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작가들의 잔잔한 문화 파문(波紋)

[문화 & 사람들 2]40여년 전통의 이리시 남녀중고생 미술연구회 ‘아트전’ 개최

등록 2003.10.02 11:59수정 2003.10.02 14:49
0
원고료로 응원
a 1967년에 활동한 회원들

1967년에 활동한 회원들 ⓒ 모형숙


a 지난 2001년 전시회를 개최하며 모인 아트회 회원들

지난 2001년 전시회를 개최하며 모인 아트회 회원들 ⓒ 모형숙

2003 아트전과 익산시 고교학생 미술연합 동아리 창립을 위한 전시회가 지난달 27일부터 오는 4일까지 익산시 아트회(회장 김문철)의 주최로 익산 솜리문화예술회관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 95년 재결성 된 아트회 동문모임의 4번째 전시회로 지난 61년 익산에서 창립된 이리시 남녀중고학생 미술연구회 동문들이 현재 재학중인 고교생들과 함께 미술 전시회를 개최해 색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a 아트회 6기인 김영규 선생

아트회 6기인 김영규 선생 ⓒ 모형숙

익산 미술의 한 흐름은 역사성에 있다. 그것은 역사를 거슬러 올라, ‘함께 해왔다’는 의미에서 아트회는 익산 미술 문화의 등불이 되고 있다.

6·25전쟁을 겪고 얼마 지나지 않아 먹고살기도 빠듯했던, 보수적인 성향마저 강해 남녀의 구분이 확실했던 61년. 이리시 남녀중고학생 미술연구회가 창립되어 그 해 9월 3일 시내 공보관에서 제1회 학생미전을 갖고 1982년까지 22년 간 학생미술활동을 지속해 왔다.

아트회 6기생인 김영규 선생은 이렇게 회고한다.
“그 당시에는 교통수단이 기차였는데 같은 방향의 기차를 타는 학생들은 결속력이 강해 힘 겨루기도 많던 시절로 그런 문화적 상황 속에서 우리는 단순히 미술이 좋아서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그때는 환쟁이라고 하면 굶어죽는 줄 알고 부모님과 선생님들의 반대가 심해 해체될 위기도 많았지만 그런 대로 82년까지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다.

a 박윤종 작가의 '향'

박윤종 작가의 '향' ⓒ 모형숙


a 소 철 작가의 '환상속으로'

소 철 작가의 '환상속으로' ⓒ 모형숙

이리농고 뒤편에 있던 방죽이나 배산, 만경강 뚝은 이들의 작업실이 되어 우정을 나누고 사춘기의 고민을 얘기하던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입시과열이 치열해지고 이로 인해 이리시 남녀중고학생 미술연구회는 해체됐다.

그 이후 95년 8월 5일 회원 15명이 모여 아트회 창립총회를 거쳐 초대회장에 박진규씨를 선출해 꾸준한 전시회를 개최하며 현재는 107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번 아트전에는 44명의 회원들이 작품을 출품했고 익산시 남성고, 원광고, 원광여고, 이리고, 이리여고, 이일여고, 전북제일고, 진경여고, 함열여고 등에서 85명의 학생들이 자신의 숨은 재주를 선보였다.


a

ⓒ 모형숙

지금은 각기 다른 지역에서, 또 다른 분야에서 일하며 살고 있지만 익산이라는 테두리안에 공감대를 형성하며 중견작가가 되어 익산의 문화발전을 끌어당기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그 당시 함께 했던 회원들이 모여 예술에 대한 열정 하나로 청소년 문화 사업에 주력할 계획이다.

김영규 선생은 “지금의 학생들이 익산이 아닌 한국을 이끌어갈 큰 동량이 될 수 있도록 아트회 뿐만이 아닌 익산지역 모두가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아트전’ 참여작가

▲ 설경철 작가의 'Enigma 0317'








강희진, 김계신, 김문철, 김상태, 김수일, 김수자, 김영규, 김영옥, 김영춘, 김용집, 김중현, 김형진, 류일선, 류일지, 박운섭, 박윤종, 박종덕, 박진규, 박춘희, 서용석, 설경철, 소철, 소훈, 송기대, 송만규, 유희택, 이동근, 이동철, 이범수, 이승훈, 이우철, 이중희, 이진세, 이형구, 이형호, 이희태, 임승희, 장진숙, 정광택, 정병윤, 채양원, 하철경, 황임규, 황창훈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AD

AD

AD

인기기사

  1. 1 "마지막 대사 외치자 모든 관객이 손 내밀어... 뭉클" "마지막 대사 외치자 모든 관객이 손 내밀어... 뭉클"
  2. 2 겁나면 "까짓것" 외치라는 80대 외할머니 겁나면 "까짓것" 외치라는  80대 외할머니
  3. 3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한국 의사들의 수준, 고작 이 정도였나요?
  4. 4 "윤 대통령 답없다" 부산 도심 '퇴진 갈매기' 합창 "윤 대통령 답없다" 부산 도심 '퇴진 갈매기' 합창
  5. 5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대세 예능 '흑백요리사', 난 '또종원'이 우려스럽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