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공단창원시
탕탕탕탕탕탕~ 우굴탕~ 쿵! 탕탕탕탕탕탕~ 우굴탕~ 쿵!
"자자~ 속도 좀 내자."
탕탕탕탕탕탕~ 우굴탕~ 쿵! 탕탕탕탕탕탕~ 우굴탕~ 쿵!
"야야, 동작 좀 봐라. 오늘 아침에 굼뱅이로 삶아 처묵었나, 와 그리 늦노? 또 철야하고 싶나?"
탕탕탕탕탕탕~ 우굴탕~ 쿵! 탕탕탕탕탕탕~ 우굴탕~ 쿵!
"씨팔! 이라이(이러니) 손가락이 자꾸 날라가지."
"이기 기계야? 고물이지."
100평 남짓했던 그 프레스 실에는 여러 종류의 프레스기가 있었다. 프레스실 입구에는 비교적 최신형이라고 뽐내던 자동 프레스기가 있었고, 자동 프레스기 뒤편에는 아주 낡은, 그러니까 유효기간이 이미 5-6년이나 지난, 크고 작은 수동 프레스기가 일렬로 쭈욱 줄을 서 있었다.
프레스실 왼편 구석에는 스위치를 올리면 엄청난 소리를 내는, 엄청나게 큰 기계가 한 대 있었다. 그게 바로 절단기였다. 그 절단기 옆에는 절단기에서 일정한 크기로 잘려진 철판을 반듯하게 펴주는 기계도 한 대 있었다. 그 기계의 이름은 언뜻 떠오를 듯 하면서도 잘 떠오르지 않는다.
프레스실의 공정은 대략 이러했다. 먼저 작업반장이 주문서에 그날 하루 필요한 만큼의 철판을 적어 프레스실 주임의 결재를 받는다. 그리고 그 주문서를 작업을 맡은 노동자에게 건네면, 그 노동자가 자재실에 가서 철판을 싣고 온다. 그 다음, 전지(全紙)처럼 생긴 철판을 일정한 크기에 맞추어 절단기로 자른다.
그렇게 잘라낸 철판은 반듯하게 편 뒤 자동 프레스기에 가져가 물린다. 그러면 이내 자동 프레스기에 설치된 금형에 따라 여러 형태의 제품이 되어 나온다. 하지만 그 제품은 철판에 그대로 붙혀 있다. 그래서 철판에 붙은 제품을 떼 내는 공정을 한번 더 거쳐야 한다. 그 다음, 그 제품을 수동 프레스기로 가져가 구멍을 뚫기도 하고 구브리기도 하면서 5-6회의 공정을 더 거친 뒤 다른 부서로 넘겨졌다.
그러니까, 주문서-결재-자재실 철판 구입-절단기 절단-교정기 교정-자동 프레스기에서 제품 찍기-철판과 제품 분리-세척-수동 프레스기 작업-세척-작업-세척, 등의 순서로 계속해서 이어지는 것이다.
우우웅~ 우우웅~
"야! 손 치워."
"잠깐! 철판이 삐뚤어졌어."
"자~ 밟는다."
철커덕~ 쿠쿵!
그랬다. 절단기에서 철판을 자를 때가 가장 위험했다. 왜냐하면 다른 프레스기는 다쳐봐야 손가락 몇 마디 정도 잘리면 그만이었지만 이 절단기는 손가락 정도가 아니라 손목, 팔목까지도 가차없이 잘라낼 수가 있었다. 그래서 철판 자르기 작업은 두 사람이 동시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