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전통 무용을 공연 중인 루 마우의 아내. 만달레이는 각종 전통 무용과 음악, 코미디 등을 가르치는 학교들이 많은 곳으로 유명한데 루 마이 역시 전통 무용을 전공했다.김남희
루 마우의 이야기 한 토막.
미얀마에서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심해 직업 하나로는 도저히 먹고 살 수 없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업을 갖는 식으로 힘겹게 생활을 꾸려 가는 이 나라에서 최고의 직업으로 꼽히는 것은 경찰이란다. 특히 교통 단속 경찰.
헬멧을 안 썼다고 벌금, 신호를 위반했다고 벌금, 중앙선 넘었다고 벌금. 아무튼 어떤 방식으로든 꼬투리를 잡아 딱지를 떼려고 한다. 당연히 사람들은 뇌물을 건네는데 보통 1000쳇 정도가 공정가라고 한다. 호루라기 한 번 불 때마다 1000쳇(약 1200원)씩. 세상에서 가장 비싼 호루라기란다.
하루 종일 호루라기를 불며 시간을 보내니 집에 갈 무렵이면 경찰 모자 가득 지폐가 수북하다. 그래서 경찰 모자를 미얀마에서는 "Gravy Hat"이라고 한단다.
말이 나온 김에 이야기를 하자면, 이 나라는 정말 황당한 나라다. 우선은 정부의 감시와 통제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심하다. 언론과 방송이 전부 국영이거나 친정부 매체인 상황에서 내국인에 대한 감시와 탄압, 여론 조작은 기본이다.
워낙에 통제와 감시, 조작이 심해 정치나 경제, 사회문제 등의 국내 현안들은 "...라 카더라."하는 '카더라' 통신을 통해 전해진다고 한다. 그 통제와 감시에서 외국인도 예외는 아니다.
우선은 개인 이메일 계정을 쓸 수 없다. 모든 외국인들은 통신청의 검열이 가능하도록 정해진 주소로만 이메일을 보내고 받을 수 있을 뿐이고, 피시방에서 편지 한 통 보내는 가격은 1불이다.
인터넷 한 시간 사용에 1불이 아니라, 편지 한 통 보내는 데 1불! 국제전화는 국가를 막론하고 무조건 1분에 5불.
핸드폰 개통하는 데 드는 돈은 한화 오백만 원. 오십만 원이 아니라 오백만 원. '그럼 1인당 국민소득이 높은 나라인가 보지.' 착각하실 분들을 위해 덧붙인다면 이 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300불이 안 된다 (2000년 세계은행 통계 260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