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위기 감지력 낮아지고 있다"

송두율 교수, 한반도 평화심포지엄에서 주장

등록 2003.08.21 14:32수정 2003.08.21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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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주정의구현사제단(대표 윤기국 신부) 주최 '한반도 평화심포지엄'이 지난 8월 18-20일 한국 성베네딕도 수도회가 운영하는 뉴저지주 뉴턴 소재 성 바오로 대수도원에서 개최되었다.

북핵 문제로 한반도 전쟁의 위기가 초래된 상황에서 개최된 이번 심포지엄은 재 독일 사회학자 송두율 교수를 주 연사로 초청한 가운데 진행되었는데, 송 교수는 '북핵 위기의 극복' 과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이란 두 가지 주제로 강의했다.

송 교수는 "북은 북미관계 협상에서 양보할 만큼 양보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이제는 미국 측이 북한의 입장에서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동안 남한 정부의 파병결정과 송금문제가 남북관계에 악재로 작용했지만 노 대통령이 8·15 경축사를 통해 6·15 평화 정신을 밝힌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연 중인 송두율 교수
강연 중인 송두율 교수이계송
송 교수는 또 오는 10월 한국 철학자 대회에 주 연사로 초대되었음을 밝히고 입국 허가를 받을 수 있을지 여부를 주시하고 있다고 하면서, 동 대회에서 발표할 논문의 일부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송 교수는 "세계는 좁아지는 데 미국은 자꾸 커지고 있으며 이는 코끼리가 도자기 집에 들어가는 격"이라고 비유하면서 오늘날 많은 나라들이 탈민족화 과정을 밟고 있는데 비해 미국은 오히려 국가주의로 가 세계를 주도할 자격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송 교수는 또 국제 정세 변화 속에서 낙관론을 펴고 있는 한국사회를 볼 때 위기에 대한 사회 감지력이 낮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고, "이는 참으로 경계해야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통일 문제는 북이 표방하는 민족공조 우선이라는 비동시성과 남쪽이 표방하는 국제화라는 동시성에다 또 다른 동시성을 갖는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작지만 아름다운 것(미)과 문화를 동시에 갖춘 나라를 만들어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심포지움은 송 교수 강연 외에 한국에서 온 윤갑구 피스네트웍 코리아대표(서울 대교구 평신도협의회 민족화해특별위원회 위원장)의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동북아 에너지 협력' 제안이 특별히 주목을 받았다. 윤 대표는 동 강연에서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지역 국가들의 에너지 현황을 설명하고 오늘의 세계 정세는 에너지 확보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에너지 문제의 해결만이 평화의 초석임을 강조하며 코러스(KoRus 코리아 러시아) + 평화 네트워크(PEACE Network) 프로젝트 건설을 제안했다.


동 발제의 토론자로 참석한 미국 디렉셀 대학의 김응택 교수는 "러시아와 중국, 한반도, 일본을 잇는 가스 및 송전시설 네트워크가 실현된다면 천연 자원을 최소의 비용으로 가장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으며, 파이프라인 전문가 민석홍 회장은 "이와 동시에 북한의 경수로 사업지연에 따른 에너지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국도 장기적 에너지 공급의 경제성과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재미 사회운동가 이창재 씨의 '신앙과 평화운동', 이도영 박사의 '4·3 민중항쟁과 한국전쟁', 재미 언론인 김민웅 목사의 '미국의 한반도 정책과 평화운동', 최종수 신부의 '한반도 평화와 종교인의 역할' 등의 연설이 있었다.


사제단은 심포지엄을 마치고 성명서를 발표하고 "미국은 한반도 내에서 어떠한 이유나, 어떤 식의 방법으로도 군사 행동으로 핵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며 "남과 북도 한반도 내에서 어떠한 이유로도 핵무기와 같은 대량살상무기의 제조는 물론 보유도 하지 않는다는 점을 전 세계에 선포하고,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요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제단은 이어 "특히 남한 정부는 오는 6자 회담에 임하면서 북의 체제와 안보문제에 대해서 형제적 입장에서 북을 이해하고 지원하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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