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한 아이들

확인 부분 정해주고, 스스로 책임질 수 있게 해주세요

등록 2003.08.12 09:59수정 2003.08.12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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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을 지도할 때에 상당히 신경 쓰이는 것이 어린이들의 뒷정리를 잘 하지 못하는 습관이다. 청소를 하면 청소도구들을 아무데다 놓은 채 끝나기도 하고, 서로 미루다가 그냥 가버린 뒷자리에는 쓸어모아 놓은 쓰레기들이 남아 있기도 하는 등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이런 어린이들에게는 아무리 끝마무리를 잘하라고 해도 잔소리에서 그치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것은 어린이들이 비교적 차분하지 못하고 서두르는 버릇이 있어서 이고, 또한 아직 미숙한 그들이 이런저런 것들을 사리 분별하여서 꼼꼼히 챙기기는 어려운 게 또한 사실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차분하게 뒤처리를 말끔하게 요구하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서 학급 담임을 하던 시절에는 청소를 마치면 반드시 검사 맡을 부분을 정해두고, 꼭 확인하는 것으로 뒷정리 습관을 길러 주었는데 상당히 효과적이었던 것 같았다.

매일 청소를 확인하는 데 청소구역이 몇 군데나 되고 보면 늘 함께 청소 시간에 참여 할 수는 없다. 그래서 화장실이나 교실이나 청소를 맡은 구역에서 반드시 확인을 하는 부분을 정해둔 것이다. 화장실의 경우 구석, 청소도구 정리를 집중적으로 확인해 보고, 교실의 경우 창틀의 먼지, 청소용구 정리, 쓰레기통의 주변을 확인해 보면 다른 곳보다 소홀하기 쉽다.

이렇게 일정한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확인을 하는 것을 알게 되면 일단 그곳부터 확인을 하게 되고, 그래서 다른 곳은 더 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습관이 저절로 몸에 붙게 된다. 가령 교실 청소를 하는 아이들은 청소검사를 받기 전에 우선 늘 창틀을 확인하는 아이, 쓰레기통 주변을 확인하는 아이, 청소도구들을 정리하는 아이 등으로 나뉘어서 각자가 맡은 부분을 확인하게 된다. 만약에 잘못 되어서 지적을 받으면 그 담당자가 책임을 지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스스로 자신들의 일을 분담하고 확실하게 정리정돈을 하는 버릇을 들여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처럼 늘 관심을 가지고 확인해주고 이끌어 주는 부모라면 반드시 아이들에게 바른 뒷정리 습관을 길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한 두 번 적당히 넘기면 바로 그 순간에 자신들이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을 쉽게 포기하고 달라져 버리는 게 아이들의 습관이다. 이런 아이들에게 마지막 뒷정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가르쳐 주는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옛날 어느 짚신 장수가 자신의 아들에게 짚신을 삼아 파는 것을 가르쳐서 함께 짚신 장수를 하는데, 아들은 젊어서 힘이 좋아서 짚신을 삼으면서 힘을 들여서 꼭꼭 삼았기 때문에 아버지의 것보다 훨씬 더 튼튼했다. 그러나 웬일인지 아버지 짚신이 다 팔리기 전에는 아들의 짚신이 팔리지 않고, 늘 남는 것은 아들의 짚신이었다.


아들은 늘 이런 일이 이상하여 아버지의 신발을 보아 가면서 열심히 해보았지만, 늘 그런 일이 계속 되었고, 의심은 풀리지 않았다. 아버지께 가르쳐 달라고 하여도 "네가 스스로 깨달아야 하느니라"며 가르쳐 주시질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갑작스런 병환으로 돌아가시게 되었다. 아들이 아버지께 다가갔을 때, 아버지는 아들에게 넘어가는 소리로 "털, 털" 하시다가 그만 숨을 거두시고 말았다.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아들은 아버지가 마지막 삼아 놓으신 짚신과 자기의 신발을 나란히 놔두고 아버지의 마지막 말씀인 '털'이 무엇을 뜻하는 지 살피고 있었다. 그리고 아들은 자기가 삼은 신발이 더 잘 삼아 졌지만, 아버지의 신발은 털을 깨끗하게 다듬어서 매끈한 것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다음부터는 아들이 삼은 짚신은 장터에서 가장 먼저 다 팔리는 인기품목이 되었다. 다른 사람보다 더 정성껏 힘을 주어서 삼은 신발을 털까지 하나도 보이지 않게 잘 다듬어 놓으니까 당연히 제일이었다.

여기서 우리나라가 수출을 우리의 살길로 삼고 수출에 전력을 기울이던 60년대 말부터 70년대의 우리 상품이 외국에 팔려 나가서 늘 문제가 되었던 부분이 바로 이런 마지막 뒷정리가 잘 안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마지막 손질이 안되어서 크레임을 먹고 되돌아오는 상품이 얼마나 많았던가?

이제 우리나라도 세계제일이라는 명성을 갖춘 제품들이 늘어가고 있지만, 우리 상품들이 더 잘 팔리고 더 값을 잘 받기 위해 뒷손질이 더 필요하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이제 우리 상품을 뒷정리 잘 하듯이 우리가 생활하면서 모든 일에 뒷정리, 뒷처리를 깔끔하게 하는 버릇을 기르는 것은 자신의 장래를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므로, 어려서부터라도 이런 버릇을 길들여 주는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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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아동문학회 상임고문 한글학회 정회원 노년유니온 위원장, 국가브랜드위원회 문화멘토, ***한겨레<주주통신원>,국가인권위원회 노인인권지킴이,꼼꼼한 서울씨 어르신커뮤니티 초대 대표, 전자출판디지털문학 대표, 파워블로거<맨발로 뒷걸음질 쳐온 인생>,문화유산해설사, 서울시인재뱅크 등록강사등으로 활발한 사화 활동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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