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오마이뉴스 남소연
중앙일보는 정말 '조중동'이라는 한묶음 호칭이 불편한가? 중앙일보는 조선일보, 동아일보와 어느 정도로 다른가? 최근 일각에서 '조중동' 용어 폐지론까지 나오고 있는 가운데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이 지난 11일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홍 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신문 경영론과 종이신문의 위기, 정부와 일부 언론의 갈등, 노무현 정부의 언론관, 언론본연의 역할, 일류신문의 지향 등에 대한 지론을 상세하게 밝혔다. 특히 홍 회장은 "솔직한 얘기를 드러낼 수 있는 <오마이뉴스>의 강점"을 강조하면서 예민한 사안에 대해서도 기탄없이 입장을 공개했다.
홍 회장은 정권과 일부 언론의 갈등에 대해서는 '건전한 긴장관계'라는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언론을 대하는 노무현 정부의 발전된 모습에는 매우 높은 점수를 줬다. 홍 회장은 "지난 정권들과 달리 노무현 정부 들어 언론사에 기사 청탁을 하거나 인사 관여 등 압력을 행사하는 일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신문시장과 여론시장의 7∼8할을 차지한 '조중동'의 독과점에 대한 비판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서는 "아무리 그래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지 않았느냐"면서 "현실적으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다는 것 자체가 언론의 영향력 독과점 현상은 일어나고 있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홍 회장은 "종이신문의 본질적인 위기는 독자의 신뢰를 상실한데서 비롯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무가지를 포함한 신문판매 구조의 합리화를 추구하지 못하면 종이신문사 생존모색이 더딜 것이라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
홍 회장은 종이신문 활로 개척과 더불어 지방신문 육성에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인구 3000명만 돼도 신문 1개가 생존할 수 있는 스칸디나비아 3국 등 언론선진국 사례를 들면서 한국의 '붕어빵식 신문제작' 관행이 종이신문의 쇠락을 불러오는 문제점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홍 회장은 "(밖에 있는) 사람들이 붙여준 '조중동'이라는 상징이 중앙일보 내부에서는 불편한 점이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홍 회장은 "중앙일보가 지향하는 가치가 동아·조선하고 상당 부분 같을 수 있지만, 2∼3년간 지면을 통해 달리해온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공표한 '예산 1% 대북지원에 쓰자'는 제안 역시 대북정세가 안정되는대로 다시 제기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중앙일보가 '친기업적, 반노동자적'이라는 비판적인 시각에는 섭섭함을 드러냈다. 이어 "건전한 노동자의 권익은 중앙일보도 충분히 보장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지만 정치를 하는 노조, 이기적인 노조는 곤란하다"면서 "중앙일보는 미래 노동자를 위한 내일의 일자리 창출도 중요하게 여기며 결코 반노동자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동안 더러 회자됐던 정계 진출설에 대해 홍 회장은 "정치를 하고픈 생각이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홍 회장은 "일류신문도, 일등신문도 못 만든 사람이 정치해서야 되겠는가"라며 "우리 현실에서 적성에도 맞지 않고 감옥 갔다온 사람이 정계로 진출해서야 되겠느냐"고 솔직하게 답변했다.
이번 인터뷰는 지난 2월 22일 오마이뉴스 창간3주년 기념식에 축하차 방문한 홍 회장이 <오마이뉴스>측의 인터뷰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이뤄졌다. 홍 회장 인터뷰는 중앙일보 회장실에서 11일 오후 4시부터 2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다음은 홍 회장과의 인터뷰를 간추린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