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혐의 '조두남 콩쿠르' 중단 결정

전교조 경남지부, 김해지역 18개 시민사회단체 성명

등록 2003.09.21 21:33수정 2003.09.22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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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 22일 오후 3시10분> 김해문화센터 등 밝혀

"제3회 조두남 성악콩쿠르와 기념콘서트"가 중단되었다. 마산소년소녀합창단과 김해소년소녀합창단, 김해문화센터는 22일 보도자료를 내고, "일부 네티즌들과 시민단체 등의 반대와 후원기관들의 상장과 행사 장소 제공 등에 차질이 발생함에 따라 중단한다"고 밝혔다.

김해문화센터 관계자는 "조두남 기념관 등이 정상화될 때까지 이 행사를 중단한다"면서, "내년부터 명칭과 개최시기·장소 드을 수정 보완해 한국과 중국·미국 등지의 음악가와 성악도 등이 참가하는 국제음악제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라 밝혔다.

<1신 : 21일 오후 9시30분> 시민단체 중단 촉구

친일 혐의를 받고 있는 조두남의 이름을 딴 성악경연대회와 기념콘서트에 대해 경남과 김해지역 교육단체와 시민사회단체가 일제히 성명을 내고, 행사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3회 조두남 성악 콩쿠르와 기념 콘서트'는 마산 소년소녀 합창단과 김해 소년소녀 합창단, 김해 문화센터 공동 주최로 10월말과 11월 초 김해와 마산에서 열린다. 최근 지방자치단체의 후원 확정도 나지 않은 가운데 요강에 후원 명칭을 사용해 말썽을 빚고 있다는 소식이 <오마이뉴스>를 통해 처음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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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경남지부 "교육적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반민족 행사"


전교조 경남지부(지부장 김정규)는 이미 17일 성명을 내고, 지난 7월말 마산시의 '조두남 기념관 관련 공동조사단'의 조사결과를 인용하면서 행사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지부는 "공동조사단이 중국 현지에서 조두남의 친일행적 조사를 벌였고, 그 결과 '조두남은 1940년대 만주에서 친일시인 윤해영과 함께 활동을 하고, 다수의 친일 노래를 만들었다"면서, "조두남은 일제 시대에 만주지역에서 친일 음악 활동을 한 혐의가 짙은 음악가로 판단된다고 밝혀 냈다"고 지적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또한 "이런 상황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친일혐의가 짙은 인사를 기리는 음악회를 개최한다는 것은 교육적으로 결코 용납될 수 없는 반민족적이고 반역사적인 행위"라고 강조했다.

전교조 경남지부는 이어 친일 혐의가 짙은 조두남을 기리는 성악 콩쿠르 개최와 경상남도교육청과 마산시, 김해시교육청의 행사 후원 취소를 요구했다.

김해지역 18개 단체 "콩쿠르 즉각 중단 촉구"

김해지역 18개 시민사회단체도 '조두남 성악 콩쿠르를 즉각 중지하라'는 제목의 성명을 20일 발표했다.

이 성명에는 가야 스트링챔버 오케스트라, 경남 교육 자치연구소, 김해 가야 사람들, 김해 교향악단, 김해 농민회, 김해 여성 복지회관, 김해 여성의 전화, 김해 여성회, 김해 예술인총연합, 김해 음협, 김해 청소년 오케스트라, 김해3.1동지회, 김해YMCA, 김해YWCA, 민주노총 김해시협의회, 전교조 김해초·중등지회,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 지회 등에서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행사 즉각 중지와 함께 "경상남도 교육청과 도청, 그리고 김해시는 행사 지원을 즉각 중지하고, 개인이 경영하는 문화센터에 공공기관 명의의 상을 수여하고, 후원을 한 사유를 시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명은 또한 "우리 자녀들이 정의롭고 도덕적인 삶을 살도록 하기 위해 우리 현대사 속에서 자신의 영달을 위해 민족을 배신하고 친일을 했던 인사들과 독재에 협력했던 이들의 행위가 제대로 평가되고 준엄한 심판을 받는 풍토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들 단체들은 "마산에서는 조두남 기념관 명칭사용이 유보된 상황"이라면서, "하필 이러한 때에 친일 의혹을 받는 인사를 기념하여 김해시에서 음악콩쿠르를 연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 주장했다.

이들 단체들은 "김해 문화센터도 역사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조두남을 기리는 음악 콩쿠르를 즉각 중지하고 조두남을 기념하는 콩쿠르를 유보하는 것이 마땅하다"면서, "민족의 역사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움직임을 외면한 채 대회를 강행하려는 행위는 반민족행위자들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일"이라 밝혔다.

김해문화센터측 "조두남 친일 물증 없다...부친은 독립투사"

한편 이번 행사를 주최하고 있는 김해문화센터측은 조두남의 친일 혐의를 부인하면서, 행사 강행 입장을 밝히고 있다. 김해문화센터측은 이미 "친일 의혹은 시민단체 등에 의해 제기된 것이며 아직까지 물증이 없어 학계가 인증한 공식적인 사실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여러 음악가와 기념행사를 예로 들어 설명했다. 홍난파는 대표적 친일행적에도 불구하고 '난파음악제'를 열고, 윤이상 선생은 동백림사건 등 분단국가의 용공행적에도 불구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기념음악제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해문화센터는 조두남에 대해,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청년시절 만주에서 활동한 분으로 그의 부친과 할아버지는 안창호 선생을 도운 독립투사며 자신도 '접동새', '산' 등 항일가곡을 작곡한 민족주의자였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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