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택시운영이 난폭한 운전문화를 가져온다

운전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도 현행 택시운영과 운행방식은 개선되어야

등록 2003.08.07 15:03수정 2003.08.07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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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에는 법인택시가 259개 회사에 2만3147대가 있고 , 개인택시가 4만6853대가 있어 택시 총수는 7만 대에 이른다.

택시운영이 서비스 직종으로서 잘 운영되어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택시운행에 대해서 불만을 호소하기 이전에 택시운전자의 어려운 사정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가장 일차적인 문제는 택시업종에 종사하는 운전기사의 생계비 보장이다. 현재의 택시임금제도하에서 택시운전자는 공익적인 서비스 종사자임에도 불구하고 고정급여만으로는 생활이 안된다는 점이다.

매년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도시근로자 최저생계비의 3분의 1이 못되는 형편이다. 택시운전자가 추가로 수입을 얻기 위해서 무리한 운행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3시간 이상의 초과운전, 과속, 난폭, 탈법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교통사고 현황을 보아도 택시운전자들이 얼마나 쫒기며 운행을 하는지 알 수 있다.

2000년도에 사업용 차량의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5만1467건이다. 이중에서 화물차가 12.5% , 버스가 24%인데 비해 택시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2만5588건으로 무려 49.7%에 달한다.

전국에 개인택시가 13만8256대이고 회사택시가 9만398대로 개인택시가 회사택시보다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전체 택시사고 2만5588건중에 회사택시 사고가 개인택시의 9배인 2만1938건에 달한다.

회사에 납입하는 사납금을 채우고 추가의 생활비를 벌려고 하다보니 무리한 운행이 불가피해지고, 무리한 운행은 과속, 난폭, 탈법으로 이어지면서 필연적으로 수많은 교통사고가 뒤따르는 것이다. 그렇다고 생계에 쫒겨 무리한 운행을 하면서 생기는 택시운전자의 운전방식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본다.


다만 그러한 사정을 염두에 두고 택시문제를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택시운행중에 발생하는 운전방식은 서비스 업종인 택시운전자에 대한 이미지 실추와 함께 우리 사회의 운전문화에 미치는 악영향도 크다. 우리나라의 운전문화가 좋지 않다는 점은 국내외적으로 악명이 높다.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외국인의 경험담에 의하면 그들은 한국의 운전문화 자체에 대해 매우 심한 불안감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에서 운전해본 사람치고 스스로들 불쾌한 경험을 해보지 않은 사람도 없다. 불평과 불만을 터트리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따라서 교통체증이 심한데다 촉박하고 급하게 살아가는 한국사람은 운전하면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버스나 택시는 시민의 발 노릇을 하면서 공공성과 공익성을 띠고 있는 서비스 업종임에도 불구하고 나쁜 운전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실정이다. 버스나 택시운전 문화는 공공성과 공익성을 띤 업종의 종사자가 오히려 공공 질서를 파괴하는데 앞장서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회사택시의 경우를 보면 1차선이 좌회전이고 3차선이 버스 차선일 때 2차선은 직진 주행차선으로 대체로 차량이 많은 편이다. 승객을 태운 택시는 1차선으로 운행하다 신호나 교통체증에 의해 좌회전 차선에서 막히면 2차선으로 급작스럽게 차선변경을 한다.

우리나라는 택시승강대 설비도 잘 안되어 있지만 택시나 승객 모두가 승강대 질서를 거의 지키지 않는 나라이다 . 택시는 승객을 색출이라고 할 만큼 열심히 찾아다닌다. 그러다보니 승객을 태우기 위해서 바깥차선으로만 주행할 수밖에 없다. 인도나 바깥차선 아무데나 나와 있는 택시승객을 발견해 태우려면 택시는 서행을 할 수밖에 없는데 이때 뒤따라가는 버스나 일반 차량들은 답답하기 그지없는 것이다.

특히 택시는 승객이 발견되거나 , 또는 승객의 요구에 따라 아무데나 내려주어야 할 경우에 무조건 갑자기 정차해버려 뒤따라가는 차량들은 매우 당황하게 한다. 교통체증의 요인이 되기도 한다. 이는 택시가 가장 많은 원성과 비난을 받는 운행방식이다.

더욱이 요즘은 택시의 공차율은 높은데 비해 승객 수는 감소하다보니 승객을 태우기 위한 빈 택시간의 경쟁이 마치 전쟁터를 방불한다. 빈 택시가 2대 이상 줄이어 갈 경우, 뒤따라가는 택시는 승객을 앞 택시에 빼앗길까봐 불안한 심정이다.

심지어는 반대차선 쪽의 승객을 태우기 위해 중앙선을 넘나드는 것이 다반사이다. 사납금에 쫓기는 데다, 생활비 보충을 위해 더 벌어야 한다는 압박감속에 같은 업종의 동료간에 벌어지는 경쟁풍토는 서글프기까지 하다.

빈 택시가 많다보니 승객에 대한 친절도는 많이 높아졌다. 승객을 골목골목 깊숙이까지 모셔다 준다. 그러나 앞서 지적한 운전방식과 과속, 난폭, 탈법 운전방식은 승차한 승객을 불안하게 할 뿐만 아니라 시내도로 운전문화를 어지럽히는 주범이 되고 있다. 그 결과 교통사고가 잦을 수밖에 없다.

공공성과 공익적 질서를 회복하고 인상 쓰지 않는 운전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도 현행 택시운영과 운행방식은 개선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승객이 회사 택시로부터 자가용 운전기사가 모는 것처럼 쾌적하고 편안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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