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서 전문조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후카노씨.권윤영
“한국과 일본간에 가교역할을 하고 싶어서 한국에 왔습니다.”
주한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서 전문조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후카노 쇼오이치(深野 正一 34)씨를 대전 중부경찰서 민인근 경장의 소개로 만났다. 후카노씨는 지난해 7월부터 대사관에서 한일 문화 교류 실태조사, 한국매스컴 대일 논조 조사 등 일본문화 조사원으로 활동 중이다.
지난 97년 한국에 첫 발을 내딛은 그는 당시 간신히 한글을 알 정도로 한국에 대한 지식이 없었다. 하지만 한국을 배우겠다는 목표 하나로 서울대학교 언론정보대학원에 입학한 한국배우기에 열심인 일본인이다.
하지만 학업에서 배우는 이론적인 한국에 그는 곧 싫증을 냈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일본대사관의 문화조사원이다. 그의 조사원생활은 이때 시작됐다.
“문화조사원 일은 재밌긴 한데 너무 바빠요. 일본인은 저 혼자거든요. 문화 행사도 담당하고 있는데 오는 10월 11일에는 한일 가라오케 대회가 열립니다. 일본인은 한국노래를 한국인은 일본노래를 부르죠. 요즘 그 행사를 준비하느라 바쁘네요.”
한국에 오기 전 그는 일본의 SONY사에 다녔다. 입사 후 해외 영업을 하고 싶다는 그에게 회사에서 6개월간 영어 공부할 시간을 줬다. 어학연수 후 일본에 돌아왔지만 해외 영업 쪽에 일자리가 없어서 경영관리, 기획분야에서 일해야 했다. 그래서 과감히 회사를 그만뒀다.
“미국에서 한국 친구들을 많이 만났어요. 대학교 때 가장 친한 친구도 한국인이었죠. 한국에 대해서도 알아야겠단 생각에 한국 오려고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사람들은 가끔씩 그에게 왜 남들이 부러워하는 회사를 그만두고 위험성도 있는 모험을 하느냐는 질문을 하곤 한다. 그는 한국에 온 이유를 ‘한일간 가교 역할을 하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어디서든 일자리는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한국에서 생활하다 일본으로 돌아간 후 국영방송인 NHK 등에서 일하고 싶었기 때문.
그는 실제 지난 2000년에 일본라디오 리포터로도 활약했다. 리포터를 하며 서울의 소식 등을 전해 준 것. 한국일보에 ‘한국에 살면서’라는 칼럼을 6개월 간 쓰기도 했고 한국 소식을 알리는 일본 내 홈페이지에 한국에 대해 알리는 글을 쓰기도 했다. 서울시 주최로 열린 ‘서울이야기’ 에세이 콘테스트에서 3년 연속 최우수상을 받았을 정도로 한국에 애정도 많고 건전한 비판을 하는 후카노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