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오마이뉴스 권우성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는 "현재 노 대통령이 사면초가에 빠졌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은 충분하다. 그렇다고, 지금 같은 시기에 대통령이 꼭 '재신임'이라는 카드를 빼들어야 했을까. 그게 과연 최선의 선택이었는지 의문스럽다"며 말문을 열었다.
조 교수는 "참여정부 이후 '보수세력의 능동화' 현상이 집중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는데, 특히 지난 3·1절 보수세력의 집회라든가 대규모로 진행된 8·15 보수세력 집회 등을 보면 이 현상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참여정부 하에서 '보수세력의 능동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낮아지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라 참여정부가 '노무현다운(개혁적인)' 정책을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자신의 주요 기반인 '자유주의적 개혁세력'이나 '진보세력'들이 적극적으로 지지할만한 정책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에 지지층이 이반되는 건데, 마치 보수세력들의 총공세가 원인의 전체인 양 인식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조 교수는 "더 이상 참여정부가 (자기들이 좋아하는 정책이면 찬성하고, 자기들이 싫어하는 정책이면 무조건 반대하는) '청개구리 식 보수세력'의 마음을 잡기 위해 부심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하고, "지난 대선 때 진정으로 정치개혁을 원했던 사람들이 호응할 수 있을만한, 또 참여정부의 정체성에 맞는 적극적인 개혁정책을 밀고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보수세력의 눈치보기는 당장 그만두고, 국민들이 참여정부를 지지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뒤, "참여정부가 아무리 보수세력의 눈치를 본다 해도 결코 보수세력은 참여정부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발언'을 '투명한 정치를 향한 제도개혁의 전기'로 삼자"고 주장했다.
조 교수는 발제를 마치면서 "재신임을 제기한 노무현 대통령이나 이에 반대하는 야당 의원들은 시민사회운동진영이 그 동안 일관되게 주장해온 정치개혁 이슈를 받으면서 '재신임을 철회'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은 "대통령이 언론을 상대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여러 문제가 터져 나온 것 같다"고 말한 뒤, "언론권력시대에 <조선일보> 등 보수언론은 이른바 한국사회의 '수구적인 정치집단'이 돼가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
특히 최 총장은 "대통령 스스로 수구언론의 덫에 빠진 게 아닌가 생각되고, 진보진영은 앞으로 수구언론의 담론에 맞설 새롭고 진지한 진보담론을 형성시켜 의제설정의 장에서 그들과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무현의 개혁드라이브, 돌파구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