, 인터컨티넨탈 호텔 지하 주차장, 역삼동 세계 빌딩 앞, BMW 강남지점 앞 등 6곳에서 리모컨이 전혀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확인되지 않은 서울 및 전국 대도시 지역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따라서 BMW 7시리즈 운전자들이 작동되지 않는 리모컨으로 차 문을 잠궜다고 생각하고 볼 일을 볼 경우 귀중품 도난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

리모컨 미작동에 대해 회사측은 현재 정부가 규제하는 주파수 한계 영역이 좁아 이러한 리모컨 불량이 생기는 것이라며 정부측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산 고급 승용차를 비롯해 경쟁 수입 브랜드인 메르세데스 벤츠, 렉서스, 다임러 크라이슬러, 재규어, 랜드로버 자동차 등은 이러한 일이 전혀 발생하고 있지 않아 BMW측의 억지스런 변명이 아닌가 업계 관계자들은 의심하고 있다.

BMW 코리아 관계자는 "국가가 허용한 주파수 범위내에서 315메가헤르쯔를 사용하고 있는데 국내 전파법에 따라 3m 내에서 출력이 500 마이크로 볼트 퍼 메타 이하로 해야한다는 규정에 맞추다 보니 주파수 간섭이 높아 특정 지역에선 리모컨이 작동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덧붙여 "일부 타 브랜드의 승용차들은 알게 모르게 3m내 500 마이크로 볼트 퍼 메타 이하 출력 규정을 조작하고 있기 때문에 리모컨 미작동 사례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항변했다.

또 BMW 서비스센터에서는 "광케이블이 매설된 곳에서는 리모컨 미작동이 발생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자동차업계 및 전파연구소측은 설득력 없는 의견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모 자동차사 자동차전자개발센터장은 "315메가헤르쯔를 사용한다고 주파수 간섭이 일어나는 건 아니다"며, "정확히 315 메가헤르쯔만의 주파수를 받아들이기 위한 주파수 필터
링 기술을 차에 적용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이 기술을 도입하기 전엔 우리가 만든 차도 주파수 간섭으로 무척 애를 먹었다"고 밝혔다. 광케이블로 인한 리모컨 미작동에 대해서도 "광케이블은 빛을 이용하기 때문에 주파수 간섭이 있을 수 없다"라고 단정했다.


전파연구소 중앙전파관리소 관계자도 "315 메가헤르쯔를 사용하고 3m내에서 500 마이크로 볼트 퍼 메타 이하의 출력이 제대로 발휘할 경우 리모컨 작동에 전혀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BMW 7시리즈의 리모컨 미작동 사태에 대해 여러가지 추측을 내놓고 있다. 우선 7시리즈에 도입된 통신 및 컴퓨터 장치가 너무 많아 주파수 간섭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또 주파수 필터링 기술을 도입하지 않아 특정 지역에 주차할 때 리모컨이 미작동되는 것으로 점치고 있다. 또 다른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7시리즈의 국내 판매가 급격히 증가하다 보니 다른 나라에 가야할 제품이 우리나라에 도입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우리가 판매하는 브랜드도 몇 년 전 다른 나라로 가야할 차를 국내 판매가 늘자 방향을 선회해 국내 시장에 도입한 적이 있었는데 일부 지역에서 리모컨 작동이 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라고 털어 놓았다. 즉 처음부터 국내 여건에 알맞지 않는 리모컨 시스템이란 말이다.

BMW 서비스센터에선 소비자들의 리모컨 미작동 항의에 대해 정확한 설명없이 고객들에게 리모컨으로 열거나 잠그지 말고 열쇠를 직접 이용하라고만 말하고 있어 고객들의 화를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BMW 745Li를 구입한 김명수(68·사업)씨는 "1억6천만 원 상당의 돈을 들여 구매한 차가 리모컨으로 차 문을 잠그지도 열지도 못한다는데 말이 돼냐"며 "서비스센터 직원들이 열쇠로 문을 잠그면 되지 않느냐라고 말할 땐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01년 국내에 판매된 수입차 중 가장 높은 불량율(2717대 판매 대수 중 67%인 1838대 불량 리콜)을 기록했던 BMW가 최근 또 다시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잃고 있어 극복해야할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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