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잔디이선희
세상에는 자연과 사람에 대해 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저도 그 중 하나랍니다. 마치 모든 것을 다 아는 듯 이러쿵저러쿵 말하지만 그것으로 끝인 경우가 많습니다. 온갖 미사여구로 치장된 글과 말, 그리고 삶에 있어서의 거리감이 크면 클수록 위선적인 삶을 살아간다고 할 수 있겠죠.
꽃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수없이 많은 말들을 하다보니 그 동안 하지 못했던 말이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자연이라는 것, 그 누군가의 손길에 의해서 움직여진다는 것을 말하지 못했습니다. 저의 신앙대로 고백하면 하나님이라고 할 수 있고 일반적인 용어로 바꾸면 절대타자, 님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자연은 하나의 현상이기 이전에 은유라고 생각해 봅니다. 직설법이 아닌 은유로 다가오기에 똑같은 자연을 보면서도 서로 다른 생각과 느낌과 소리를 듣게 되는 것이죠.
투기꾼들에게는 저 땅을 팔면, 개발하면 얼마나 남을까하는 것이 주된 관심사겠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들이 살아 숨쉬는 곳으로 다가오는 것이겠지요.
그림을 그려주시는 이선희 선생님과는 단 한번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전화 통화 두어 번과 몇 번의 메일, 그리고 그림이 좋아서, 꽃이 좋아서 그렇게 의기투합을 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것, 글을 쓸 수 있는 것, 사진을 잘 담을 수 있는 것, 또 그런 환경에 사는 것 모두를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자신만을 위해서 쓰지 말자는 데까지 동의하면서 이 여행이 시작되었습니다.
어떤 것은 그림이 더 좋을 때가 있고, 어떤 것은 사진이 더 좋을 때도 있습니다. 물론 자연 그 상태가 가장 예쁘고 아름답죠.
그런데 겨울바람이 세차게 부는 날 갑자기 보내온 그림이 '꽃잔디'였습니다. 실물을 보지 않고는 그림을 못 그리신다는 분이 어떻게 엄동설한에 꽃잔디를 구하셨나 싶었습니다. 언젠가 담긴 담았지만 그냥 그렇게 지나쳤던 꽃이었습니다.
바람이 차니 푸른 것이 벌써 그리워지는 계절입니다. 푸르른 봄은 푸릇푸릇 잔디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아마도 이선희 선생님께서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담은 것 같습니다. 추운 겨울 마음 한켠 따스해 지시라고 오늘은 꽃잔디를 소개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