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성을 쌓는 아이는 가는 여름이 아쉽다.김강임
서귀포 70경의 한 곳으로 제일 먼저 달려간 중문해수욕장은 쪽빛 바다와 병풍을 두른 듯한 바위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서 '님'이 오시면 함께 가려고 여름내 아껴 두었던 곳이다. 계절은 바뀌었건만, '님'은 오시지 않았고. 그 아름다운 바다는 태풍의 그림자만 짙게 드리워져 있었다.
" 세상에 이럴 수가?"
바다 위에 둥둥 떠다니는 미역들. 백사장 위에 어지럽게 건져진 오물들. 수평선 끝까지 온통 잿빛으로 변한 바다를 바라보노라니 가슴이 시꺼멓게 타 들어가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