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윤영
“아이들에게 책은 정말 재밌는 것이라는 생각을, 도서실이 즐거운 장소라는 것을 느끼게 하고 싶어요.”
백미영(33) 교사가 근무하는 대전 유평초등학교 2학년 2반 교실에서는 특별한 수업이 진행된다. 날마다 30분씩 수업의 시작은 책 읽기로 시작되기 때문이다. 월요일과 화요일에는 학급에서 아이들이 스스로 책을 읽고, 수요일에는 도서실에 와서, 목요일에는 어머니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준다. 그리고 금요일은 백 교사가 책을 읽어주고 토요일은 동시동요를 배우는 시간. 그녀는 아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선생님’으로 통한다.
“처음에 읽어주기 시작할 때는 아이들이 산만해 하고 ‘선생님 뭐하나?’ 이런 반응이었어요. 지금은 집중도 잘하고 ‘언제 읽어주세요?’라고 그 시간을 기다리기도 합니다.”
백 교사는 책을 읽은 후 아이들에게 표현하게 한다. 굳이 딱딱한 독후감이 아니라 친구들에게 자기가 읽은 책을 소개하기도 하고 기억나는 장면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주인공에게 편지를 쓰게 하는 것.
“좋은 책을 읽고 당장 행동으로 나타난다면 무슨 걱정이 있겠어요. 하지만 책에서 받은 느낌, 교훈들은 잠재적으로 내재돼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기 마련이죠. 이를 위해서 책을 한 번 읽고 마는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읽는 것이 중요합니다.”
백 교사는 도서실도 담당하고 있다. 지난해 개교한 이 학교에 오게 된 후 도서실을 맡겠다고 자원을 했다. 도서관이 멀고 책에 대한 접근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좋은 책을 접할 수 있는 도서실의 역할을 해주고 싶다는 사명감이 불쑥 고개를 내밀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