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만나는 원시적 분청의 세계

<김문호 작품전> 전남 무안 황토 사용, 분청 도자기 탑 빚어

등록 2003.09.29 15:12수정 2003.09.29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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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이 도자기로 변하는 데는 인간의 목적에 의해 변화되는 과정이 필요하다. 작업자의 의도에 의해 표현되기도 하지만 이를 접하는 수혜자의 요구에 따라 분류되어지기도 할 것이다.

a 판작업에 의한 도자기 탑

판작업에 의한 도자기 탑 ⓒ 허산

a 황토질감의 적토에 유약을 바른 흙의 질감이 잘 노출된 탑

황토질감의 적토에 유약을 바른 흙의 질감이 잘 노출된 탑 ⓒ 허산
































흙이 도자기로 변화되는 과정을 20여년 동안 작업해 온 도예가의 조형을 겸한 자기 발현의 주제를 탑(塔)에 실어 형상화하고 표현한 <흙과 탑의 인연>이라 할 수 있는 새로운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다. 서울 종로구 관훈동의 가나아트명품관에서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전시회를 갖는 <김문호 작품전>은 탑 속에 스며든 예술의 숨결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형태의 108기의 도자기탑이 전시된다.

소지 공장에서 만들어낸 흙과 유약을 거부하고 전남 무안 지역의 황토가 아닌 적토(赤土)를 사용하여 거칠고 투박한 맛이 그대로 표출된 분청 도자기 탑을 선보인다고 한다. 물레 작업을 해오던 도예가 김문호씨는 "흙의 순리에 따른 판형의 변화 과정에 매료되어 도자기 기와집, 탑, 다각 병, 다기 등의 조형 작업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한다.

a 기울임과 중심을 자연스럽게 형상화 한 탑의 특성을 표현한 작품

기울임과 중심을 자연스럽게 형상화 한 탑의 특성을 표현한 작품 ⓒ 허산

전라도 무안의 월선리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살면서 가마를 설치해 작업을 해오고 있는 김 작가는 물레 작업을 탈피하고 이형(異形)의 소재를 작품 속에 끌어들이는 작업들의 영감을 일상 생활과 자연에서 편하게 얻어 만들고 싶을 때 만든다는 작업 철칙을 세워 놓고 있다.

a 월선리 작업장에 손수 흙으로 집을짓고 가마를 설치해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김문호 작가

월선리 작업장에 손수 흙으로 집을짓고 가마를 설치해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김문호 작가 ⓒ 허산

조형 어법으로서 선(線)의 표현은, 힘의 강약처럼 선 자체가 밀어주고 받쳐 주고 끌어 주는 방식을 형상화하여 인간의 감성 세계로 표출된 희로애락(喜怒哀樂)이 선 속에 녹아있는 세계를 지향한다며 영화 <서편제>에서 보았던 흙먼지 풀풀 나는 길과 돌담길의 선들, 바닷가 갯벌의 한없이 꺾이고 풀어지는 선들이 작업의 영감이라 한다.

이형적 작업이란 물레 작업에 반한 판 작업을 견주어 말하는 것으로 균일하지 않은 수작업의 작품이 불 속에 녹아나 기물들의 찌그러짐과 일그러짐 심지어는 깨진 파 작품까지도 수용해야 한다는 김 작가는 향후 5년째는 1천여 탑을 전시할 계획으로 매년 기와집, 토우(土偶), 산, 장군(생활 도구) 등 판상 작업의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라 한다.

김문호 작가는 전남 무안군 청계면 월선리에 살면서 고향 목포에서 후배들을 위해 목포대학교와 목포과학대학 등에 출강하며 살고 있다.(연락처 061-453-2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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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를 중요시하며 문화의 원류와 미래를 연구하는 공무원 퇴직자로 고향의 이미지가 이기심 가득한 주변인들로 손상되고 현실에만 치우처진 삶에 다소간의 회의적 ^^ 후손들에게 우리것에 대한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알려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시대의 젊은이들과도 우리의 잘못된 현실을 함께 지적하고 시정하며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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