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의 숨은 관광자원 '지력산' '동석산'

등록 2003.09.06 15:22수정 2003.09.06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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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읍에서 출발 임회면 십일시 혹은 장구포를 경유하여 지산면 소재지 인지리에서 가치·가학방면으로 약 4.5km가량 나가면 고개 너머 와우리 저수지를 끼고 우측에 지력산의 이정표가 보인다.

이정표 지점에서부터 산림 관리도로(일명: 임도)를 개설해 놓아 차량 또는 도보 등산이 가능하다. 지력산은 진도의 명산 중 하나로 지산면의 종산이라고도 한다.

a 지력산 전경으로 아래쪽에 푸른산과 계곡을 돌아 고인 금노저수지가 보인다

지력산 전경으로 아래쪽에 푸른산과 계곡을 돌아 고인 금노저수지가 보인다 ⓒ 허산

이정표를 따라 올라가는 길은 왼쪽에 와우리 주민들이 경작하는 농지를 놓고 올라가는데 6부 능선쯤에 가면 오염 없는 지력산의 바위와 숲 사이를 쉼 없이 돌아 내려온 맑고 푸른 물이 가득 고인 금노 저수지에서 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이 지점에서 정면의 산등성이 전체를 보면 장엄한 바위로 형성된 요지부동의 산맥을 볼 수 있다. 정상까지 오르면 고려 초에 창건되었다고 구전되어오는 동백사(진도군 향토유적 제3호로 지정)라는 절터가 있다. 지금은 과거 절터로 간주되는 3단의 석단과 기와, 청·백자 파편이 남아 주변의 동백 숲 속의 절을 연상케 한다.

이 절터까지 올라가는 도중 왼쪽 지력산의 능선은 설악산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 규모가 작아 아쉽긴 하나 이곳에 있을 것은 다 있는 셈이니 아래쪽으로 내려가 보면 계곡 사이사이 맑은 수정 같은 물을 품은 조그만 폭포와 이어진 계곡의 물흐름은 새소리 바람소리와 함께 조용한 산중을 울린다.

a 지력산은 바위산으로 계곡 전체가 작은 폭포들로 구성되어 있어 조용한 산을 울린다

지력산은 바위산으로 계곡 전체가 작은 폭포들로 구성되어 있어 조용한 산을 울린다 ⓒ 허산

정상에는 십 여평 정도의 암반(말굽바위)이 등산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놓고 있어 가족들이 한꺼번에 도란도란 앉아 쉴 수 있다. 그곳에서 계곡 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개울과 폭포에 접근할 수 있어 차가운 맑은 물에 땀을 식힐 수 있다.

정상에서 보전 방향으로 계속되는 도로를 따라 내려가 보면 사계절 그림 같은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봄이면 나리, 원추리, 철죽 등 야생화가 만발하고, 여름에는 작은 폭포와 푸른 숲과 해무로 한 폭의 산수화를 연상케 한다.

가을이면 단풍이 물든 능선 사이로 그림 같은 다도해의 푸른 바다위에 장산, 가사, 하의, 신의도를 배경으로 주지도, 양덕도, 고사도, 불도, 동자섬, 혈도, 광대섬 등 수없이 많은 섬들이 있어 다도해의 신비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겨울철은 자동차가 올라가기에 조금 무리는 있으나 도보 등산의 경우 다도해를 배경으로 한 설경 또한 별미로 다가올 수 있다.

a 봄이면 지력산 온산과 계곡의 돌 사이사이에 만개하는 원추리꽃이 장관이다.

봄이면 지력산 온산과 계곡의 돌 사이사이에 만개하는 원추리꽃이 장관이다. ⓒ 허산


a 지력산 정상에서 보전 방향으로 산등성이에서 바라보이는 다도해의 섬들이 환상이다(주지도와 주변의 섬들)

지력산 정상에서 보전 방향으로 산등성이에서 바라보이는 다도해의 섬들이 환상이다(주지도와 주변의 섬들) ⓒ 허산

같은 산등성이에 서남쪽 난부리 급치산(急峙山)과 세방 일대의 낙조는 한반도 최남단 제일의 낙조 전망지역으로 유명하다. 이 지역은 금치산에서부터 세방 전망대 다도해 회센타 가치 삼거리까지 굽이굽이 돌아있는 도로를 따라 아기자기한 바다위의 섬들과 그 사이를 오가는 배들을 보며 조물주의 능력에 고개 숙여 감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a 세방 전망대의 일몰은 사계절 변하는 위치에 따라 모두 아름다움이 극에 달한다.

세방 전망대의 일몰은 사계절 변하는 위치에 따라 모두 아름다움이 극에 달한다. ⓒ 허산

급치산 낙조대의 동북쪽에 바위산 동석산(銅錫山)이 있다 이산의 동쪽 6부 능선쯤에 동굴이 있어 마파람이 불면 은은한 종소리를 낸다는 ‘종성골’이 있고 부처 혹은 연인들 형상의 바위가 눈을 즐겁게 할 것이다. 이 곳 동석산에 천종사라는 절이 있고 그곳의 약수는 동석산을 찾는 등산객들의 갈증을 풀 수 있는 또 하나의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금년 추석에는 가족들이 귀향하면 명절 전후 잠시 시간을 내어 이곳에 들려 소중한 우리 자연의 경이로움을 간직해 보자. 고향이 주는 따스함과 아름다움은 그 어느 곳과도 비유할 수 없다.

가장 편리한 코스로 인지리에서 동석산 → 급치산 →세방 →가치 삼거리→와우리·지력산 →보전뒷개를 돌아 진도읍으로 돌아 나오는 길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지력산 동백사와 전설의 섬무리 가사군도 이야기

지산면 지력산 해발 160m쯤에 동백사라는 절이 있었다 지금은 절터만 남아 절의 석단과 고와편 청 백자편이 출토되고 있으며 다른 흔적은 암자였을 것이라 짐작되는 절터 평지에 유물들이 출토되어 절터였음이 분명하다.

고려 초에 창건되었다는 동백사는 그곳의 스님이 지력산 넘어 고야리와 보전 쪽으로 가는 길을 내기 위해 비전(秘傳)을 무시고 공사를 강행한 경솔한 스님의 처사로 지금의 말발굽바위 근처까지 공사가 이르렀을 때 갑자기 마른하늘에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풍우가 치며 목에 검붉은 피를 쏟는 천마가 나타나 울부짖으며 지금의 말발굽 바위를 박차고 비상했으나 죽고 말았다.

그 후 동백사는 폐사 되었고 당시 천마가 고통으로 얼마나 힘을 다해 비상하려 했던지 박차고 뛰어 오르던 바위가 지금의 말발굽바위로서 바위에 1개의 깊은 말발굽이 남아 있다고 전한다. 이는 말발굽 바위 주위의 지형이 천마기풍(天馬祈風) 이라는 명당임에도 불구하고 스님이 비전을 무시한체로 공사를 하던 중 천마의 목에 해당하는 곳을 자르게 되어 이러한 변고가 발생하였다고 전해온다.

한편 지력산 동백사와 앞 바다 다도해의 가사군도 지명에 관한 전설이 있다. 아주 오래 전 동백사에서 수도하던 스님이 지력산에 올라 참선을 하던 중 수평선 너머 은빛 석양노을과 백조가 어우러진 바다의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법의(法衣)를 입은 채 바다의 새떼를 좇아 헤엄쳐 가던 중 수도를 게을리한 탓으로 벼락을 맞아 스님의 시체와 의복들이 흩어졌는데 가사는 가사도로 장삼은 장산도로 하의는 하의도로 상의는 상태도로 발가락은 발가락섬(양덕도)으로 손가락은 손가락섬(주지도)으로 스님의 불심은 불도(불섬)로 자비스런 마음은 보리섬(교맥도)으로 변하였다.

스님을 사모하던 보살은 백야도로, 스님이 없어진 동백사를 지키던 동자승은 소동도와 대동도가 되었으며, 이를 지켜보던 신들이 모여 살았다는 신도와 예불시간이면 북소리가 들린다는 북송도 관음보살이 살고있다는 우이도 관음봉과 닥섬 마진도 방구도와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달라진다는 광대도와 율도(밤섬) 등 지력산에서 보이는 다도해의 신비스런 섬들은 전설의 이름을 보유한 섬의 무리를 이루고 있다.

자료 : 관광진도 27p, 77p 민간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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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를 중요시하며 문화의 원류와 미래를 연구하는 공무원 퇴직자로 고향의 이미지가 이기심 가득한 주변인들로 손상되고 현실에만 치우처진 삶에 다소간의 회의적 ^^ 후손들에게 우리것에 대한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과도 우리의 잘못된 현실을 함께 지적하고 시정하며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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