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정모니터단 "시의회, 기대 못미쳤다"

광주시민협 시정모니터링위원회 2003년 의정활동 감시보고

등록 2003.12.23 20:05수정 2003.12.23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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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마이뉴스 이승후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시정모니터링위원회(위원장 지병문·이하 시정모니터단)는 올 한해 광주시의회 의정활동 평가 결과를 발표하는 한편, 광주광역시의회 김용억·윤난실 의원을 의정활동 우수의원으로 시상했다.

23일 오후 2시 광주YMCA 백제실에서 열린 발표회에서 시정모니터단은, 2003년도 광주시의회 의정활동을 "일부 의회개혁에서 성과가 있다 할지라도 본연의 기능인 시정감시와 견제는 기대에 크게 미흡했다"고 총평했다.

시정모니터단은 "상임위나 예결위의 모범적 활동, 인터넷 생중계, 의원연구모임 활성화, 시민단체와 정책협의 등은 의회개혁의 일환으로 평가된다"며 시의회의 새로운 시도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시정모니터단은 "시민의 대의기관으로서 의회 본연의 임무인 시정에 대한 견제와 감시는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고 비판했다. 시정모니터단은 ▲경륜장 유치동의안 통과 ▲시금고 선정 조례안 부결 ▲학교이적지 용적률 완화안 통과 ▲박광태 광주시장 뇌물수수 사건에 대한 소극적 대처 등을 비판의 근거로 제시했다.

이와함께 시정모니터단은 광주장애인복지관 사태 늑장 대처와 아무 결론도 내리지 못한 '시민의 날' 변경 논란에 대해 "시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스스로 극대화하는데 실패한 사례"로 지적했다.

시정모니터단은 "시민들의 의사를 무시하거나 정반대로 결정하는 일련의 사건으로 인해 시의회가 개혁의 대상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철저한 자성과 새로운 다짐을 요구한다"고 밝혀 광주시의회의 분발을 촉구했다.

이날 발표에서 시정모니터단은 행정사무감사, 의원의 성실성, 상임위원회 활동에 대한 세부적인 평가와 근거들을 내놓았다.


2003년 광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문제점에 대해 시정모니터단은 ▲사전준비 미흡 ▲회의시간 대비 비효율성 ▲의원들의 감사태도 ▲모호한 예산심의 기준 등을 지적했다.

시정모니터단은 "대다수 의원들이 각 사안에 대한 사업내용, 진행사항, 전 회기 지적사항 시행여부 등을 확인하는 질의가 많았다"며 "다른 년도와 비교할 때 차별성이 부족한 감사였다"고 평가해 중점 주제별 감사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의원 자신이 제기한 사안에 대한 이해수준 부족으로 집행부 답변에 단순히 재발방지를 요구하거나 원론적으로 당부하는 수준에서 지적이 마무리됐다"고 지적해 의원의 사전준비 부족을 꼬집었다. 의원들의 사전준비 부족은 장황한 질의로 회의시간이 길어지면서 효율성을 저하시키는 결과도 초래했다고 시정모니터단은 덧붙였다.

의원들의 이석률로 의원성실도를 평가한 시정모니터단은 김용억 의원을 가장 성실한 의원으로, 송태종·박영수 의원을 잦은 이석과 장기간 이석으로 인한 불성실한 의원으로 뽑았다.

시정모니터단은 광주시의회 상임위원회 운영에 대해 "효율적인 진행을 위한 사전조율의 부족으로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특히 "상임위원회 위원장이 회의 진행에 적절히 개입하지 못하고 단순한 회의진행자에 그치고 있다"며 상임위원장 역할 제고를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a 의정활동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김용억(왼쪽) 의원과 윤난실(오른쪽) 의원.

의정활동 우수의원으로 선정된 김용억(왼쪽) 의원과 윤난실(오른쪽) 의원. ⓒ 오마이뉴스 이승후

시정모니터단은 감사에 임하는 집행부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우선 집행부의 회의장 출석인원이 너무 많은 점을 거론했다. 시정모니터단은 "보통 상임위원회의에는 약25명, 예결특위에는 약120여명이 참석하고 있다"며 "이는 실국장, 과장의 업무파악이 미흡하다는 것을 반증한다"며 간부 공무원들의 업무장악능력 부족을 이유로 들었다. 이어 집행부의 두루뭉수리한 답변태도 또한 개선돼야할 문제로 지적됐다.

이날 발표에서 시정모니터단은 '광주시의회 및 광주광역시에 바라는 글'을 공개하며 시정발전을 위해 개선해야 할 과제와 대안을 제시했다. 시정지기단은 ▲예산심의시 계수조정의 기록과 공개 ▲회기중 각종 행사참석 지양 ▲의회와 집행부간 신경전 일소 등을 시정해야 할 사항으로 정리했다.

시정모니터단은 감사장에서 사실여부나 현황파악을 위한 확인질의를 삼가고 상임위 차원의 중점과제를 선정, 의원들의 공조로 감사의 효율성을 높일 것을 제안했다. 또 시의회 예산결산특위의 내실을 기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시정모니터단은 이날 발표에서 광주시의회 우수의원을 발표하고 시상했다. 시정모니터단은 사전준비, 질의수준, 업무파악, 성실성 등의 평가지표에 따라 각 상임위원회별로 1명의 의원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교육사회위원회에서는 김용억 의원이, 산업건설위원회에서는 윤난실 의원이 우수의원으로 선정됐다. 행정자치위원회는 해당 의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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