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이라크 파병 반대 국민투표 '술렁'

국민대, 중앙대, 고려대, 경희대 등 줄이어

등록 2003.10.08 22:21수정 2003.10.09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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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전투병 파병을 둘러싸고 사회에서는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학가는 조용하기만 하다. 청년실업의 커다란 그림자 때문인지 파병에는 무관심해 보인다. 어쩌면 '이번 축제에는 어떤 연예인이 오는지'가 대학생들에게 더 큰 관심일지도 모른다. 일부 학생회 간부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일반학생들에게 파병은 그저 '강건너 불구경'인 듯하다.

이런 와중에 파병과 관련된 최근 대학가의 움직임이 눈길을 끈다. 바로 이라크 전투병 파병과 관련된 국민투표다. 국민대에서는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투표가 열리고 있다. 각 단대별로 투표소가 마련되어 있다. 국민대뿐 아니라 중앙대, 고려대, 덕성여대, 경희대 등 전국의 각 대학들과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a 파병 찬성이 나올지, 아니면 반대가 나올지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안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의사를 반영해달라는것.

파병 찬성이 나올지, 아니면 반대가 나올지는 투표함을 열어봐야 안다.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의사를 반영해달라는것. ⓒ 김상욱

국민투표를 앞장서 추진하고 있는 국민대 총학생회장 조현실(24)씨를 만나봤다. 작은 체구였지만 다부진 의지가 느껴졌다.

-이번 국민투표의 취지는 무엇인가?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들이 파병과 관련된 다양한 리서치를 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의식해 국민들의 눈치를 많이 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국민들의 10%, 약 400∼500만명의 여론을 수렴해서 국회에 제출하려고 한다. 국민들의 여론과 상관없이 파병하지 말라는 움직임이다."

-학생들은 파병문제에 큰 관심이 없어 보이는데?
"대자보를 붙이고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의견을 전달하는 것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학생들도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 한번쯤 고민해보자는 취지에서 국민투표를 추진하게 됐다. 강의실을 찾아다니면서 학생들의 협조를 구하고 있다."

-학생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투표라는 방식에 일단 새로움을 느끼는 것 같다. 투표소에 한 시간 가량 서있었는데, 100여명 가량의 학우들이 투표해 참여했다. 신선함을 느끼고 참여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전국적으로 확산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결코 무시 못 할 수치가 나올 것 같다는 기대가 있다."

-국민투표를 준비하면서 느꼈던 어려움이라면?
"각 단대 학생회장이 참여하는 중앙운영위원회가 중심이 돼 이번 국민투표를 준비했다. 단순히 투표율을 높이는 차원이 아니라, 이라크 전쟁의 본질과 파병이 되서는 안되는 이유를 제대로 알리지 못해 조금은 아쉽다."


-계획대로 국회에 전달돼서 파병이라는 큰 물줄기를 바꿀 수 있다고 확신하나?
"꼭 그렇게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겐 지난번 비전투병 파병을 막지 못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미국 앞에서 국민들의 바람이 꺾이지 않도록 하는게 목표다. 촛불시위에서 봤듯이 국민들의 힘을 보여주겠다. 노무현 대통령도 국민들의 뜻을 수렴하라는 것이 이번 국민투표의 중요한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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