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829호 삼층석탑김대호
성철스님은 '이 뭐꼬?'라는 말로 화두를 풀어내면서 동정일여(動靜一如 화두라는 의심덩어리가 오나가나, 앉으나 서나, 말할 때나 묵언(默言)할 때나, 조용하거나 시끄럽거나 상관없이 머리 속에 가득한 마음의 경지)의 단계에 이르렀다고 한다. 끝없이 의심하라는 말이라고 한다. 문경 봉암사 진제 스님도 '참의심이 지속되면 모든 분별을 잊고 참사람 만 사람 다 진리의 문이 열린다'고 했다.
아마도 신라 말 밀봉대사가 금곡에 사찰을 세운 것은 화두를 벗고 해탈의 경지에 이르기를 바라는 불제자들의 염원처럼 이곳의 지형이 '의심의 벽을 뚫고 흐르는 진리의 물줄기'를 닮았기 때문은이 아닐까?
마치 펜티엄 컴퓨터인양 '빠르게 좀더 빠르게' 검색해 통계를 내고 결론을 도출해 타인에게 강요하는 우리 내 속성에 대해 진제스님은 또다시 일갈을 던진다.
"모든 사람이 이해하는 진리는 진리가 아니다. 무한정진 끝에 진리는 밝혀지는 것이다. 우리가 너무 진리를 쉽게 알고자 하는데 이것은 지혜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 진리가 자기 것이 아닌 다음에야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꾸중일 것이다.
나는 다짐한다. 나를 의심하고 또 의심하자. 빠르게 보지말고 느리게 느끼자. 이렇게 보이는 것들을 느리고 찬찬히 느끼다 보면 빠르게 살며 놓쳐 버린 소중한 추억과 간직하고 가야 할 보이지 않는 것들을 분명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차에서 내려 걷는다. 금곡을 뚫고 흐르는 개울을 본다. 그 개울이 끝나는 지점에 걸린 강진만과 천관산이 이물 없이 계곡으로 빨려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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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놓을 자리 보지 않고, 마음 길 따라가니 어찌 즐겁지 아니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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