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전주시교육청 회의실에서 실시된 교육장 공개전형 모습최인
학교장 최다 출장 횟수를 기록한 교장이 지역교육장에 임용된 것으로 알려지자, 전북 도내 교사들은 물론 교육단체들이 임용 재고를 촉구하고 있다.
더구나, 이같은 교장을 지역 교육장에 임용한 전라북도 교육청의 형식적인 교육장 공개전형 제도 역시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우선, 일부 학교장들의 과다한 출장과 상상을 초월한 출장비 사용 실태는 교사는 물론, 학부모들에게 큰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 일반 학부모들은 일부 학교장들의 학교 돈 유용 사례가 설마 이처럼 심각한지는 정말 몰랐다는 분위기다.
전교조 전북지부를 비롯한 교육단체들은 즉각 교육당국의 감사 착수와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교조 전북지부는 성명을 내고, 학교장들이 직접적인 교육활동도 아닌 출장비로 한해에 몇 백만원씩 학교예산을 쓰는 일이 온당한 일인지를 묻고 전북도교육청은 해당학교에 대한 즉각적인 감사에 착수하라고 촉구했다. 또, 과다한 출장과 수백만원씩의 출장비를 사용한 학교장에 대해서는 실제 출장여부와 출장의 필요성 등을 철저히 조사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또, 학교의 행정과 재정은 기본적으로 단위학교 학생들의 교육활동과 학교운영을 위한 것으로 기획되고 집행돼야 한다면서, 교장들이 사용하는 비용에는 업무추진비 및 애경사비 등의 업무추진성 경비가 따로 편성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학교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이 역시 수백만원에 이르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 때문에 출장비 외에 실제로 교장 한 명이 사용하는 경비가 천만원을 넘는 경우도 허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라북도 학교운영위원협의회 이의호 회장은 "학교예산은 학생 교육활동을 위해 지원된 예산이지 교장의 개인 용돈으로 준 게 아니"라고 지적하고, "교육당국의 철저한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전라북도 학교운영위원협의회 유영진 사무처장은, "교육장 공개전형을 통해 임용된 교육장이 1년에 114일 출장을 갔다는 것은, 충격"이라고 지적하고 학교 업무와 관련 없이 과다한 출장을 다녀온 교장들에 대해서는 단순한 행정처분으로만 끝낼 것이 아니라 그 책임까지 확실하게 물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전라북도 교육위원회 박일범 위원이 학교장 출장 실태를 표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무려 9명의 교장이 한 해에(방학을 제외하고) 백일이 넘는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그 중의 한 명이 이번에 전라북도 교육청이 실시한 교육장 공개전형을 통해 교육장에 임용됐다.
이번에 지역교육장에 임용된 K교장은, 자신이 체육회 이사를 겸하고 있어, 출장이 잦았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러나 설령 그렇다치더라도 학교장의 본분을 망각한 일임에 틀림없다는 지적이다.
K교장은 지난해 9월 1일, 진안의 모 중학교에 부임했고, 그 이후, 지난 7월 31일까지 11개월 동안 무려 114일의 출장을 기록했다. 한해 수업일수가 210여일 정도이기 때문에, 이틀에 한 번 꼴로 출장을 다닌 셈이 된다. 당연히 교육장 공개전형에서 무엇을 어떻게 평가해서 임용했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참교육학부모회 전주지회 박영숙 정책실장은, "학교장은 일선 학교의 관리감독자로서 학교관리를 잘 해야 할 그런 부분이 있는데 학교는 소홀히 한 채 그렇게 많은 날을 출장으로 돌아다녔는데도 불구하고 자체조사도 안 해보고 그런 사람을 교육장에 임용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