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순환도로 건설 교통체증 심화"

강남순환도로 건설사업에 대한 주민설명회 열려
공대위, 도로건설에 따른 부작용 계속 홍보

등록 2003.09.26 22:08수정 2003.09.27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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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강남순환도로 가상도 노선] 넓은 도로가 보이는 곳이 서울대입구 광장이다. 좌측으로 보이는 아파트가 신림동 건영아파트. 강남순환도로는 서울대입구를 이같이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강남순환도로 가상도 노선] 넓은 도로가 보이는 곳이 서울대입구 광장이다. 좌측으로 보이는 아파트가 신림동 건영아파트. 강남순환도로는 서울대입구를 이같이 지나갈 것으로 보인다. ⓒ 강우영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건설사업과 관련 서울시가 환경영향평가가 끝나는데로 일부구간부터 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 건설을 반대하고 있는 환경시민단체와의 마찰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강남순환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하는 공대위측은 26일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고 강남순환로 건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주민들에게 이해를 구했다.

관악도서관 5층 대강의실에서 열린 이날 토론회는 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주민모임 유정희 대표가 사회를 맡고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김정욱 원장의 주제발표로 시작됐다.

김정욱 원장은 강남도로 건설로 인해 ▲주거 및 교육환경의 파괴 ▲생태계 오염 ▲터널의 안정성 문제 ▲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의 문제점 등을 조목조목 짚어 설명했다.

"생태계 파괴 피할 수 없어"

김정욱 원장은 "강남순환로 노선은 양평, 문래, 시흥, 서울대입구 등의 주거지대와 직선거리 10∼40m 거리에 위치해 있어 다수의 지역주민들에게 심각한 환경피해를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대기오염 물질인 NO₂가 환경기준치에 초과할 것으로 예측돼 터널 영향권에 있는 지역의 대기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경기도 군포시 수락산의 경우 외곽순환도로 터널공사로 인해 완공된지 5년여 동안 계곡이 매말라 일상적으로 관찰되던 가재, 개구리 등의 수생동물들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며 "현재의 강남순환로의 노선이 관악산·우면산·안양천을 전노선으로 계획하고 있어 생태계 파괴는 피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터널의 안정성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국내외 터널 참사를 봤을 때, 갇힌 공간인 터널과 지하의 화재사고는 그 피해가 심각해 세계적으로 기피하고 있는 추세"라며 "더욱이 최근 개통된 스웨덴의 지하차도와 강남순환로 건설계획과 비교해 볼 때 확연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a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 원장.

서울대 환경대학원 김정욱 원장. ⓒ 강우영

김 원장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터널길이는 관악터널 4.5km(스웨덴 5.5km), 계획기간은 강남순환로 3개월(스웨덴 60년), 비상탈출구간 거리는 3개 터널 평균 387m(스웨덴 100m)이며 소음기준과 환경기준도 큰 차이를 보였다.


김 원장은 "민자사업의 낙찰율이 60%미만인 상황에서 최대 난공사구간의 사업비가 km당 550억에 불과한 것은 민간업자의 안정성, 환경성포기를 담보로 한 부실공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 기대에 못미쳐"

김 원장은 내부순환로 주변 개별공시지가 상승률의 조사결과를 제시하면서 지가상승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도로의 종류별로 지가상승폭을 살펴보면 일반도로에의 접근로가 증가할 때는 지가상승폭이 크나, 고속도로에의 접근성 개선시 오히려 지가상승폭이 평균 이하로 관측되는 사례가 많았다"고 말했다.

교통·환경영향평가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됐다. 김 교수는 "서울시가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하나의 도로를 둘로 나눠 남북구간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동서구간만 환경영향평가를 진행시키고 이곳만이라도 착공하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a 관악산지킴이 이후용씨가 강남순환도로 건설이 교통체증을  야기하는 이유를 질문하고 있다.

관악산지킴이 이후용씨가 강남순환도로 건설이 교통체증을 야기하는 이유를 질문하고 있다. ⓒ 강우영

그는 "당초 노선에서 V형태의 노선으로 변경, 강남 강서간의 통행을 14km 장거리 우회하도록 해 서울시내 및 지역 교통류를 분산처리하기보다는 수도권 동서간 장거리 통과교통류를 수용해 상시 정체구간인 신림, 봉천, 사당지역에 교통집중현상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대부터 관악산 파괴 중지해야"

한편 토론회에 참석한 주민중 일부는 서울대가 관악산 파괴의 주범이라며 서울대의 반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 원장은 "그와 같은 지적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머리숙여 사과하기도 했다. 관악산지킴이 이후용씨는 강남순환로의 건설이 더 심각한 교통정체를 가중시킨다는 김정욱 교수의 지적에 대해 재차 확인질문을 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강남순환도로 건설이 가져올 문제점 등을 여러분야에 걸쳐 설명해 주민들의 이해를 구했다. 그러나 서울시가 도로 건설 강행의지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찬반양론으로 나눠진 시민단체와 서울시의 마찰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공대위 관계자는 "앞으로 서울시가 환경영향평가가 끝나는데로 도로 건설을 강행할 것으로 보여 더 많은 주민 홍보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주민설명회 들어보면 반대하는 사람 늘어날 것"

다음은 건강한 도림천살리기 주민모임 대표를 맡고 있는 관악구의회 유정희 의원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강남순환도로 건설을 반대하고 있는데.
"강남순환도로 건설은 오히려 관악구의 교통정체를 증가시켜 역효과를 불러 올 뿐 아니라 환경파괴로 이어져 주민생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자연생태계 파괴 때문이기도 하지만 도로건설이 자동차수요를 불러와 오히려 교통정체를 가중시키는 근본적인 문제점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다."

-강남순환도로가 건설되면 내부순환도로의 정체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서울시교통영향평가를 보면 강남순환도로 건설이 내부순환도로의 정체를 가중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것은 관악구를 경유하는 V자 곡선의 노선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안양 등 서울강서와 연결되는 남북구간은 의미가 없다. 강남으로 가는 차량들이 V자로 우회되는 도로를 이용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강남지역을 연결하는 동서구간은 외부차량들을 몰리게 되는 형국이다. 이들 차량들이 관악을 통과하게 되면 더욱 복잡한 교통체증을 불러 올 것이기 때문이다."

-내부순환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심각한 정체로 인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강남순환도로 건설이 더 심한 정체를 낳는다는 주장이 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 같다.
"도로가 건설되면 될수록 차량은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실례로 신림과 안양을 연결하는 호압사길이 생겼지만 교통혼잡은 가중되고 있다. 강남순환도로도 이와 같을 것이다."

-그런데도 서울시가 도로건설을 강행하려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나.
"공무원들은 한번 계획을 세우면 밀어부쳐야 한다. 또 건설 담당자들은 그것이 옳다고 믿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주민들의 의견수렴이 중요하다고 보는데. 주민들의 찬반의견은 어떠한가.
"현시점에서 찬반양론 모두 의미가 있다. 또 주민설명회와 같이 도로건설이 가져다주는 역효과를 홍보한 후의 주민의견 역시 의미가 깊다. 최근 이라크에 전투병을 파병하는 문제로 여론조사를 한 결과 파병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설명한 후의 여론조사는 반대의견이 많았다. 이와 같이 도로 건설이 가져다주는 역효과를 설명한다면 강남순환도로의 건설에 반대하는 분들이 많아지리라 본다."

-찬반의견이 세대별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렇다. 신작로가 나면 잘살아진다는 인식을 가진 분들은 찬성하는 쪽이고 청소년과 대학생들은 대부분 반대의견이 거세다. 또 도로를 이용하는 30대 이상의 사람들은 현실적으로 막히는 도로 때문에 당장 도로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개발보다는 환경을 우선시 하는 젊은 세대들은 건설에 반대하고 있다."

-강남순환도로 건설을 백지화한다면 그 대안은 무엇인가.
"서울시가 도로개통으로 1300억원의 예산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도로건설 비용만 3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이자만 해도 2000억원에 달한다. 국민 일인당 120만원의 혈세가 낭비되는 꼴이다. 이 돈이면 대중교통 활성화에 투자해야 한다. 마을버스를 무료로 운행할 수 있는 비용도 된다."

-건설을 찬성하는 쪽과 찬반양론이 팽배히 맞서고 있다. 양측이 서로 만나서 토론회를 개최할 의향은 있나.
"광고촉에 공개토론회를 열 것을 제안했다. 아직 답변이 오지 않고 있지만 주민들이 함께 참여하는 토론회는 생각하고 있다. 서울대측에서도 서울시장 면담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서울시가 환경영향평가가 끝나는데로 공사를 강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환경영향평가도 문제점이 많다. 강남순환도로 전구간에 걸쳐 한 것이 아니라 부분만 평가한 내용을 가지고 도로건설을 강행하려 하고 있다. 그래서 토막환경영향평가라고 불리고 있는 것이다. 공대위는 여러 대안을 모색하고 이를 시에 건의할 것이며 어떠한 방법으로든 도로 건설을 못하도록 막을 예정이다."
/ 강우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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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어를 공부하는 정치에 관심많은 사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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