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원 자격증을 한나라당에서 뗀다?

[긴급 인터뷰] 이종걸 의원이 '민주당 정통성' 발언 한 이유

등록 2003.08.14 21:36수정 2003.08.15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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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걸 민주당 의원.
이종걸 민주당 의원.오마이뉴스 이종호
14일 민주당 당무회의에서 '민주당 정통성'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이종걸 민주당 의원이 본의가 잘못 전달됐다며 즉각 해명에 나섰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구주류 쪽이 법적·형식적 정통성 계승 발언을 고수하고 있는데 대한 반박 차원에서 '정통성' 문제제기 발언을 했다며 "법적·형식적 계승만이 당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것이 아니라 당의 이념, 철학, 정신, 역사를 계승한 당이 그 뿌리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라고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한 가지 예로, 새정치국민회의 이전의 민주당에 입당을 하고서도 당적을 옮기지 않은 당원의 경우 당원증명을 한나라당에서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들었다.

이 의원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통합민주당에서 나와 새정치국민회의를 만들었고, 그때 다수 당원들이 따라 나왔다"면서 "하지만 이후 잔류한 통합민주당의 이기택씨와 잔류당원은 결국 한나라당으로 합당해 법적·형식적으로는 통합민주당의 권리와 의무는 한나라당으로 갔다"고 부연했다.

이 의원이 이런 예를 든 이유는, 구주류 쪽이 통합신당에 반대하기 위해 형식논리로만 접근한다면 결국 법적·형식적 정통성은 한나라당이 가질 수밖에 없다는 논리적 허점을 해결할 수 없게된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해서다. 즉, '형식'적 단절을 통해 통합신당을 만들더라도, 그 '이념과 철학'을 얼마나 계승하느냐에 따라 정통성 계승의 여부는 달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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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은 이어 신당 논의와 관련 구주류 쪽을 더 이상 설득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는 견해를 피력하면서 "민주적 절차를 막는 것 자체가 비민주적 행위"라며 8월 전당대회 소집을 통한 표결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본인의 탈당설과 관련 "권 전 고문 비자금 사건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이 때 탈당한다는 것은 당원으로서 도리가 아닌 것 같다"며 선도탈당설을 부인했다. 하지만 그는 민주당 발전의 원동력 될 수 있다면 탈당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해,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이 의원은 8월 전당대회가 사실상 무산된 것과 관련 "정기국회가 총선 앞이라 빨리 끝나서 12월 정도에 여유가 있다고 피력하는 분들도 있다"라며 정기국회 뒤 전당대회론이 내부에서 논의되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종걸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당무회의에서 '정통성'에 대한 문제제기 발언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진의에 대해 설명해 달라.
"새천년민주당이 독재체제 하에서의 정통 야당으로서 민주화의 정통성을 가진 전당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 계신 모두 이의가 없다. 정통성은 법적·형식적 계승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통합민주당에서 나와 새정치국민회의를 만들었고, 그 때 다수 당원들이 따라 나왔다. 하지만 잔류한 통합민주당의 이기택씨와 잔류당원은 결국 한나라당으로 합당해 법적·형식적으로는 통합민주당의 권리와 의무는 한나라당으로 갔다.

그래서 새정치국민회의 이전에 입당한 당원은 당원 자격증이 없다. 이런 사람도 있다. 국민회의 이전에 입당을 했기 때문에 국민회의나 민주당에 재입당하지 않고 지금 민주당에서 당원 활동을 하더라도, 당원자격 증명은 한나라당에서 할 수 있다. 지금도 그 당사를 한나라당이 쓰지 않나.

법적·형식적인 것만 가졌다고 야당의 민주화 정통성을 가진 정당이 한나라당이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없지 않나. 법적·형식적 계승만이 당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것이 아니라, 당의 이념·철학·정신·역사를 계승한 당이 그 뿌리를 가지게 되는 것이라고 얘기했다.

현재는 형식적인 논쟁, 새천년민주당을 그대로 고수해서 당을 존속시키는 것만이 민주당을 계승하는 것이냐는 식의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여러가지 목적을 위해 통합신당으로 확대·발전해서 실질적인 민주당의 철학을 계승한다면 50년 정통성을 계승하는 것이다.

문제는 법적·형식적 문제가 아니다. 통합신당을 만들어 결과적으로 새천년민주당이라는 형식이 흡수되거나 신설됨으로서 없어진다고 하더라도 정신과 이념·철학을 계승한다면 50년 정통은 계승되는 것이다."

- 그렇다고 해서 새천년민주당만이 50년 정통성을 가졌다고는 볼 수 없지 않나.
"그런 얘기는 아니다. 현재 민주당이 정통성을 계승했다는, 그 뿌리를 가지고 있다. 법적·형식적으로는 물론 많은 단절이 있었다. 이후에도 법적 형식적 틀에 구애받을 것이 아니라 민주당을 발전·계승할 수 있는 다른 길이 있다면 그것을 통해 뿌리를 더욱 계승하는 것이다. 민주당을 고수해야 그 정신이 계승된다는 것은 형식논리라는 것이다."

- 오늘 발언이 탈당을 위한 마지막 메시지가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아직 나는 희망을 가지고 있다. 특히 우리 당이 권노갑 전 고문의 총선자금 내홍에 휩싸여 있고 여러 문제 등으로 어렵다. 이럴 때 탈당한다는 것은 당원으로서 도리가 아닌 것 같다. 우선 수습이 돼야 할 것이다. 가릴 것 가리고, 그래서 드러난 게 있으면 사과할 것 사과하고…. 공동의 책임이라고 본다.

그리고 탈당이라는 것은 민주당이 잘되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고려돼야 한다. 탈당이라는 면제자체가 그러하다는 것이다. 나를 떠나서라도 민주당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나는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 개인이 살고 죽고 하는 문제도 있겠지만 그동안 민주당 역사의 수혜자 아닌가.

민주당이 아니었으면 국회의원이 됐겠나. 3년 동안 민주당 마당에서 활동했다. 나는 민주당이 이 국가 개혁의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민주당을 잘 되게 하기 위해서 통합신당·개혁신당을 생각했던 것이지 다른 것은 없다. 탈당도 그런 측면에서 논의돼야 한다. 단순한 것이 아니다."

- 민주당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면 탈당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만약에 탈당을 한다면 그것은 민주당을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민주당을 떼어놓고 생각할 수는 없다. 민주당을 발전시키기 위한 것이어야지 민주당을 잘못되게 하는 것이라면 탈당할 수 없다."

- 8월 전당대회 소집이 사실상 어려워졌다. 이 상황에서 지지부진한 신당 논의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묘안이 없나. 마냥 설득할 수만은 없지 않나.
"입장이 분명해 졌다. 설득은 안되지 않나 생각한다. 물론 정치라는 것이 끊임없는 타협, 변화된 조건에서의 타협 등의 측면도 있다. 바뀌어 가는 생물과 같은 것이 정치이다. 그럴 여지가 있겠으나, 6∼7개월 동안 진행된 것을 보면 더이상 그런 설득은 어렵지 않겠나. 여러가지 목적도 보이고.

최종적으로 민주주의 원칙에 따라 해야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것을 막는 행위 자체가 바로 비민주적인 사고가 아니냐. 전당대회를 열어서 당원들 생각의 다수가 신당반대로 나온다면 이에 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수의 생각이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몇몇 분들이 자기 이해관계에 맞물려 막으려 하는 것은 민주정치의 산실을 만들어야 할 정당에 걸맞지 않은 행위라고 본다."

- 여전히 전당대회는 8월 내에 이뤄져야 한다고 보나.
"시기적으로는 그렇다. 정기국회가 총선 앞이라 빨리 끝나서 시기에 여유가 있다고 피력하는 분들도 있더라. 예전에는 정기국회가 12월까지 가지 않았나. 올해는 (내년 총선이 있으므로) 11월말에 끝나지 않겠나. 12월 한 달은 여유가 있다. 여유가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지금으로서는 8월 중에 해결돼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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