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구보건소, 구강보건학교 운영 '부실'

"일은 뒷전 수당 인상만 바라나"..."업무과다 출장 불가능"

등록 2003.11.05 14:17수정 2003.11.0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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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보건시범학교 운영 관련 부실운영을 하면서 수당만 인상하려한다는 비난을 사고있는 광산구보건소.
구강보건시범학교 운영 관련 부실운영을 하면서 수당만 인상하려한다는 비난을 사고있는 광산구보건소.오마이뉴스 안현주

광주시 광산구보건소(소장 박요섭)의 구강보건시범학교 운영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고의적으로 진료를 거부하고 있다", "보건소 진료업무가 많아 출장 진료가 불가능하다"는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이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광산구청은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없어 학부모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광산구보건소는 지난 99년부터 보건복지부의 방침에 따라 구강보건시범학교인 송정초등학교에 구강보건실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학교구강보건실 운영과 관련 치과의사는 주 1회∼2회, 치과위생사는 4회∼6회 출장을 통해 '보건소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가 출장하여 구강보건교육 및 예방처치'를 하도록 했다.

그러나 광산구보건소의 경우, 지난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치과의사는 매년 5월에 한 차례씩만 출장을 갔을 뿐이다. 치과위생사는 매주 3회∼4회 정도 출장을 나갔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 학부모들과 학교가 "치과의사가 최소한 1회 정도는 출장을 나가서 진료를 해야한다"고 요구했으나 광산구보건소는 "업무량이 많아 도저히 출장을 나갈 수 없다"고만 할 뿐 별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않았다.

"직무유기 징계요구에 수당 인상만 요구"

이와 관련 송정초등학교는 지난 7월 "2002년 5월 구강검사 이후 출장진료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2003년에도 5월 1일 1회 출장진료 실시 이후 출장진료가 중단되었다"며 광산구의회에 진상 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전영천 광산구의회 의원은 지난 7월 구정질의를 통해 "시범학교를 운영하는 것은 초등학생 시절에 집중적인 구강건강관리를 제고하고 예방처치와 초기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사업"이라며 "현 치과의사에게 지난 99년부터 출장과 관련 지적해 왔음에도 업무가 바쁘다는 답만 할 뿐이고, 2003년 구강건강실태조사를 추경에 목을 변경하여 용역을 맡기려 했다"면서 송모 의사의 계약해지와 보건소 소장의 징계를 요구했다.

전 의원은 "사정이 있다면 일주일에 3회 나갈 것을 2회 나갈수도 있는데 아예 치과의사가 일년에 한 번 나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물론 치과위생사가 할 수 있는 일도 있으나 우식병소 충전과 유치치수절단 등은 치과의사가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당시 송병태 광산구청장은 "상시 방문 환자치료 때문에 출장이 사실상 어려운 점을 이해해 달라"고 답했다.


이런 요구에도 광산구청은 지난 10월 광산구의회 임시회에서 광산보건소 급료 중 수당 30만원을 인상하는 개정조례안을 상정했다. 이에 대해 전 의원은 "직무유기로 징계를 해야할 사람이 수당 인상만 요구하고 있다"며 반발해 현재 개정조례안은 계류 중이다.

보건소 "진료업무 많아 출장 불가능"

오마이뉴스 안현주
이에 대해 광산보건소 임모 치과의사는 "(시범학교를) 지정할 때부터 반대했다"면서 "최소한 2명의 의사가 있어야 한 명은 진료를 보고 한 명은 구강보건실 사업을 진행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모 의사는 "하루 평균 30명∼40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어 업무량이 너무 많다"며 "현실적으로 출장진료를 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다. 이어 "구강보건사업은 위생사만으로 할 수 있는데 학교측에서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면서 "진료할 학생이 있다면 보건소로 이송해 치료를 해주겠다고 했는데 학교에서 거부했다"고 전했다. 임모 의사는 "구조적인 모순이 있다"면서 "(구강보건사업이)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학교측의 진상 조사 요구에 광산구청은 지난 8월에야 충치치료의 경우 보건소로 이송해 치료토록하고 광주보건대학에 의뢰해 광주보건대학 구강보건과 교수들이 주 2회 정도 구강보건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다른 보건소, 현실적 대안 찾아 정상운영

이와 관련 다른 구보건소 한 관계자는 "우리의 경우에도 치과의사가 1명 있는데 치과의사가 일주일에 2회정도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루 25명정도 보건소에서 진료를 하고 있는데 학교출장을 갈 경우에는 미리 환자들에게 알린다"며 "학교출장 진료를 시작한지 4년정도 되다보니 별 문제없이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무리일 수도 있는데 구강보건이 예방 중심으로 가고 있어서 이 흐름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구청의 전체적인 생각에 따라 다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임 치과의사가 없는 한 구청의 경우에도, 구강보건사업을 시작하면서 광주보건대학 구강보건과 교수와 민간 치과병원의 자원봉사를 받아 일주일에 2회 해당 학교를 방문해 구강보건 사업을 차질없이 진행하고 있다.

이런 사례에 견주어 볼 때 광산구보건소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면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하는데 힘들다고만 하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광산구청 기획실 한 관계자는 "아직 말할 단계는 아니다"면서 "현재 구청에서 보건소 업무량을 파악 중에 있고 구청 전체적으로 인력에 대한 점검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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