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문 걸고 결판내자" 했지만... 역시나

'지지부진' 신당 논의, 30일 민주당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

등록 2003.07.30 09:35수정 2003.07.31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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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당진로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최고위원상임고문연석회의가 길어지자, 이상수 사무총장등 참석자들은 도시락을 시켜 먹으며 격론을 계속 벌였다.
30일 오전 당진로를 논의하기 위해 모인 최고위원상임고문연석회의가 길어지자, 이상수 사무총장등 참석자들은 도시락을 시켜 먹으며 격론을 계속 벌였다.오마이뉴스 이종호

<4신 : 30일 오후 2시30분>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결론 없이 정회, 내일 오전 속개키로


민주당 중진들도 당 진로 문제를 매듭짓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는 점심 식사 후 오후 1시부터 속개 됐으나, 성원 부족으로 결국 산회됐다. 정대철 대표는 31일 오전 9시 다시 회의를 열어 최종 절충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회의 막판까지 신·구주류 양쪽은 깊은 인식의 골을 넘어서지 못했다. 개혁신당으로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는 인식만을 공유했을 뿐, 외부개혁세력과의 통합 여부나 방식에 대해서는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조정회의의 재탕에 불과했다는 평가도 흘러나왔다.

김근태 고문은 "분당을 전제로 한 개혁신당에는 공식적으로 반대한다"며 선을 분명하게 그었다. 이어 그는 "민주당을 지역정당으로 봐서는 안 된다, 지금대로라면 내년 총선에서 중대한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말한 뒤 신·구주류간 불신 해소를 위해 당내 각종 모임을 해체하자고 제안했다.

김원기 고문은 "개혁신당이 청와대 생각이라고 오해하고 있는 것같다, 대통령은 생각보다 빨리 중간지대에 와 있다"는 말로 구주류 의원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되고 어떤 사람은 배제해야 한다고 해서는 안 된다"며 구주류 의원들의 '외부개혁세력 배제론'을 강력히 비판했다.


반면, 박상천 최고위원은 "당을 유지하면서 획기적 정당개혁을 하고 외부인사를 영입하면 된다"면서 "민주당의 틀을 유지한다면 모든 것을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전당대회 개최와 관련해서도 일부 중진들 사이에 이견이 노정되기도 했다. 김상현 고문은 "이곳에서 해결하지 못하고 전당대회까지 간다는 것은 당 지도부로서 무책임한 일"이라며 최고위원·상임고문 회의에서 당 진로 문제를 매듭짓자고 주장했다. 최명헌 고문도 "조정회의를 계속 열어 전당대회에서 불미스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전당대회 연기론을 주장했다.


하지만 이상수 사무총장은 "이해관계의 폭이 좁혀져 승복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전당대회를 열어도 문제없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최고위원과 상임고문은 내일 오전 회의를 속개해 당의 진로에 대한 격론을 벌일 예정이다. 하지만 여전히 합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분석-왜 지지부진한가] 좁히기 힘든 영남공략 해법
"영남서 출마하려면 통합신당해야" vs "민주당은 이미 전국정당"

▲ 영남출신의 김태랑 최고위원(맨왼쪽)과 김기재 고문(가운데)은 '통합신당을 해야 전국정당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마이뉴스 이종호
왜 이렇게 지지부진할까. 신·구주류가 벌써 수개월째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으면서도 신당 문제를 풀어내지 못하는 원인은 총선을 바라보는 근본적인 '인식의 차이'에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신주류는 민주당이 여전히 지역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구주류는 "민주당은 이미 전국정당"이라는 점을 거듭 역설하고 있다. 이 사이의 거리는 크다. 특히 다음 총선에서의 영남공략 해법과 관련해서는 더욱 좁히기 힘든 견해차가 있어 신당 문제가 풀리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30일 오전 열린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도 이같은 견해차는 어김없이 나타났다.

영남 출신인 통합신당파 김태랑 최고위원은 "영남에서는 통합신당이라도 해야 출마의 명분이 선다"며 구주류 쪽에 통합신당 참여를 간절히 호소했다. 또다른 영남 출신인 김기재 의원도 "지역구도를 예사롭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면서 "절반을 잘라내는 아픔을 감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의 호남 기득권을 포기하지 않고는 전국정당으로 거듭날 수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정균환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이미 전국정당의 기반을 닦았다"는 논리로 반박했다. 그는 "민주당이 호남당이고 DJ당이기 때문에 전국정당화를 위해 신당을 창당한다는 논리에 동조할 수 없다"고 했다.

박상천 최고위원은 "영남 진출은 경쟁력있는 후보 확보와 전통적 지지층의 열렬한 선거운동을 통해 가능하다"고 정 최고위원을 거들었다. 박 최고위원도 "민주당은 호남당이 아니"는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김기재 상임고문은 "영남과 호남의 기상이 다르다, (영남지역에서의) 고정관념이 만만치 않다"며 '영남현실론'으로 재반박했다. / 이성규 기자


<3신 : 30일 낮 12시30분>

김원기 "참 이상한 사람들이야"... 김근태 "열은 오르는데 과격해지지는 않고 있다"
여전히 안개속, 도시락 회의 진행중


외부개혁세력과의 관계정리 문제로 신·구주류 중진 의원간의 팽팽한 줄다리가 계속되고 있다. 몇몇 의원들의 입에서는 벌써부터 "진전이 없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한편 통합신당이냐 리모델링이냐는 논의를 접고 전당대회를 어떻게 하면 별 탈없이 개최할 수 있을까하는 문제로 의제가 옮겨갈 조짐도 보이고 있다.

11시30분께 회의장을 빠져나온 김원기 고문은 논란이 되고 있는 외부개혁세력과의 통합문제에 대해 "아직은 합당대상을 알 수 없는 것이다, 신당이 뜨지도 않았는데…"라며 불만을 털어놨다. 그는 "여기 참 이상한 사람들이야"라며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당사 밖으로 나온 김 고문은 '진전이 없는 것이냐'고 묻는 기자들에게 "진행과정을 잘 모르는 분들이 계셔서 그 과정을 알리는데 시간이 걸리는 것 같다"고 답했다. 논의가 한 곳으로 모아지기보다는 중구난방으로 퍼져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김근태 의원은 "열은 오르는데 과격해지지는 않고 있다"면서 회의결과를 조심스럽게 낙관했다. 그는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시각"이라며 오후 토론에 기대를 걸었다.

점심 약속차 당사밖을 나선 박상천 의원은 "통합 및 영입기구를 만들어 당밖 개혁세력이 통합신당에 참여할지 의견을 들어보자는 제안이 저쪽에서 나왔다"고 전하면서 자신의 주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낮 12시30분 현재 민주당 최고위원·상임고문들은 도시락으로 점심을 들며 전당대회에서 예상치 못한 사태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주제로 회의를 계속하고 있다.


<2신 : 30일 오전 11시10분>

계속되는 '레코드판' 토론... 한명씩 밖에 나와 기자들에게 말하는 의원들


오전 11시 현재, 민주당의 진로를 놓고 각 계파 중진 의원들 간의 난상토론이 계속되고 있다.

회의의 핵심 쟁점은 통합신당을 창당할 경우 통합의 대상은 누구인가, 그리고 민주당을 해산할 것이냐의 여부로 모아지고 있다. 또한 외부 개혁세력과의 관계를 어떻게 정리할 것이냐의 문제도 계파간 공방의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통합신당파인 김태랑 최고위원은 회의도중 빠져나와 "지도부나 책임있는 분들이 모였으니 전당대회나 당무회의 전에 좋은 방향이 있으면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오늘 회의에서 결판을 내자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외부개혁세력과의 관계 정리와 관련 "서로의 지분을 요구하는 당대당 통합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민주당이 주체가 돼 개별적 입당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김 최고위원은 "현재 실무자들의 중재노력도 좋지만 책임있는 지도자들이 당의 향배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데 서로 공감대를 이뤄가고 있다"고 내부 회의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반면 통합신당파 정세균 정책위 의장은 "레코드판을 틀어 놓은 분위기"라고 말해 여전히 협상이 교착국면에 머물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그렇게 쉽게 조율이 될 것이었다면 지금까지 이러했겠느냐"면서 "그래도 극적 드라마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타결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았다.

리모델링파인 최명헌 고문은 "지금 여러가지가 논의가 되고 있는데 나는 무엇보다 통합신당의 상대가 누구냐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외부개혁세력과의 통합에 부정적인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정동영 고문이 과거와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고는 하더라, 민주당의 정통성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며 정 고문이 통합신당을 지지하는 입장으로 선회했음을 전하기도 했다.


<1신 : 30일 오전 9시30분>

정대철 "문 닫아 걸고 당 진로 결판내자"


정대철 민주당 대표는 30일 오전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 참석해 당 진로 문제와 관련 "오늘 여기서 문을 닫아 걸고 흰 연기가 피어오를 때까지 숙의해 결판을 냈으면 한다"며 "당원과 국민이 안심하고 사랑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읍소하는 심경으로 여러분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길, 정당 발전사적 고려, 노 대통령과 뜻을 얼마나 따를 것인지 등 3가지 사항을 고려해 논의했으면 한다"고 제안한 뒤 "오늘 이 자리에서 결론을 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대표는 검찰 출두 시기에 대해 "당무회의가 끝나는 대로 검찰에 나가 내 의견을 밝히겠다"고 말해, 이르면 8월초 출두할 계획임을 거듭 확인했다.

평창동계올림픽유치특별위원회에서 김운용 상임고문의 사퇴 권고결의안을 가결한 것과 관련해서도 그는 대단히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히고 "지원특위에서 사퇴권고 결의를 통과시킬 수 있는 것인지, 인사문제를 기립투표로 정해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정대철 민주당 대표는 30일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당진로문제를 결정지을 때까지 오늘 토론을 계속하자'고 말했다.
정대철 민주당 대표는 30일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서 '당진로문제를 결정지을 때까지 오늘 토론을 계속하자'고 말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다음은 정대철 대표의 모두발언 전문.

"오늘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가 열리게 된 것은 조정대화기구에서 신당 논의를 조정해 매듭짓기를 바라는 당무회의의 결의를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무회의를 열기 전 마지막으로 최고위원·상임고문들이 모여 결론을 내봤으면 좋겠다. 오늘 문 닫아 걸고 흰 연기가 오를 때까지 논의해 결판을 냈으면 좋겠다.

김상현, 김용희 고문은 40년 가까이 당을 지켜온 분들이고, 김원기 고문이나 나는 26∼27년을 당과 함께했다. 여기 최고위원으로 계신 분은 국회의원을 16∼17년씩 한 원로이다. 허심탄회하게 논의해 귀결을 보고 당과 국민이 안심할 수 있고, 사랑을 할 수 있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읍소하는 심경으로 호소한다."

이협 최고위원 "이불 가져오라고 할까요?"

"조정회의를 여섯차례 열고, 막후접촉을 수십차례씩 가졌다. 하지만 불신의 늪이 깊었다. 어떻게 뛰어넘을 것인가 논의해 보자.

오늘 논의는 3가지 고려 하에 진행했으면 한다.

첫째, 내년 총선에서 이기는 길이다. 좀더 이기는 길이 뭔가 리모델링이냐 통합신당이냐 하는 것이다. 둘째, 정당 발전사적 고려이다. 지역편중주의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정당을 새로 만들면 극복·조정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다. 셋째, 노 대통령과 함께 가는 길인가. 노 대통령의 뜻을 얼마나 따라야 하는 건가를 깊이 마음에 두고 논의해야 한다.

이 세가지 사항은 조정대화기구에서 수 십 차례 얘기했다. 깊이 생각해 달라. 어제 조정회의에서 말했지만 숙의된 결론을 냈으면 한다. 잠정적인 결론은 1일 혹은 4일 당무회의를 열어 리모델링이냐 통합신당이냐를 결정지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서 반복 끝에 결론을 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 3시간 아니 5시간, 논점을 정리하면 1시간 내에도 가능하다고 본다.

신상문제에 대해 말하겠다. 당무회의 끝내는 대로 검찰에 나가서 밝히겠다. 끝내는 즉시 검찰에 나가 내 의견을 밝히겠다.

김운용 고문이 나왔다. 평창 특위에서 사퇴권고결의안을 가결시켰다고 한다. 대단히 유감이다. 첫째, 지원특위에서 사퇴권고결의안을 통과시킬 수 있는가. 둘째, 인사문제를 기입투표로 할 수 있는가. 내용에 관계없이 막무가내로 이뤄질 수 있나.


정대철 민주당 대표는 '당무회의가 끝나는 대로 검찰에 출두하겠다'고 밝혔다.
정대철 민주당 대표는 '당무회의가 끝나는 대로 검찰에 출두하겠다'고 밝혔다.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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