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통합신당으로 가닥... '도로민주당' 되나

등록 2003.07.30 20:26수정 2003.07.31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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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철 민주당 대표와 지도부가 30일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정대철 민주당 대표와 지도부가 30일 오전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민주당 신주류의 좌장격인 김원기 고문이 30일 "대통령은 생각보다 빨리 중간지대에 와 있다, 개혁세력 중심의 선거가 승산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신주류 내 개혁신당 논의를 공식적으로 포기했음을 선언했다.

김 고문의 이같은 발언은 노 대통령도 '개혁신당'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통합신당 쪽으로 기울었음을 동시에 시사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김원기 고문은 이날 오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상임고문 연석회의에 참석, 구주류 쪽의 '위장 개혁신당론'을 반박하기 위해 이같이 발언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그는 "전문성과 지도력, 안정감을 갖춘 인사를 1차 영입대상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써, 우선적 결합대상이 외부개혁세력이 아닐 수 있음을 부인하지 않았다.

신주류 핵심멤버인 정동영 고문도 "과거와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민주당의 정통성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다"고 톤을 낮추며 구주류를 설득, 통합신당 지지 쪽으로 입장을 선회했음을 내비쳤다. 그는 "당의 선해체나 특정인물 배제주장은 철회됐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들 뿐 아니라 중도파로 분류되는 지도부들도 개혁세력만으로는 총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입장에 동조하면서 '개혁신당 포기론'에 가세했다. 이는 신주류의 진의를 의심하는 구주류에게 화해의 제스처를 내보임으로써 지지부진한 신당 논의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태랑 최고위원은 "개혁파들 가지고는 영남에서 총선에 승리하지 못한다"며, 더 이상 위장 개혁신당론으로 통합신당 대열에서 이탈하지 말 것을 구주류 쪽에 촉구했다. 김근태 의원도 "당내에서 개혁신당을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기재 의원은 "우리 당과 한나라당의 경쟁에 있어서 개혁파들이 우리 당에 긍정적인 변수인지 부정적인 변수인지 고려해 봐야 한다"면서도 "개혁신당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고 못박았다.


한나라 탈당파·신당연대 "도로민주당과는 통합 않겠다"

이로 인해 범개혁세력 대통합을 구상하고 있는 신당연대와 한나라당 탈당파들의 신당 진로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민주당은 '도로민주당'을 창당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한나라당 탈당파와 신당연대는 '도로민주당과의 결합불가'를 선언하고 8월 하순께 공동창당준비위원회를 발족시키며 독자세력화를 준비하고 있다.

허정규 신당연대 공보담당은 "처음부터 우리는 외로운 싸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민주당은 마지막 기회를 놓친 것이다, 통합연대랑 통합 선언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민주당의 신당과는 별도로 압박하기 위한 액션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공보담당은 "창당추진위원회를 꾸릴 때 한나라당 탈당파와 같이 꾸릴 것"이라며 "민주당만 빠진 채 계속 진행할 것이고 이제는 이대로 남을 수밖에 없는 구도로 돼 버렸다"고 말해, 민주당과의 결별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동영, 민주당 발전적 해체 소신 굽히지 않아

하지만, 개혁신당 논의 자체가 완전히 포기됐다고 보기에는 다소 이른감이 있다. 외부개혁세력이 통합신당에 합류할 수 있도록 길을 어떤 방식으로든 열어두고 있기 때문이다.

정동영 고문은, 톤이 낮아졌기는 하지만, "당의 발전적 해체를 통한 보수퇴영적 정당구도를 깨야 한다"며 발전적 해체 주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다. 김원기 고문도 "사전에 어떤 사람은 되고, 어떤 사람은 배제한다고 해서는 안 된다"며 외부개혁세력에 대한 문호개방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상수 총장은 "합당파트너인 바깥세력은 개혁신당파와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참여정부 지원세력이 될 것"이라며 외부개혁세력을 통합신당의 통합대상에서 전적으로 배제하지는 않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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