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두남 친일혐의 짙다" 조사단 최종결론

마산 조사결과보고서 발표, 기념관 처리 문제 남아

등록 2003.08.28 14:24수정 2003.08.30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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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5월 30일 개관식 이후 폐쇄 중인 마산의 조두남 기념관.

5월 30일 개관식 이후 폐쇄 중인 마산의 조두남 기념관. ⓒ 오마이뉴스 윤성효

학계와 시민단체, 유족, 마산시의회로 구성된 공동조사단은 음악가 조두남의 친일 혐의가 짙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두남 기념관 관련 친일의혹 공동조사단'(단장 황일두, 마산시의원)은 28일 오전 마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 결과보고서를 내놓았다. 공동조사단은 7월 18일부터 23일까지 조두남의 친일 의혹에다 <선구자> 작곡의 경위와 배경 의혹에 대해 중국 연변에서 증언청취 조사를 벌였다.

공동조사단은 황 단장과 강정철(시민단체) 김봉렬(경남대 교수) 김영만(시민단체) 김영수(유족) 박한용(민족문제연구소 연구원) 장기홍(음악가) 조영건(경남대 교수)씨가 참여했으며, 28일 최종 결과보고 발표 때 김영수씨는 불참했다.

공동조사단은 이날 기자회견 발표자료를 통해 "조두남은 일제하 만주지역에서 친일음악 활동을 한 혐의가 짙은 음악가로 사료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공동조사단은 종합의견에서 "조두남은 1944년 만주 영안에서 친일시인 윤해영이 작시한 <아리랑 만주>와 <용정의 노래>(선구자)에 작곡을 하여 신작발표회를 갖는 등 두 사람이 함께 음악활동을 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두남이 그의 회고록에서 언급한 1932년도 윤해영을 처음 본 이후 한번도 만난 적이 없다는 말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사료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조두남의 작곡으로 증언된 <스파이가 날뛴다>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 이는 간첩이 날뛰니까 경각심을 갖고 주의하라는 내용의 악극으로, 여기서 말하는 '간첩'은 당시 항일 독립군을 뜻한다는 것.

또 조두남은 <징병령 만세>를 작곡했는데, 이는 일본어 가사로 된 노래로, 일제의 징병령 제도를 찬양하고 대동아공영권 건설을 위해 황군이 되어 전쟁에 앞장서 나갈 것을 선동하는 노래로 알려졌다.


공동조사단은 향후과제로 "현재까지의 조사활동을 통해서 확보된 자료에 의해 작성된 최선의 조사 의견으로, 향후 역사적 진실에 대한 보다 철저한 규명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자료발굴과 관련한 역사학계의 친일규명 작업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공동조사단은 조두남으로부터 사사를 받은 연변사범학교 음악교원 김종화씨와 연변대학 역사학부 박창욱 교수, 연변대학 조선어문학부 권철 교수, 연변지역 조선민족문학 작가 류연산씨 등으로부터 증언을 들었다.


그러면서 일부에서 공동조사의 방법과 증언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것과 관련해, 공동조사단은 "조사단이 공동으로 합의에 의해 이루어졌다"면서 반대의견을 일축했다.

한편 조두남 기념관은 5월 30일 개관식 밀가루 투척사건 이후 잠정 폐쇄에 들어간 상태다. 기념관 재개관 문제에 대해서는 마산시가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기념관 반대운동을 벌여온 열린사회 희망연대 김영만 의장은 "공동조사단에서 합동으로 조두남은 친일혐의가 짙다고 한 만큼 기념관을 반대한 명분을 얻은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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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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