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석
새벽 네 시가 조금 넘은 시간. 기관사 김용현씨(35)는 양치질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오늘은 두 달에 한 번 꼴로 돌아오는 첫차를 운행하는 날입니다. 그에게 첫차는 매우 중요하고 또 부담스럽습니다.
"첫차가 잘해야 뒤따라오는 차가 잘하지 않겠습니까?"
첫차는 보통 젊은 사람보다 약간 연세가 있으신 분들이 많습니다. 비록 두 달에 한 번이지만 첫차를 이용하는 승객들을 볼 때면 그도 느끼는 바가 큽니다.
"첫차 이용객이 대부분 생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기 때문이기도 해요. 하지만 그것이 직업적인 이유이든 어떤 것이든 일찍 일어난다는 자체가 그만큼 인생이 길어진다는 게 아닌가요? 남들보다 앞서간다는 거잖아요. 본받을 점도 많고 저도 그렇게 살고 싶어요."
양치질을 끝내고 그가 차량기지로 자리를 옮긴 후 지하철 상태를 점검합니다. 버튼이란 버튼은 모두 눌러 작동상태를 확인하고 문도 열었다 닫았다 합니다.
그러는 사이 한 시간이 훌쩍 흐르고, 드디어 새벽 5시 20분. 대곡역을 출발해 교대역까지 운행하는 대구지하철 첫차가 출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