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전 민주당 당무회의 도중 소란을 일으킨 당원들이 옆 사무실로 옮겨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오마이뉴스 권우성
당 진로를 결정짓기 위한 8월 민주당 전당대회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
민주당은 14일 오전 8월에 개최하기로 했던 전당대회 의제와 안건 등을 결정짓기 위해 당무회의를 열어 핵심 쟁점사항에 대한 절충을 시도했지만, 결국 신·구주류간 이견 차를 좁히지 못했다.
8월 안에 전당대회를 소집하기 위해서는 당무회의에서 전대 소집 일주일 전까지 의제 등을 확정짓고 대의원들에게 공고해야 하지만,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게다가 8월 25일 잠실체육관 외에는 1만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실내 대규모 공간이 없어, 늦어도 오는 17일까지 의제와 안건이 확정되고 18일 대의원에 공고되지 않는 한 8월 전대는 힘들다는 것이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일단 민주당은 18일 고위당직자회의를 열어 당무회의 대책 등을 논의할 예정이지만, 뚜렷한 해결책이 도출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또 18일 이전까지 3일 동안 양 계파가 막후접촉을 시도할 계획이지만, 여기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신주류 내부에서는 전당대회 표결이나 탈당 외에는 대안이 없다는 목소리도 공개적으로 제기되기 시작했다.
14일 오전 9시 민주당 당사 4층 당무회의장. 3차에 걸친 마라톤 조정회의가 끝내 신당논의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열린 탓인지 팽팽한 긴장감마저 흘렀다.
특히 이날 당무회의는 시작부터 회의의 공개 여부를 두고 정대철 대표와 이윤수 의원간에 설전이 오갔고, 끝내 당무회의장 내에 있던 당원들 사이 몸싸움으로까지 확산됐다.
정대철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국가나 정당, 어떤 모임이든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조정회의에서 상호간 신뢰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해 결국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고 드린다"고 말했다. 정 대표에 따르면 3차에 걸친 조정회의에서 끝내 합의에 성공하지 못한 사항은 △합당방식 △전당대회 안건 △전당대회 준비위 구성 등 세 가지이다.
정 대표는 "당무회의에서 신당에 대한 논의는 8월 말까지 끝마쳐야 한다"며 "한편에서는 전당대회 날짜와 안건 등을 합의해야 하고, 한쪽에서는 전당대회 이전까지 단일안을 만들기 위해 대타협을 이끌어내는 일을 병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대표는 당무회의를 비공개로 할 것을 제안했다. 그러자 이윤수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당무회의는 공개로 해야 한다"며 "회의 자료에는 의결할 안건이 있다고 했는데 무엇을 의결할 것인지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또 정 대표가 "양해해 주신다면 비공개로 하자"고 중간에 말을 끊자, "의사진행 발언을 중간에 끊으면 어떻게 하느냐"며 벌컥 화를 냈다. 순간 정 대표는 상당히 굳은 표정으로 "그럼, 공개 여부를 두고 투표를 할까요?"라고 되물었다.
그러나 이 의원은 "지금 전당대회 논의는 결혼할 신부도 없는데 예식장 알아보고 날짜 잡는 식"이라며 "통합할 대상이 없는데 누구와 통합할 것이냐"고 말을 돌린 뒤, 조정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장영달 의원은 "회의의 효율적 운영은 의장의 책임이므로 회의의 공개 여부는 의장이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며 "전당대회는 애시당초 이윤수 의원이 소속된 선배그룹에서 전대 추진기구까지 만들어 요구했던 것 아니냐"고 이 의원을 공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