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로 꼬리내린 김무성의 '막가파 폭로'

"제보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류... 월요일 본회의장서 공식 사과"

등록 2003.10.17 16:21수정 2003.10.1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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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이한기 최경준 이성규 기자
사진: 이종호 기자


유시민 개혁당 의원은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과 여권을 들고 나와,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고 '입증하지 못한다면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
유시민 개혁당 의원은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과 여권을 들고 나와,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의 주장을 반박하고 '입증하지 못한다면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주장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3신 대체: 17일 밤 10시30분]

꼬리내린 김무성...'면책특권 악용' 비난 피할 수 없어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이 17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폭로한 '유시민 의원의 주중 북한 대사관 방문설'은 의혹을 제기한 지 불과 몇 시간만에 사실무근의 해프닝으로 막을 내렸다.

김 의원은 이날 저녁 자신의 발언을 사과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유시민 의원쪽에 전달했다. 김 의원은 성명서에서 "당에 제보된 유시민 의원과 관련된 내용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한다"며 "제보된 이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유시민 의원의 명예를 훼손하게 된 것에 대해 깨끗이 사과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김 의원은 "공식 사과는 월요일(20일) 국회 본회의에서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의원은 유 의원의 '거짓말을 한 쪽이 정계은퇴 하자'는 제안에 대해서는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 의원이 자신의 잘못을 "깨끗이 사과"하긴 했지만, 출입국관리소 증명서 한 장만으로도 쉽게 증명될 수 있는 허위 사실을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색하며 문제제기했다는 것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악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다음은 김무성 의원의 사과 성명서 전문이다.

"본인은 유시민 의원이 제시한 출입국관리소의 증명서를 보고 당에 제보된 유시민 의원과 관련된 내용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합니다. 당에 제보된 이 내용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유시민 의원의 명예를 훼손하게 된 것에 대해 깨끗이 사과합니다. 이와 관련된 공식사과는 월요일 본회의장에서 하겠습니다.


2003. 10. 17
국회의원 김무성"



[2신: 17일 저녁 6시30분]

김무성 "국회 내에 친북좌익 세력 침투"
유시민 "김 의원 주장 맞으면 정계은퇴"


17일 저녁 6시께 대정부질문이 모두 끝난 뒤 유시민 의원은 신상발언을 신청해 김무성 의원이 유 의원을 겨냥해 제기한 '친북 좌익 세력'이라는 의혹에 대해 강력히 반박하며 "김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은퇴할 테니, 만약 사실이 아니라면 김 의원이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라"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2000년 1월 이후에는 출국한 적이 없고, 유일한 예외는 2000년 1월말 2박3일로 여러 사람과 함께 금강산 관광을 다녀온 것이 유일하다"며 "그 외에는 단 한 발자국도 대한민국 영토를 벗어난 적이 없고, 더군다나 중화인민공화국 영토에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발짝도 들여놓은 적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김무성 의원의 발언은, 미리 배포한 질문서에는 없었던 것을 (발언)한 것으로 봐서 당 지도부의 폭로 지시를 받고 한 것 같은데, 초선도 아닌 다선 의원께서 이런 청부를 받아서 폭로를 한다는 것은 각자가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의 권위를 스스로 짓밟는 부끄러운 행위"라며 "이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악용하는 행위로 국회를 모욕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다음은 유시민 의원의 신상발언 전문이다.

유시민 의원측이 공개한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 2000년 1월 9일 이후 출국한 사실이 없다.
유시민 의원측이 공개한 '출입국에 관한 사실증명'. 2000년 1월 9일 이후 출국한 사실이 없다.유시민 의원실 제공
"(물을 한 잔 마신 뒤) 첫 신상발언을 본회의에서 하게 된 것에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입장을 말씀드린다. 김무성 의원이 저를 가리켜 국회에 침투한 친북 좌익 세력이고 반국가단체 잠입·탈출·회합·통신한 이적 반역 행위자로 수사할 것을 법무부 장관에 요청했다. 한마디로 너무 황당해서 뭐라고 말씀드리기 어렵다.

우선 사실 관계를 밝히면 본인은 2000년 1월 이후에는 출국한 적이 없다. 유일한 예외는 2000년 1월말 2박3일로 여러 사람과 함께 금강산 관광을 다녀온 것이 유일하다. 그 외에는 단 한 발자국도 대한민국 영토를 벗어난 적이 없음을 알려드린다. 더군다나 중화인민공화국 영토에는 태어나서 지금까지 단 한 발짝도 들여놓은 적이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

김무성 의원의 발언은 몹시 개탄스럽다. 미리 배포한 질문서에는 없었던 것을 (발언)한 것으로 봐서 당 지도부의 폭로 지시를 받고 한 것 같은데 초선도 아닌 다선 의원께서 이런 청부를 받아서 폭로를 한다는 것은 각자가 헌법 기관인 국회의원의 권위를 스스로 짓밟는 부끄러운 행위라는 점이다. 본회의 단상을 이용해서 아무 근거 없는 허위사실로 동료 의원의 명예를 훼손하고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을 악용하는 행위로 국회를 모욕하는 행위다.

(나를) 친북 좌익 세력으로 규정하고 그 근거로 베이징 북한대사관 들락날락했다는 그런 설을 제기했는데 최소한의 사실 확인도 거치지 않은 채 정치적 경쟁자에 대해 붉은 딱지를 씌우는 것은 한나라당이 과거 전두환 독재정권과 민정당 시절부터 몸에 익혀왔던 색깔 씌우기의 고질병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민정당이라는 점에 몹시 개탄스럽다.

나는 김무성 의원에게 분명히 요구한다. 국회 속기록, 출입국 관리 증명을 떼어놨다. 여권도 가져왔다. 내가 베이징에 있는 북한 대사관에서 가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부친과 관련된 문서를 가지고 왔다는 김무성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 이전에 김 의원이 내가 중국 영토에 발을 들여놓았다는 점을 입증하면 내가 즉각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은 물론이고 정계에서 영원히 떠나겠다.

그러나 만약 이와 같은 입증하지 못한다면, 내가 중국 영토에 한 번도 입증하지 못한다면 김무성 의원이 오늘 이 무책임한 폭로와 선동의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직을 사퇴하고 정계를 떠나는 것이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떠나거나 김무성 의원이 정계를 떠나거나 둘 중 하나는 그렇게 해야 우리 대한민국 정치 풍토가 바로잡힐 것이라고 믿고 있다. 나는 김무성 의원이 오늘 한 폭로성 발언의 진위 여부를 따져보고, 믿을 만한 제보자를 거느리고 있는 그와 같은 제보자가 정말로 믿을 만한 사람인지, 비용도 많이 들어갈 텐데, 냉정하게 점검해 보길 권유 드린다.

그리고 내일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오늘의 무례한 발언에 대해 진지하게 사죄할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다. 만약 이 요구가 수락되지 않을 경우 나는 한 발 더 진전된 조처를 취할 것을 분명하게 밝힌다."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은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을 통해 '유시민 의원이 2002년 중국 북한대사관을 방문해 이회창 후보 부친의 친일행적자료를 건네받았다'고 주장했다.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은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을 통해 '유시민 의원이 2002년 중국 북한대사관을 방문해 이회창 후보 부친의 친일행적자료를 건네받았다'고 주장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1신 : 17일 오후 4시21분]

김무성 의원 "유시민 의원, 대선 직전 주중 북 대사관 방문"


송두율 교수 건이 매듭지어지지 않은 채 진보-보수 진영간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김무성 한나라당 의원이 유시민 개혁당 의원에 대한 색깔론을 제기해 파문이 예상된다.

"증권가 '찌라시'보다 못한 구태정치 전시장"
김영춘 의원, 수준낮은 대정부질문 비판

통합신당 원내부대표인 김영춘 의원은 17일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이 "(국회의원의) 면책 특권을 이용해 증권가 '찌라시'보다도 못한 유언비어 유포와 폭로 공세, 매카시적 색깔 공세 등 구태정치의 전시장"이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마치 80년대 초반 5공화국 때 민정당이 지배하는 국회를 보는 기분"이라며 "최도술씨의 11억 불법자금 수수 혐의를 증폭해 수백 억원을 받았다 카더라, 동료 의원이 친북좌익세력이 아니냐는 등의 발언은 야당의 정치 공세 수준을 넘어서 민주주의의 기본 규범을 유린하는 반이성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회 의정 단상에서 이런 경천동지 할 사실들을 주장하며 수사를 요구할 정도로 확신이 있다면 당당하게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그에 따르는 책임도 당당히 감수하라"며 "통합신당은 무차별 유언비어 공세, 색깔공세에 맞서 단호히 투쟁할 것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 이성규 기자
김 의원은 17일 오후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강금실 법무부 장관에게 "'유시민 개혁당 의원이 (지난해) 대선 직전에 중국 베이징에 있는 북한대사관에 수 차례 방문해 당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의 부친(고 이홍규옹)에 대한 자료를 갖고 왔다'는 제보를 한나라당이 접수했다"고 폭로했다.

이어 김 의원은 "(이런 유 의원의 행동은)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와의 통신·회합·잠입 행위는 이적·반역 행위로 알고 있다"며 강 장관에서 이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다.

김무성 의원의 폭로와 관련해, 유시민 의원은 "지난 2000년 봄 이후에 나라밖으로 나간 적이 없다. 김 의원의 주장은 날조된 이야기다. 어떤 법적 대응이 가능한지 검토하겠다"며 법적 소송을 제기할 뜻임을 밝혔다.

유시민 의원에 대한 문제제기는 애초 김 의원이 배포한 연설문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고, 애초 배포한 연설문을 모두 읽은 뒤 별도로 강 장관에게 이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이같은 정황으로 볼 때 한나라당 차원에서 검토한 뒤 김 의원이 대표로 유 의원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이와 관련한 김 의원과 강 장관과의 문답.

김무성 "국내에 친북 좌익 세력이 활동하고 있는데 바로 이 국회에도 들어온 것 같다. 우리 국민은 방북할 때 통일부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중국 베이징의 북한 대사관은 북한의 영토 아닌가.
강금실 "북한의 영토다."

김무성 "우리 당에 다음과 같은 제보가 들어왔다. 지금 유시민 의원이 자리에 없는데, 지난 대선 직전 베이징에 있는 북한의 대사관에 수 차례 방문해서 당시 이회창 후보의 부친과 관련된 자료를 가지고 왔다. 통일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북한으로부터 유력 대선후보의 자료를 받아왔다면 무슨 죄인가."
강금실 "가정법에 의한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다. 국회에 친북 좌익 세력이 있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누구인지 알려달라. 자료를 구체적으로 밝혀라."

김무성 "국회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 않나. 더 이상 어떻게 구체적으로 밝히나. 더 들어봐라. 유시민 의원이 일반인 신분으로 대선 직전에 베이징에 있는 북한 대사관에 수 차례 방문했다. 유 의원이 대사관에서 나와 두툼한 서류를 갖고는 '이회창 후보의 부친에 대한 자료를 가지고 왔다'는 말했다는 것이 우리 당에 접수돼 있다. 법무부 장관이 너무 소신 없이 답변하고 있다. 내가 검토한 바에 따르면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와의 통신·회합·잠입 행위는 이적·반역 행위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해 수사하길 요구한다."

김부겸 의원 "면책 특권 활용해 '∼카더라'식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지 말라"

김부겸 통합신당 의원은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을 통해 '국회의원의 면책 특권을 활용해 동료 의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김부겸 통합신당 의원은 17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을 통해 '국회의원의 면책 특권을 활용해 동료 의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비판했다.오마이뉴스 이종호
김무성 의원의 이같은 의혹 제기에 대해, 이후 질의에 나선 김부겸 통합신당 의원은 "국회의원의 면책 특권을 활용해 동료 의원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카더라'식으로 언론 플레이를 하며 정쟁을 증폭시키는 행동에 대해 비판했다.

이어 김부겸 의원은 "만약 그런 사실을 직시했다면, 그렇게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현행법에 위반되는 것이라면 검찰에 고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한 의원은 'A사, B사, C사'라고 하면서 몇십 억, 몇백 억을 얘기하고 있다. 대한민국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마땅히 고발해야지 (면책 특권을) 악용해서 이를 언론을 통해 증폭시키는 정쟁은 이제 그만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김부겸 의원과 강금실 법무부 장관과의 일문일답이다.

김부겸 "(법무부에서) 출입국 관리를 책임지나."
강금실 "그렇다."

김부겸 "(외국을 나가게 되면 그 기록을) 남기게 되죠."
강금실 "그렇다."

김부겸 "(외국에 다녀오면서)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을 수 있나."
강금실 "출입국 (기록)에는 반드시 남는다."

김부겸 "본 의원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유시민 의원이) 2000년 이후 한 번도 외국에 나간 기록이 없다고 하는데 대선 전에 베이징을 방문했다고 한다면, 한 쪽은 착오하거나 오해하거나, 오해를 만들고 있다고 본다. 강 장관은 출입국 관리 기록을 확인해 내게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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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대한 기사에 관심이 많습니다. 사람보다 더 흥미진진한 탐구 대상을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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