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어진 지역역량 모여야 지역발전 이룰 것"

[인터뷰] 광주전남지역혁신연구회 박광서 회장

등록 2003.09.04 18:14수정 2003.09.10 08:42
0
원고료로 응원
박광서(전남대 교수) 광주전남지역혁신연구회 회장은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흩어져있는 지역 역량들이 네트워킹을 형성해야 한다"며 "혁신연구회가 이런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전남지역혁신연구회는 지난 3일 지역 경제 및 산업정책에 대한 점검 등을 목적으로 발족한 민간 연구단체로 광산업, 관광문화산업, 생물산업 육성에 대한 연구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박 회장은 "우리 경제발전 과정에서 중앙정부는 지역발전 위해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지만 실제 외형적 성장이 지역발전과 주민 소득으로 환원되지 않았다"며 "결국 지역민이 중심이 되어, 지역민의 아이디어로 지역의 발전에 스스로 참여하지 않는 한 외형적 성장이 결과적으로 지역의 발전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고 지역혁신이 강조되는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결국 지역 핵심역량들이 아이디어 공유,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 서로 다른 분야가 협동, 협조해야 새로운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다"면서 "광주의 광산업, 전남의 생물산업과 두 시도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화관광 산업, 이 세 가지 산업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연구회 운영과 관련 "매월 1회씩 각 팀별로 워크숍을 진행 할 것이다"며 "먼저 광산업이 어떻게 진행해 왔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해서 점검하고 발전을 위해 산학연관 각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이지에 대한 실천적으로 이야기를 해 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박 회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1일 전남대 경영대학 연구실에서 진행했다. 다음은 박 회장과의 일문일답이다.

- 지역혁신이라는 중요하게 대두된 배경은 무엇인가.
박광서 회장
박광서 회장오마이뉴스 강성관
“혁신, 지역혁신을 간단히 말하면 지역의 흩어져 있는 역량을 네트워크를 통해 한 데로 모아 모든 분야에서 지역발전을 이뤄내는 것이다. 지역혁신이 왜 얘기되느냐, 국가적으로 두 가지 차원에서 더 나은 발전을 위해 혁신이 이야기되고 있다.

하나는 산업의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지방이 발전돼야겠다는 것이다. 수도권 집중현상으로 인한 부담을 지역으로의 분산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 오랫동안 산업간 지역간 불균형이 심화되니까, 지금은 정치 경제발전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역간 불균형을 해소하고 각 지역이 골고루 발전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전의 지방자치단체들의 발전이라는 것이 중앙정부의 방대한 지원을 통한 투자와 대기업 유치에 있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이전에는 인프라 구축이 미진하고 사람도 없고 자본도 없고 기반시설도 없어 모든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당연히 인프라 확충이 목표가 됐다.
이것이 과연 지역발전을 이루고 지역 주민소득을 증대시켰느냐, 실제 지역으로 환원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반성한 것이 지역민이 중심이 되어, 지역민의 아이디어로 지역의 발전에 스스로 참여하지 않는 한 외형적 성장이 결과적으로 지역의 발전과 아무 상관이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지역 핵심역량들이 아이디어 공유,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 서로 다른 분야가 협동, 협조해야 새로운 지역발전을 이룰 수 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지만 우리 지역의 경우, 상호 협력체계가 거의 없었다. 이것이 연구회 발족의 중요한 계기가 됐다.“

- 어떻게 지역혁신을 이뤄낼 수 있나.
“우리 산업의 발전 단계에서 보면 서비스산업의 발전과 첨단지식 산업을 생각할 수 있다.

강조돼야 할 것은 특히 첨단지식산업의 경우 기술개발이 핵심요인이다. 그런데 기술개발이 에디슨같이 혼자서 해서는 안되고 공동작업을 통해 기술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한 걸음 나아가서 기술혁신이 산업화 되지 않으면 안된다. 기술혁신된 것이 산업화되려면 또 자본이 투자되어야 하고 마케팅을 해야 된다. 이것을 위한 지역 자체 운영시스템이 활성화돼야 한다. 기술을 연구하는 연구소, 대학, 산업체 등 지역역량이 따로따로 흩어져 있다.

다양하게 존재하는 역량이 결집, 상호연결, 필요한 것을 요청하는 시스템이 이뤄질 때 기술 뿐 아니라 지역 혁신도 이뤄질 것이다. 우리 연구회는 우선 이런 지역 네트워킹을 형성하는데 힘을 쏟을 것이다.“

- 연구회에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나.
“광산업 관련 과학기술자, 생명산업과 IT산업 관련 과학기술자들이 상당수 가입돼 있다. 그리고 투자문제를 취급하는 경영 관련 학자, 시장의 수요나 마케팅문제 담당하는 경제학자, 동시에 중앙과 지역경제정책을 평가하는 경제학자, 네트워킹 직접적으로 다루는 정보통신 기술자, 산업계도 포함돼 있다. 더 나아가서는 관까지를 포함해 말 그대로 산학연관이 네트워킹을 구축할 것이다. 연구회의 취지이기도 하다.“

- 연구회의 핵심적인 연구과제는 무엇인가.
“낙후된 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해서 산업육성이 필요하다. 현재 광주전남 시도가 첨단지식산업과 문화관광산업 활성화 중심으로 지역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우리 연구회의 연구과제도 이 산업의 육성에 있다. 광주의 광산업, 전남의 생물산업과 두 시도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화관광 산업, 이 세 가지 산업을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출 것이다. 여기에 IT산업도 포함시킬 예정이다.

이를 위한 기술혁신과 그것이 산업화되기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어떻게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인지를 연구하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할 것이다.“

- 운영방식은 계획은.
“현재 조직구조가 회장 1명에 부회장 3명, 운영위원회가 있다. 우리 지역이 특화해 육성하려는 산업을 중심으로 광산업, 생명산업과 문화관광산업의 연구기관의 대표자가 부회장직을 맡아 해당분야의 팀장이 될 것이다. 매월 1회씩 각 팀별로 워크숍을 진행할 것이다. 그래서 먼저 광산업이 어떻게 진행해 왔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어떻게 해결 할 것인지에 대해서 점검하고 발전을 위해 산학연관 각 분야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이지에 대한 실천적으로 이야기를 해갈 계획이다.“

-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과 관련 연구회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오마이뉴스 강성관
“정부의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 정책이 흐름을 같이하고 있는데 중앙정부의 기본 입장은 지역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도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 근거는 역량이 안되면서 산업개발을 위한다면서 예산을 따갔지만 결과적으로 돈과 자원만 낭비하고 또 다른 부담은 정부가 가져가고 지역으로서는 투자된 시설 운영비 부담만 지게 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성에서 지역이 주도하는 지방균형발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앙의 지원이 필요한데 새로운 산업에 대한 역량을 결집해 내는 지역에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러기위해 지역은 그 역량을 확보하고 지역발전 전략을 스스로 수립하고 집행하라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연구회의 취지와 국가균형발전위의 정책은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연구회는 지역발전의 내적 원동력을 회복하는 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 지방분권,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관련 지자체들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지금 지역혁신과 분권, 국가균형발전 전략이 상충되고 있다는 인식이 있다. 낙후지역 일수록 인프라 구축이 미비하고 기존에 국가가 충분히 이런 부분을 해결해주지 못한 지역이 많다. 그런데 지방의 책임성이 강조되는 지방분권이 이야기되면서, 지자체들은 중앙정부가 지역의 낙후에 대한 책임만 지역에 떠넘기고 책임지라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 중앙정부가 인프라 구축 등 낙후지역의 현실을 외면한 채 모든 것을 지자체에 넘기면 그 부분은 경계돼야 한다. 전제되어야 할 것이 분재(分財), 분인(分人), 분권(分權)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혁신의 핵심 내용은 분재와 분인이다. 지역혁신은 주민과 지역이 스스로 지역발전을 이뤄나간다는 분권과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그런데 분권만 강조되고 나머지 두 가지가 충족되지 않은 채 진행하면 지자체들은 걱정할 수 밖에 없다. 이런 부분은 중앙정부가 신경써야 할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역 스스로 내재적 발전 동력을 만들어가는 적극성을 발휘해야 한다. 그것이 없으면 안된다.“

- 지자체들의 혁신협의회 구성이 논의되고 있다. 어떻게 구성하는 것이 바람직스럽나.
“지역에 존재하는 역량들이 우선 상호신뢰를 쌓고 소통해야한다. 행정기관은 ‘시민들은 뭘 하려고 하지않으면서 우리만 비판한다’고 생각한다. 대학교수나 연구자들은 ‘행정기관은 용역비 지원할 수 있는 곳’ 정도로 생각하는 이들이 있다.

상호신뢰가 없으면 시너지효과가 전혀 나지않는다. 먼저 말했지만 기술개발에서 마케팅까지 지역의 내적 역량들이 상호 네트워크를 통해 산업을 육성할 수 있어야 한다. 곧 내발적 발전 방식을 이뤄내지 위한 협의체가 돼야 한다. 그러자면 산학연관이 망라돼야 한다.”

- 혁신이라는 개념이 경제용어이고 정부의 혁신이 지역경제발전에 주로 중점을 두고 있다. 포괄적이지만 다른 분야의 혁신이 논의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이다. 지방분권과 관련한 것은 지방분권운동본부 등이 있고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는 지방자치 제도의 변화, 그 속에서 주민의 참여 등 분권의 문제보다는 어떤 산업을 어떻게 육성해 갈 것인지에 대한 지역혁신의 내용을 채워나갈 것이다.”

광주전남지역혁신연구회 창립

지역의 산·학·관·연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지역혁신 과제를 연구하고 추진하는 민간단체가 전국최초로 결성됐다.

'광주전남지역혁신연구회'(회장 박광서 전남대 교수·이하 혁신연구회)는 3일 오후 2시30분 광주 KT빌딩에서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지역혁신 사례 발굴과 조사연구 활동에 들어갔다.

혁신연구회는 창립선언문을 통해 지방분권과 지역간 불균형을 극복하기 위한 국가균형발전을 시대적 요구로 규정하고, 지역민들의 의지와 노력의 결집을 호소했다.

혁신연구회는 지역혁신을 이루기 위한 방법으로 지역내에 존재하는 다양한 역량들의 결집과 상호 연계된 네트워크 구축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혁신연구회는 ▲광산업 분과위 ▲문화·관광산업 분과위 ▲생물산업 분과위를 구성해 전문가들을 포진시켜 지역혁신 과제를 선정·해결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박광서 혁신연구회 회장은 "우리는 지금까지 지역발전의 낙후 원인을 외부에서 찾았다"며 "이제는 관료, 학자, 기업가, 시민단체 등이 경계를 허물고 머리를 맞대 지역발전과 관련한 구체적 문제 해결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해 전체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강조했다.

성경륭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지역혁신 없이는 국민소득 1만불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며 "지역혁신을 위한 민간단체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차원에서 도울 수 있는 것은 최대한 돕겠다"며 최선의 지원을 약속했다.

지난 5월19일 최초 논의후 이날 창립총회를 치른 혁신연구회는 광주전남지역의 학계, 시민단체, 경제계, 언론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89명의 인사들이 참여하고 있다.

앞으로 혁신연구회는 ▲지역 경제 및 산업정책 점검 및 제언 ▲지역발전 정책 개발 ▲ 산·학·관·연 연계방안 연구 ▲지역 현안 및 이슈 해결 방안 연구 등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 이승후 기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연극인 유인촌 장관님, 이 일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 2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성욕 드러내면 "걸레"... 김고은이 보여준 여자들의 현실
  3. 3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울먹인 '소년이 온다' 주인공 어머니 "아들 죽음 헛되지 않았구나"
  4. 4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도이치' 자료 금융위원장 답변에 천준호 "아이고..."
  5. 5 한강 '채식주의자' 폐기 권고...경기교육청 논란되자 "학교가 판단" 한강 '채식주의자'  폐기 권고...경기교육청 논란되자 "학교가 판단"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