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은 25일자 8면에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의 글을 실었다.
기사조작'으로 물의를 빚은 기자에 대해 사측이 사표를 수리한 것을 두고 편집국 일부 기자들과 노조 등에서는 문제의 기자에 대한 징계가 다른 사례와 비교해 너무 가혹하다면서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스포츠조선>은 25일자 '사고'에서 "본지 24일자(30판) 8면 '축구팬 분노' 기사가 독자 여러분과 축구팬들에게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면서 "파문을 일으킨 기자는 책임을 통감, 사과문을 게재한데 이어 24일자로 사직했다"고 밝혔다.
스포츠조선은 또 "진상조사 후 지휘 책임을 물어 관련 부서장에 대해서도 엄중 문책할 것"이라면서 "이번 사건을 깊이 반성하며 앞으로 더욱 정확한 보도로 독자와 만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 회사측의 노조탄압 중지 등을 요구하며 서울 프레스센터 앞에서 12일째 노숙투쟁을 벌이고 있는 전국언론노조 스포츠조선 지부(위원장 이영식)는 "그동안 노동조합 활동에 열성적이었던 기자를 겨냥한 이례적인 고강도 징계"라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스포츠조선 지부측은 "해당 기자의 '기사 조작' 물의를 비호할 뜻은 전혀 없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영화 촌지 비리 등 '사회적 범죄'에 해당하는 기자들을 경징계하는데 그쳤던 회사가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초강도로 신속하게 대처했다"고 지적했다.
이영식 위원장은 "지난 19일 스포츠부 소속 기자 11명이 최근 노사대립과 관련해 노조를 잠정 탈퇴하겠다는 성명을 낼 때 이번 파문의 당사자인 조호영 기자만 빠졌다"는 사실을 들면서 "그동안 노조에 상대적으로 열심히 참여해온 조 기자가 여러 측면으로 심리적인 압박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사회부 기자인 송철웅 부위원장 역시 형평성을 무시한 이번 징계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송 위원장은 "본인이 스스로 사직서를 냈다고 하지만, 회사측에서 사표로까지 키운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송 부위원장은 "어제 사태가 터졌을 때 바로 기사를 들어내고, 사과문을 게재했으면 되는데 문제 부분만 삭제해 비판의 목소리가 더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사익을 추구했던 영화기자들의 촌지수수 비리와 이번 조 기자의 잘못은 차원이 다르다"면서 "당시 그들은 보직해임 3개월만에 원대복귀하거나 오히려 승진했는데 조 기자는 하루만에 파면당한 것과 같다"고 말했다.
스포츠조선 지부는 회사측의 부당한 징계로 최근 술취한 상태에서 조선일보 경비원과 실랑이를 벌였던 조합 간부는 대기발령한 반면, 노조위원장 성추문 의혹을 제기했다가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원의 사내 행패는 묵과했던 사례도 거론했다.
사태 경중을 떠나 징계 대상자의 조합원 자격 여부나 회사측과의 친소 관계가 징계결과에 영향을 끼쳐서는 안 된다는 게 스포츠조선 지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이에 따라 스포츠조선 지부는 형평성을 어긴 이번 징계에 대해 조만간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또 조 기자의 입사동기 기자들은 수위를 초월한 이번 징계를 재고하자는 요지의 탄원서명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박용재 비서실장은 "회사가 조 기자를 파면한 게 아니라 본인이 책임을 통감하고 어제 밤 스스로 사표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실장은 "징계 수위나 형평성 문제는 편집국장에게 문의하라"고 말했다. 조이권 편집국장은 이와 관련 "무슨 할 말이 있겠느냐"면서 더 이상의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번 파문의 당사자인 조 기자는 지난 23일 밤 9시께 사과의 글을 다시 한번 자사 게시판에 올렸다. 그는 "앞서 올렸던 글은 사과를 겸한 경위에 대한 설명이었다. 결코 핑계를 대려고 한 것이 아니다"면서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미 저의 잘못을 회사에 보고했고, 회사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한 뒤 "어디까지나 개인의 잘못이니 이번 일로 스포츠조선 전체를 평가하지는 말아 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스포츠조선>은 이번 사건으로 물의을 일으킨 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했다. <스포츠조선>은 24일 정오께 인터넷판에 '사과드립니다' 제하의 사고를 실은데 이어 오후 2시부터 배포되는 25일자 가판에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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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언론운동협의회(현 민언련) 사무차장, 미디어오늘 차장, 오마이뉴스 사회부장 역임. 참여정부 청와대 홍보수석실 행정관을 거쳐 현재 노무현재단 홍보출판부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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