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당 앞에는 군더더기 없이 단촐 한 바위와 절구가 놓여 있다. 큰스님의 청빈한 삶 또한 이처럼 깔끔했었을 듯하다.임윤수
전라남도 옥과미술관은 아산 조방원 화백(雅山 趙邦元 畵伯)이 평생 동안 수집한 간찰(簡札, 오늘날 편지)과 서화(書畵), 서첩류(書帖類), 성리대전 목판각(性理大全 木板刻)이 보관되어 있다고 한다. 이뿐 아니라 백제·통일신라 시대 암·수막새와 고문서, 전남 중진작가들의 작품들이 소장되어 있다고 한다.
대웅전에서 조금 더 가파른 길을 따라 산 쪽으로 올라가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선방으로 가게 된다. 선방은 영결식 날 사람들이 말하던 청화 큰스님의 맑은 모습이 떠오를 만큼 깨끗한 한옥의 건물로, 탁 트인 전망이 막힌 마음도 뚫어줄 듯하다.
갈림길에서 좌측으로 들어서면 조선당(組禪堂)과 청화 큰스님의 은사 스님인 벽산당 금타 화상의 탑비와 부도탑이 있는 곳으로 가게 된다. 청화 큰스님은 은사 스님에 대한 공경과 예를 탑비와 부도탑으로 후세에 남겼으니 이 또한 실천적 설법이라 생각된다.
조선당은 성륜사에서 제일 꼭대기에 있는 건물로 한마디로 마음조차 깨끗하게 해 줄 만큼 깔끔한 주변에 깔끔한 구조다. 동그랗게 둘러싼 산의 중앙에 자리잡아 포근하게 안겨 있고 산하를 굽어보듯 시야가 넓어지니 혼탁한 마음이 사라질 듯하다.
조선당의 옆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서니 뭔가에 열중하던 스님이 흠칫 놀라며 손짓으로 나가라 하신다. 언뜻 보아도 청화 큰스님의 사리를 습과하는 과정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