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와 작별하면서박도
서울에서 출발 전, 이번에 탐방하는 지방은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이라 하여 마땅한 겉옷이 없어서 아들 파카를 빌려 입고 왔는데 윗주머니 안이 터져 있었다. 습관적으로 그곳에 돋보기안경을 넣으면 밑으로 내려가 여간 불편하지 않던 차 바느질 도구로 터진 부분을 촘촘히 꿰맸다.
바느질 기구는 5색 실에, 바늘 2개, 핀 2개, 호크 1개, 와이셔츠 단추 2개, 노인들을 위한 바늘에 실 꽂는 기구 1개 등 예쁜 통에 담겨 있었다. 방 안 구석구석에는 예쁜 소품들이 많았다.
오늘 일정은 이와테현을 벗어나 아오모리현으로 이동하여, 낮에는 도와다(十和田) 호수와 오이라세(奧入瀨) 계류 산책 취재와 밤에는 ‘도와다호 겨울이야기(十和田湖 冬物語)’라는 축제 취재다.
08: 40, 아오모리로 출발하려는데, 구로다가 그때까지 떠나지 않고 주차장까지 찾아와서 우리 일행을 전송해 주었다. 그는 내게 가볍게 포옹하고는 좋은 작품을 쓰기를 바란다고 기원해 주었다.
나는 그와 굳은 악수를 나누고 버스에 올랐다. 우리가 탄 버스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구로다는 주차장에 서서 손을 흔들었다. 좋은 친구였다. 안내인 아이코씨가 마이크를 잡고 아침 인사를 했다. 그 새 기타도호쿠 각 현에서 나온 사람들은 모두 바뀌었는데 "자기와 운전기사만 바뀌지 않아서 미안하다"고 조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