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사덕 한나라당 원내총무는 1일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의장 총무회담에서 "대통령이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국회는 있어도 없는 것만 못한 국회"라며 노 대통령을 비판했다.오마이뉴스
하지만 한나라당은 여전히 강경한 분위기다. 홍사덕 총무는 "국회와 대통령의 관계에서 3권분립원칙을 훼손하지 않으려면 (노 대통령이) 특검 거부를 철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기존 당론을 거듭 강조하면서 박 의장이 제안한 '직권상정안'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4당 총무회담에서 박 의장이 "이만하면 왜 국회가 빨리 정상화되어야 하는지 이해되었을 테니까 오는 3일 특검법안을 직권상정하겠다"고 '깜짝발언'을 하자, 이에 홍 총무는 "그럴 생각이었으면 4당 총무는 뭐하러 불렀나, 그냥 발표만 하면 되지"라고 강력 항의했다고 한다.
홍 총무는 또한 총무회담에서 "살아있어도 죽은 것만 못한 인간이 있듯이 지금은 국회를 열어놔도 닫은 것만 못한 상황"이라며 "대통령이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국회는 있어도 없는 것만 못한 국회"라고 노 대통령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홍 총무는 총무회담이 끝난 직후 기자들을 만나 박 의장이 비공개회의에서 '3일 직권상정안'을 철회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그는 "(직권상정을) 하지 않기로 하고 각당 총무에게 시간을 더 주기로 했다"며 "박 의장이 (직권상정) 계획 자체를 한쪽으로 치웠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박 의장은 최병렬 대표를 방문한 후 기자들을 만나 "내일 총무들끼리 합의되면 연장할 수도 있다"며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이 협조해 합의가 되면 그 날짜가 일요일이라도 (재의결을 위한 본회의를) 열겠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의장은 이어 "사실 3일 국회를 열겠다고 했지만 한나라당이 출석 안하면 국회가 안되는 것 아니냐"며 한나라당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근태 원내대표 "3일 한나라당 출석 않으면 국민적 비판 높아질 것"
한편 홍사덕 총무는 비공개 회의에서 3당 원내총무·대표에게 '특검법 재의결이 당론이냐'고 물으며 재의결시 통과여부를 나름대로 계산했던 것으로 알려져 '겉으로는 강경하면서도 속으로는 재의결을 위해 머리를 굴리고 있엇던 것 아니냐'는 따가운 눈총을 샀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원내대표는 회담이 끝난 후 "홍 총무가 재의결이 당론이냐고 물었고, 이에 대해 정균환·김학원 총무는 당론이라는 취지로 답했다"면서 "그러나 우리는 조만간 의총을 열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3일 본회의 개의 전망과 관련 "한나라당이 출석하지 않으면 국민적 비판이 높아질 것"이라며 "3일날 정상화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정상화되지 않을 경우 비상한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병렬 대표는 단식농성장을 찾은 김수환 추기경에게 "노 대통령이 특검 거부를 철회하고 헌재에서 사실상 위헌판결난 재신임문제를 거둬들이고 내각을 바꾸고 청와대를 개편하겠다고 하면 제가 제발로 나서 (노 대통령을) 만날 것"이라며 특검 거부 철회와 국정쇄신을 거듭 요구했다.
다만 최 대표가 "민주당과 자민련도 국회에서 재의결하기로 당론을 정했기 때문에 추이를 지켜보겠다"고 말해 재의결 추진의사가 있음을 내비쳤다.
또 조순형 대표와의 만남에서도 "이번에 재의를 추진한다면 실패해서는 안된다"고 밝혀 묘한 여운을 남겼다. 이는 자민련이 이미 재의결 찬성을 당론으로 확정한 상태에서 민주당만 재의결 찬성을 당론으로 모아준다면 재의결을 위한 등원에 나설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