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안현주
- 대통령이 파병을 결정했다. 국민적 반대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한 입장은?
"파병 부분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안타까운 부분이다. 그러나 이해한다. 며칠전 나는 워싱턴포스트기자와 인터뷰를 했다. 그때 그 기자가 노 대통령 파병에 대해 물어봤는데, '어려운 문제지만 그 결정을 이해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런데 사실 도덕적 관점에서 볼 때 도덕적 결정이라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파병 문제는 현실적 조건에서 내릴 수 밖에 없는 현실적 결정이라고 본다. 국민들은 민생 해결을 원하고 민생이 보다 안정되기만 바라는데, 과연 우리가 당장 가능하겠는가. 어제 노 대통령이 상당히 중요한 얘기를 했는데, '오히려 미국보다 국내의 압력이 더 컸다'는 애기다. 이런 것을 보면서 저는 박수를 칠 수는 없지만 가슴아프게 이해한다."
- 노사모 회원들의 파병과 관련한 의견은 대체로 어떤가.
"게시판이 난리다. 파병하면 지지 철회하거나 탈퇴하겠다는 회원도 많고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왜 그런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었는지 이해하자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파병결정을 내린 대통령에게 잘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게시판에 한 명도 없다."
- '잘했다'는 사람은 한 명도 없지만 이해하자는 것인가.
"우리들도 똑같은 수준의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사는 소시민이다. 우리나라 군대가 남의 나라 명분없는 전쟁에 용병 비슷하게 가는데, 그걸 환영할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그럴 수 밖에 없는 현실에 대해 가슴아파 할 뿐이다. 이것은 내가 말하기가 뭐하지만, 그래야 먹고사니까 가는 것 아닌가?
개인적으로 보면 사회 생활하면서 처자식을 부양하기 위해 원하지 않는 일을 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그것과 마찬가지다. 가장이 '나는 그걸 못하겠다, 가정은 희생되야 한다'고 말하면 그 가정은 가장에 대해 박수를 쳐 줄 수 있는가? 또 무능하고 이기적인 가장이라는 비난도 들을 것이다."
- 노 대통령 취임 이후 노사모가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은 것 같은데.
"노사모는 대선 이후에 내부적으로 이런 얘기가 많이 나왔다. '우리가 권력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대통령의 팬클럽인데 외부에서는 '저것들이 한 자리 차지하는 건 아닌가'라는 시각도 있었기 때문에 굉장히 조심했다. 그래서 특별한 활동이라 볼 수는 없고 동호회 수준의 친목, 그리고 온라인 상에서의 원칙적인 활동을 하면서 우리 내부를 규율하고 절제해왔다."
- 스스로 자처했던 '감시자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나는 노사모 대표일꾼이어서가 아니라 사실 '혼란을 초래할 정도로 그렇게 큰 국정 실수를 했다'고는 보지 않는다. 모든 것을 다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적어도 노 대통령을 감시할 수 있는 사람은 우리 사회에 너무나 많다. 오히려 실수 하기만을 바라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아니 실수가 아니라 실수하는 것처럼 조작하는 세력도 많다.
우리들은 오히려 역으로 더 온전하고 뜨겁게 살아가지 못했던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들은 건전한 상식과 원칙을 가진 사람들의 모임이기 때문에 균형감각을 중시한다. 그래서 정당한 것을 왜곡시키는 상황에서 우리들까지 감시의 이름으로 그분에게 짐을 씌운다면 언어도단이라고 생각한다."
- 노사모 회원들은 현 상황에 대해 어떤 분위기인가.
"재신임 발언 이후 회원들이 급증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들도 반성해야 할 부분이 굉장히 많다. 우리들은 우리들에게 가해질 위험요소, '정치 권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 등을 고려해 (외적 활동을) 피했던 것이다.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지금의 결과를 놓고 보면 우리도 무책임했다.
노사모는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건전한 소시민들의 모임이다. 어떤 정치적 욕심이 있거나 그런 분들이 모인게 아니라, 그저 순수하게 나라를 생각하고 노무현을 통해서 동서화합과 국민통합을 바라는 모임이다.
우리는 국민참여라는 대통령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했던 것 같다. 우리들 생각으로도 구시대적인 사고에 익숙해졌던 것이다. 그래서 욕을 얻어먹더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대통령의 진의를) 더 알리는 노력들을 해야 했다. 그 부분에 대해서 너무 방기한 부분이 분명히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