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아버지 얘기를 하던 중 고개를 숙이고 울먹이는 송두율 교수.오마이뉴스 권우성
재독 학자 송두율(59, 뮌스터대) 교수는 26일 저녁 수유동 아카데미하우스 '대화의 집'에서 열린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이사장 박형규, 아래 사업회) 주최 '해외민주인사 초청 환송 만찬'에 참석, 이와 같이 강조하며 "내일은 선영에 가서 그 동안 자식도리 못했던 것… 그런 기회가 일주일만에 왔다"고 잠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송 교수는 이어 "헤어지는 마당에 여러 선배들을 만나게 돼 아쉽다"며 "독일 출국시부터 체포영장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조사과정에서 진실을 그대로 이야기했다고 본다"며 "어제로 일단 조사가 일단락 됐다"고 말했다.
사실 다른 민주화 인사들과 같은 일정으로 고국을 방문하기로 했던 송 교수는 지난 22일 고국을 방문한 다음날부터 국정원에서 3차례에 걸쳐 조사를 받으면서 일정에 차질을 빚었다. 이날 만찬에는 서울, 광주 등으로 이어진 6일 동안의 일정을 모두 마친 해외민주인사 50여명과 가족들이 저녁 7시부터 아쉬움을 나누고 있었다.
송 교수는 낮 동안 서울 시내 모처에서 변호인인 김형태 변호사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관계자 등과 함께 국정원 출두와 향후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환송만찬이 끝날 무렵인 저녁 8시 50분께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20여명의 취재진에 둘러싸인 채 만찬장으로 향한 송 교수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하지 않았다.
세 번에 걸친 강도 높은 조사와 유리하지만은 않게 돌아가는 여론 탓인지 피곤한 표정이 역력해 보이는 가운데 행사장으로 들어온 송 교수는 미리 참석하고 있던 부인 정정희(61)씨와 아들 준(28), 린(27)씨와 같은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이 테이블에는 광주 5.18 현장을 전세계에 알린 독일의 힌츠 페터씨 부부와 송 교수의 서울대 철학과 3년 선배이자 독일에서 함께 반유신투쟁을 펼쳤던 이삼열 교수도 함께 했다.
이후 송 교수는 행사 끝까지 함께 하며 참석자들과 같이 일어선 채 손을 잡고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합창했고 "아리랑"도 함께 불렀다. 이어 송 교수는 바로 숙소로 향했다.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졌지만 송 교수는 "이미 변호사에게 다 말했다"는 말만을 남겼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