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리혐의 신안군수, 이번엔 '간통' 피소

시민단체와 지역민들, 군수 퇴진 촉구

등록 2003.10.13 20:39수정 2003.10.1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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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13일 간통혐의로 피소된 고길호 신안군수

13일 간통혐의로 피소된 고길호 신안군수 ⓒ 정거배

뇌물수수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자치단체장이 이번에는 간통혐의로 피소돼 지역 사회에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전남 신안군 고길호(58) 군수는 지난 12일 새벽 1시쯤 충남 보령시 대천 해수욕장의 한 모텔에 나모(47)씨와 투숙한 사실이 뒤쫓아온 나씨 가족들에 의해 발각됐다.

나씨는 목포에서 식당업을 하고 있으며, 고 군수와 나씨는 11일 밤 9시 30분쯤 목포시내에서 만나 나씨 차량으로 서해안 고속도로를 이용, 대천해수욕장 근처까지 온 것으로 드러났다. 현직 군수와 부적절한 만남이 드러나게 된 것은 이날 4대의 차량으로 나씨 시동생 등 일행들이 추적한 끝에 투숙한 모텔방을 덮치면서 알려졌다.

이 사건 이후 나씨의 남편 장모(46)씨는 13일 오후 고 군수와 부인 나씨를 목포 경찰서에 간통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지역시민단체에서는 군수 퇴진을 요구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유부녀와 여관 투숙 확인

사단법인 신안포럼(대표 김성수)은 13일 성명을 통해 "비리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군수가 군민들의 자존심까지 깔아뭉개는 행동을 했다"며 공개 사과와 함께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이 단체는 자진 사퇴하지 않을 경우 퇴진운동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와 관련 고길호 군수는 13일 오전 군 실ㆍ과장들이 참석한 간부회의 자리에서 "나씨가 개인적인 문제로 만나자고 해 동행하게 됐고, 운전 중에 피곤하다고 해서 모텔에 함께 들어가게 됐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고 군수는 또 “오해를 살만한 행동을 한 것은 인정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도의회 의원을 지낸 바 있는 고길호 신안 군수는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신안군수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으며, 당내 경선 과정에서도 여성 편력 문제로 경쟁 후보들이 도덕성 문제를 제기하는 등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태풍 복구공사 비리혐의로 재판 중


고 군수는 특히 신안군이 지난해 9월 발주한 태풍피해 복구공사와 관련, 금품수수 등 비리혐의로 올 4월부터 검찰의 조사를 받아왔고, 현재 뇌물수수혐의로 불구속 재판을 받고 있는 중이다.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올 8월 태풍피해 공사 비리의혹과 관련해 고 군수와 신안군 공무원, 건설업자 등 모두 10명에 대해 뇌물수수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올 7월 고 군수에 대해 뇌물수수혐의로 가택수색 직 후 긴급체포해 구속영장까지 청구했으나, 법원의 영장 기각으로 가까스로 구속을 면하기도 했었다.

한편 고 군수가 또 다시 간통혐의로 피소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단체 뿐 아니라 지역일각에서는 “비리혐의를 받고 있는 지역민의 대표가 이런 행위를 저지른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며 스스로 군수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신안군 압해면 이모(49)씨는 "이같은 행동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일”이라며 “지역의 명예회복 차원에서도 용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안 군의회(의장 이채환)도 14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군수 간통혐의 피소와 관련, 군의회의 입장을 밝힐 예정이어서 이번 사태의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고소장을 접수한 목포경찰도 조만간 고 군수 등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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